2021년 유에스 오픈 테니스가 어제저녁 대망의 결승전을
마쳤습니다. 많은 분들이 시청하셨을 걸로 짐작은 되지만,
어찌 보면 역사적인 현장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자잘한 수많은 대회가 있지만 역시 메이저 대회라는 4개의
대회에 관심이 집중되고 이 메이저를 나눠 먹는 세계 3대
천왕이 있는데, 로저 페데러, 나파엘 나달, 조코비치입니다.
이들은 대략 메이저 우승 경력이 개인당 약 20회에 달합니
다. 상금 규모 역시 대회당 8000만 달러에서 적게는 3800만
달러씩 하며 단식 우승자에게 대략 160만 달러에서 300만
달러까지 지급하니 3대 천왕은 상금 액수만 해도 무려 400억
원 이상 많게는 600억 원, 기타 광고 수입을 비롯한 과외 수입
까지 합하면 선수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1000억 원은 훌쩍
넘는다고 생각됩니다.
얼마 전 마스터스 골프대회에서 아시아 최초로 우승한 일본의
마쓰야마 히데끼 선수의 경우 그의 추정 소득 가치를 우리 돈의
로 1조 원 이상을 예상하는 글을 본 적이 있으니 1천억은 너무
적게 잡은 건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니 세계 3대 천왕은 모두 1천억 이상의 자산가들이란 말
씀이지요~ 아! 테니스 잘 치는 것과 나랑 무슨 상관이야?
이렇게 흘려버릴 스토리일 수도 있지만, 그 세계가 그렇게 흘러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역사와 전통이 중요한 게임이 테니스라 하지만 일단 우리
에게는 이에 필적할만한 선수가 없다는 점이 아쉬움입니다. 그러니
한국인에게 세계 무대의 테니스는 그저 강 건너 불구경 수준일 수
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어째서 출중한 선수는 저렇게 우승을 많이, 적
어도 10년 이상 꾸준히 하느냐입니다. 수많은 군웅이 할거하는 전
장에서 그저 2-3년이면 천왕이 바뀔 만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점입니다. 쉽게 후계자가 나오지 못한다는 겁니다. 예전에 천왕급
에 해당하는 피터 샘프라스만 해도 상대를 식은 죽 먹기로 두들겨
패는 걸 자주 봤습지요. 아예 게임 상대가 안되더라는~~
작년인가 한때 조코비치가 부상으로 정현 선수한데 지기도 했지만
역시 조코비치는 조코비치였지요. 그의 탁월한 지략과 탄탄한 게임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습니다.
그리고 다닐 메드베네프~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조코비치의 적수가 안 되던 그가 US 오픈에서
보란 듯이 조코비치를 완파했습니다. 무려 3-0이라는 세트 스코어로
말입니다. 함께 시청한 아들은 분명 조코비치의 오른발 바닥에 물집
같은 부상이 있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지만, 조코비치의 컨디션이 최상
이 아니었는지, 다닐 메드베네프의 경기력이 이날 갑자기 상승했는지
는 잘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190이 넘는 큰 키지만 왠지 체격이 왜소해 보이는 그가 마치 평원을
누비는 치타처럼 종횡무진 포효하던 장면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조코
비치를 상대로 3-0 완승은 거의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지요.
자! 근데 말입니다. 강자 독식으로 선수 3명이 무려 메이저 50여 승을
더 챙기는 구조~ 이게 과연 괜찮은 구조일까요? 그렇다고 중구난방으
로 매년 우승자가 바뀌고 혼돈을 거듭하는 대회가 바람직하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일반적으로는 그저 한 선수가 힘닿는데 까지 우승하다가 힘
빠지면 그만두는 게 정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헌데 동일한 대회에 3번 우승 이상은 금지라던지, 어떤 조항을 넣으면 불
공정을 조장하는 행위가 될는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강자가 무한대로 혼자
독식하는 이 구도는 그다지 좋다고 생각되지 않는군요~ 물론 전혀 현실성
이없는 생각이긴 하지만요!
