윷놀이 대회에 담긴 하나님의 뜻
늘푸른언덕
불과 얼마 전인 지난 4월 6일, 대한민국에서 가장 재미있고 유의미하다고 자랑할 만한 ‘2024년 전도 축제와 함께 하는 종교 가족 윷놀이 대회’를 풍성한 은혜 가운데 잘 마쳤습니다.
제가 섬기는 교회의 믿음의 식구들이 함께 모여 즐기는 윷놀이 대회는 옛날에도 의미 있는 형태로 진행된 적이 있었다는 선배님들의 회고의 말씀을 언젠가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 의미 있는 행사가 제 기억으로 2013년부터 교회 내 남선교회가 주관이 되어 정월대보름 절기에 맞춰 2년마다 격년제로 진행되는 고정적인 행사로 정착했습니다.
2013년 시작하여 2015년, 2017년, 그리고 2019년에 이르기까지 예외 없이 진행되어 오다가 2020년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행사가 잠시 중단되었습니다.
그리고 약 3년간의 비대면 암흑기를 지나 코로나19로부터 해방이 되던 2023년부터 전교인 체육대회를 시작으로 올해 2024년에는 저희 남선교회가 주관하는 윷놀이 대회로 다시 문을 열게 된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남선교회 회장을 맡아 올해 처음으로 주관한 종교 가족 윷놀이 대회 준비는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당초 개최하기로 기획하였던 행사 예정일인 2월 17일이 종로 지방 지방회와 일정이 겹쳤고 설상가상으로 올해 다소 일찍 시작된 사순절(四旬節) 절기의 시작으로 예정된 일정에 진행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고민 가운데 기도하는 중에 지혜를 얻었습니다. 그것은 사순절이 끝나는 시점인 4월에 ‘2024 전도축제와 함께 하는 윷놀이 대회’를 기획하여 올해 새롭게 등록한 새 가족들을 초대하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새 가족들이 참여하여 윷놀이를 통하여 자연스럽게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귀한 자리라 생각되어 기쁜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윷놀이 대회는 사순절 기간이 지나고 진행하는 행사라 사순절 기간 동안 행사를 준비하는데 막상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특별히 사순절이 끝나는 시점에 이루어지는 '블레싱 브리지(Blessing Bridge) 전도축제'와 그 밖의 다양한 부활절 행사가 예정되어 있어 이와 별도로 윷놀이 행사를 준비할 일손들을 모으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한편 이번 사순절 기간 동안 행사를 준비하며 특별히 십자가를 묵상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놀랍게도 십자가의 의미를 통하여 이 행사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흔히 십자가가 상징하는 대표적인 의미로는 인류 구원을 위한 그리스도의 숭고한 고난, 인간의 원죄를 사하시려 이 세상에 보내신 하나님 독생자의 거룩한 희생을 통한 대속과 그 속에 담긴 사랑, 이어진 부활과 영생을 증거하기 위한 그분의 크신 계획으로 정리됩니다. 그런데 이번 사순절을 지나며 제가 개인적으로 묵상한 십자가의 가로와 세로 두 개의 축은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셔서 세우신 교회를 통하여 이루어진 믿음의 공동체의 기능을 상징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즉, 십자가를 구성하는 수직 축인 세로축은 거룩한 산 제사인 예배와 교육과 훈련을 통한 선교의 사명을 감당하는 것으로 다가왔습니다. 한편 십자가의 수평 축인 가로축은 예수님께서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셔서 몸소 행하신 구제와 치유의 긍휼 사역의 근본정신인 봉사와 섬김, 그리고 새로운 계명을 주시며 강조하셨던 이웃사랑을 의미하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러한 십자가 의미의 관점에서 이번 우리 남선교회가 오랜 침묵을 깨고 다시 열었던 종교 가족 윷놀이 대회는 예수님을 바라보며 예배하고 주의 사역을 감당하는 우리 믿음의 공동체가 하나 되어 주의 사랑을 나누며 화목케 되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일 년 동안 열심히 주의 일을 감당할 예수 안에서의 한 형제자매들이 희락과 화평을 통하여 영적 에너지를 얻는 친교의 장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이 여기에 있음을 깨닫는 순간 행사 준비에 더 큰 사명감과 열정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대회 준비 기간이 짧고 대회를 준비하는 일손들이 턱없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성도들께서 관심과 참여 의사를 밝혀 주셨고 기대 이상의 많은 분들이 당일 행사장을 찾아 주셨습니다.
48개 팀이 팀당 4명의 선수들을 구성하여 참여했습니다. 각 참가팀은 지정된 시드에 배정되어 예선전과 패자부활전, 16강전, 8강전, 준결승, 결승전의 순서로 숨 가쁘고 짜릿한 경기들이 이루어졌습니다. 작은 홀 안에 무려 36개의 팀이 동시에 시작되었고 대회 도중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환호성과 아쉬움이 섞인 탄성이 어우러져 살아있는 공동체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특히 이제 갓 서너 살 된 영유아 어린아이에서부터 90세의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세대와 나이를 초월하여 하나로 어우러진 현장은 윷놀이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기쁨과 사랑의 축제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불과 네 개 밖에 되지 않는 윷가락이 만들어내는 마법과 같은 화평과 희락의 드라마입니다.
종교 가족 윷놀이 대회가 가진 또 하나의 극적인 묘미는 첫 게임에서 아쉬운 패배의 고배를 든 사람들을 위한 패자부활전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사망 권세를 이기시고 죽은 자 가운데 부활하신 부활절의 영적 의미도 담아 패배로 실의에 빠진 이들에게 부활의 산소망을 품게 한다는 의미 있는 기획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모든 경기에서 완전히 패한 이들을 위한 위로의 특별 이벤트도 만들어 함께 하기도 했습니다.
명실공히 대한민국에서 제일 재미있는 윷놀이 대회라 자랑할 만합니다.
그렇게 열띤 승부들이 가려지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대망의 결승전이 이루어집니다. 참여한 성도들이 이날 영광의 최종 우승 팀을 응원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입니다. 그렇게 영광의 우승 팀이 가려진 후, 참여한 모든 참가자들은 지하 식당으로 이동하여 시상식을 거행합니다. 우승과 준우승, 공동 3위에게 시상을 하고 아쉽게 탈락한 이들을 위한 푸짐한 행운상도 별도로 준비하여 위로합니다.
무엇보다 올해 종교 가족 윷놀이 대회의 여러 프로그램 중 가장 뜻깊었던 이벤트는 바로 깜짝 스페셜 이벤트로 준비한 ‘담임목사님의 생신 축하 파티’였습니다.
행사를 진행하던 바로 그날이 공교롭게도 담임목사님의 생신날이었고 이를 미리 알리지 않고 시상식이 끝난 자리에서 깜짝 공개를 한 것입니다.
장로회와 여선교회에서 정성스럽게 준비한 케이크와 화환과 선물을 준비하여 감사와 축하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에 담임목사님께서도 그 화답으로 그날 참석자들을 위한 깜짝 선물을 준비하셨는데 그것은 예쁘게 일일이 포장된 고급 떡이었습니다. 무려 300박스를 준비하여 전 교인들에게 일일이 나눠주는 가운데 진정한 예수님의 섬김의 모습을 닮은 귀한 목자의 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진정 아름다운 교회 공동체의 모습입니다.
이어 그날 하나가 되는 자리에 참석한 모든 성도들은 여선교회에서 정성스럽게 준비한 맛있는 떡국을 함께 나누며 또 한 해를 달리며 주의 사역을 감당하기 위한 영적 에너지를 충전하고 아름다운 성도의 교제를 나누며 뜻깊은 행사를 마무리하였습니다.
교회가 하나 되기 위해 준비하는 남선교회의 모든 사역과 행사는 뜻있는 성도들의 순수한 후원금과 남선교회 지회원들의 십시일반으로 모인 성금으로 재원을 마련합니다. 이를 위하여 뜻있는 동역자들이 귀한 일에 함께 동참할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하고 하나님의 뜻을 담은 행사가 되도록 정성스럽게 준비합니다.
올해 첫 관문을 열게 된 이번 윷놀이 행사도 많은 기도와 성원, 도움의 손길, 재능기부 등이 어우러져 온 성도들이 함께 웃고 감사를 나눈 전 교인의 축제가 된 것입니다.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을 발견한 소중한 경험의 시간이었습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데살로니가전서 5장 16절~18절
첫댓글 좋은글 잘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