그렇게 해도 4개 메이 저면 12번의 우승 기회는 있게 되니 아주 심한 개인의
기회 박탈이라 할 수는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재 이들의 메이저 우승
기록이 각자 20승 정도이니 비록 힘이 조금 더 남아 있다 해도 일찍 은퇴해서
여유롭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도 과히 나쁘지는 않을듯합니다. 사실 메이저
몇 승 신기록, 1년에 4개 메이저를 동시에 우승하는 캘린더 그랜드 슬램이라
는 대 기록에 도전하려면 선수의 일상은 오직 테니스만으로 모든 인생을 바치
게 될 터인데, 과연 그렇게 사는 인생이 좋기만 할까? 를 반문해 보게 됩니다
우승, 다닐 메드베네프, 준우승, 조코비치 / JTBC 방송에서 촬영
그런데 테니스 대회에서 제가 인상 깊게 보는 것은 바로 준 우승자에 대한
예우랄까? 그런 것입니다. 일단 시상에서 준 우승자에게 먼저 은 쟁반을
수여하고 소감도 먼저 말하게 합니다. 챔피언은 마지막 순서이지만 이것
이 비슷한 경기를 하는 골프 등 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골프 경기
에서 준 우승자는 어느 대회를 막론하고 시상대에 서지도 못하고 이름조차
기억하기 어렵습니다. 해서 승자만 기록되는 그런 대회보다 테니스는 훨씬
인간미가 있을 뿐 아니라 참가 선수 모두에게 지급하는 상금 액수도 골프
보다는 훨씬 큰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자 그런데 메드베네프에게 3-0으로 패한 조코비치는 내내 눈물을 삼키고
있었습니다. 자신을 연호하는 관중들 때문이었다고 경기 후 밝히긴 했습니
다만, 이번에 우승하면 1년에 4대 메이저를 동시에 석권하는 캐린더 그랜드
슬램을 무려 50여 년 만에 갱신하는데 조코비치 개인적으로 얼마나 아쉬웠
을지는 뭐 상상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한편으로는 '이제 나의 시대는 가고 있나?'라는 회한도 맴돌았을 듯하고
이만하면 참 많이 잘했다 라는 자신을 위로하는 마음도 있었겠지요~
암튼 저는 새 챔피언을 응원합니다. 때가 되면 새로운 물로 바뀌어야지요!
어떻게 혼자 10년 이상 모든 상금을 독식하고 그야말로 천왕 대우를 그렇게
길게 받을 수 있나요? 세상의 이치는 그렇다 해도 그러니까 패배를 경험하고
마지못해 코트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자기 의지로 링을 떠나는 그
런 모습을 좀 보고 싶습니다.
허나, 페데러,나달, 조코비치 그 누구도 그럴 마음은 현재로는 없어 보입니다.
3대 천왕의 출중한 기술, 정신력 등은 본받을 만 하지만 좀 더 공존하는 세상,
함께 살아가는 지구촌! 을 위해 강자 독식구도가 동물의 세상에서는 모르되
인간 세상에서까지 추앙받을 일은 아니지 않나~ 생각이 드는군요!
앞으로 메드베네프의 너무 길지 않은 그저 몇 년간의 롱런을 기대해 봅니다!
또한 조코비치의 그간의 위대한 행적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뭐 그뿐이겠습니까? 우리나라 선수가 메이저를 제패하는 날이 오기를 물론
고대하고 있습니다!
우승 순간의 표정 / 메드베네프의 부인으로 추정
첫댓글 이 글은 조용한 수필방에 어울리는건지 어떤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챔피언이 바뀌는 순간의 감흥과
나름의 생각이 상당히 커서 정리를 해 본 글입니다^
2021 US Open 테니스 !
아주 상세할 정도로 글로 잘 옮겼습니다.
테니스의 세계대회에 전혀 관심이 없는 분이 봐도
님이 하시고자 하는 생각을 알 수 있습니다.
세상의 무엇이든,
역사는 항상 바뀌어갈 수 밖에 없지요.
우승한 <다닐 메드베네프>에게도 찬사를 !
준우승한 <조코비치>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글 올려주신 마론님,
여러분야의 관심만큼, 글도 다양해서 감사합니다.
다시 한 번 마론님에게 감사 !
테니스는 직장 생활 할때 한때는 엄청 빠진적이
있었죠! 테니스 장에서 5.18 소식을 접하기도 했습니다
강한자가 우승을 하는 세상 이치가 어쩔수는 없다해도
무한정 독식은 좀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 에서 출발한
글입니다. 운동 경기뿐 아니라 정치,경제, 인생사 모두가
좀 바뀌고 물갈이를 하고 예컨대 국회의원도 3선을 마지노
선으로 했으면,, 등등
언제나 정성스런 댓글 감사합니다!
와우~~~
테니스를 주제로 장문의 글이
막힘없이 술술..
저도 막힘없이 읽어내려갔습니다.
재밌게요.
결승전을 보면서
관중들이 일방적으로
조코비치를 응원하는 듯한
살짝 매너없는,
모습도 보이고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조코비치의 신경질적인 모습이
드러나는 장면도..
테니스는 신사종목이라던데..
에고, 주제와 벗어나는
이야기로 수다가 길었습니다.^^
조코비치가 일방적으로 밀리니까 관중들이
힘내라고 응원을 한게 그리된거 같군요!
아마도 자신을 용서 할수 없었을지 모릅니다.
라켓을 부러뜨리고!! ㅎㅎ
아무리 신사 종목이지만 눈앞의 감정을 모두
콘트롤 하기는 어렵겠지요!
여인의 아름다움이 저를 설레게 합니다.
한강 자양동에세 잠시 치다가 접었습니다.
남편이랑 군대에서 많이 햇었고
정식 사단장 전속코치가 낮시간
1시간씩 가르첬는데
ㅎㅎ
이 사병이 이때다 싶게 아주 약을 올리니
모두 탈락하고 저는 눈물콧물 흘려가며
끝까지 배웠습니다.
라켓은 지금도 잘 보관 해 놓고
관심도 멀어지고
글은 감동해서 추억을 챙겼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러셨군요!! 그렇게 이를 악물고 테니스를
배우신 그 실력이 참 부럽습니다. 저는 코치도
없고 순 독학으로 중구난방 몇년 치다 시들해
지고 말았지요.
학부시절 달랑 두개로 나눠져 있던 운동장을 하나
공사해서 테니스 장으로 만들고 부유층 학생 몇몇과
교수들이 그 운동장 하나를 몽땅 테니스에 바쳤는데,
1970년대부터 80년대 중반까지 테니스의 전성기였죠!
그리고 90년대로 넘어가면서 골프가 그 자리를 이어
받았던걸로 기억합니다
저도 그때의 테니스 라켓과 야구 글러브 등을 오랜동안
보관하고 있었지요!
정현이 한참 메스컴에 오르내릴 때 약간은 기대했는데 역시나
안되더군요. 서브가 너무 약해서리 ㅎ
테니스 똑 같은 선수가 나눠먹으니 신물이 나기도 합니다.
저도 이번 여자 싱글처럼 신인 무명에 가까운 선수가 우승하는게
더 좋더군요. 여자는 군웅 할거가 되나 남자는 언급하신
선수들이 거의 독식이라 이번 죠코비치가 우승 양보한 거 잘한 겁니다. ㅎ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행복하세요.
맞습니다. 테니스는 서브가 거의 50% 이상을
차지할듯한데, 남자는 시속 200 km 는 식은죽 먹기로
쳐야! 정현은 170 km 여자선수 수준이라! 에혀~
조코비치가 이번 우승 양보한건 절대 아닙니당
이제 한 물 가고 있는중이라고 봐야!
가끔씩 보는 테니스 중계가 참 흥미 진진합니다 !
ㅎㅎ저는 테니스를 처녀 시절 조금 배우다가
코치가 매일 서브 폼만 가르치는게 지루해서 포기하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역시 나는 스포츠에 재능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두 코치까지~~ ㅎㅎ
그때 잘 배우셨으면 후일 건강 유지에 많은 도움이
되셨을듯 합니다만,,
저는 코치는 커녕 순 주먹구구로 우리끼리 죽어라 치고
박고, 뭐 그렇게 배웠지요.
이제야 좀 한가해서 이글을 끝까지 정독했습니다
글을 참 심도있게 잘 쓰셨다는 첫번째 느낌이고..
경쟁사회에서 거기 가기 까지 전 인새을 다 바쳤고
타고난 재능과 노력과 운도 따랏을 테고요
몇년간 서너차례 수상을 하고 포기하면
아쉬운 생각도 많이 있을겁니다
결국은 무한경쟁 시대라서요
그냥
잘 모르는 아녀자의 생각이니 양해 하시길요
무한 경쟁이 비단 이런 스포츠에만 국한된것도
아니지요. 세상 각 분야에서 행해지고 있는중인데,,
지금까지와는 다른 패러다임이 등장했으면 하는
희망사항입니다. 즉 절대 강자라 해도 적정수준에서
내려올수 있는 용기? 같은거~
아닙니다,, 이젤님 생각도 당연 일리가 있습지요!
그 아쉬운 맘에 결국 패하여 다시는 재기를 할수
없을때까지 가야 은퇴를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