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에는 예수님의 고별 기도의 내용이 나옵니다. 이 기도에는 예수님 인생의 유일한 목표가 담겨 있는데 바로 아버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입니다.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하라”(고전 10:31)는 말씀에서 보듯이 이것은 우리 인생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성경은 자녀가 부모의 면류관이라고 말씀합니다. 이는 자녀가 면류관처럼 부모님을 영화롭게 한다는 의미입니다. 예수님도 그리하셨습니다. 오직 아버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살아가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영광을 구하면서 동시에 하나님께서 예수님 자신도 영화롭게 해 주시기를 구했습니다. 십자가를 지실 때가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은 십자가상의 죽음마저도 하나님께 영광이 되게 하는 도구로 사용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이 기도는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실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기도이기도 합니다. 고난을 면하면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니라 닥친 고난을 이겨내고자 기도하셨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고난 중에 있습니까? 그리고 그것에 대해 어떻게 기도하고 계십니까? 고난이 속히 끝나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것도 물론 좋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예수님에게 허락하신 고난에 생명을 살리고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분명한 목적이 있었던 것처럼 내게 주신 고난에도 그 목적이 있으니 그 고난을 잘 이겨낼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고난 주간 등 때때로 우리는 예수님의 고난에 동참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진정 예수님의 고난에 참예하기를 원하십니까? 예수님을 따라간다는 것은 부활의 영광만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내 몫의 십자가를 지는 것도 포함한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예수님 이전에는 그 누구도 십자가의 길을 걸어간 사람이 없었습니다. 죽음으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죽음으로 하나님의 백성들을 구원하신 이는 예수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그 길을 먼저 가셨고 우리에게도 따라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길을 걸어가면 우리도 아버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며 아버지의 백성들을 구원으로 인도하는 일에 쓰임 받게 됨으로써 우리에게도 영광이 될 것입니다.
이처럼 하나님께 쓰임받는 것이 영광스럽습니까? 혹시 부담스럽지는 않습니까? 이는 영광의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영광이라는 말은 흔히 수상 소감을 말할 때 씁니다. 때로는 말할 수 없이 높은 사람을 만났을 때 쓰기도 합니다. 예수님을 만난 것, 하나님께서 우리를 자녀로 부르시고 하나님 나라의 일을 맡겨주신 것 자체가 우리에게 영광입니다. 나라를 지키려고 희생하신 순국 선열들에 대해서도 감사하는 것이 우리 마음입니다. 하물며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살리시려고 대신 죽어주셨고 이를 믿는 자들에게 생명을 주셨습니다. 그것도 단지 몇 십년에 지나지 않는 여분의 생명이 아니라 하나님 아버지의 생명 곧 영생을 주셨으니 이것이야말로 영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은혜가 마음에 와 닿아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내 생명을 드린다고 고백할 수 있고 감사와 헌신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삶의 목표를 하나님을 위해 사는 것으로 다시 잡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을 영화롭게 한다는 것은 나를 구원하신 은혜가 감사하여 아무리 힘들어도 하나님을 떠나지 않는 것입니다. 항상 나와 함께 하셨던 하나님께 이제는 거꾸로 “내가 하나님과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고난 중에서 하나님께 도와달라고 구하던 기도가 이제는 “내가 하나님 편이 되겠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살겠습니다”라고 바뀌는 것입니다. 어린 아이가 엄마의 일을 돕는다고 달려들 때 그것이 오히려 방해가 됟 지라도 아이의 모습에 흡족한 마음이 드는 것처럼 우리의 이런 기도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합니다. 그리고 어린 아이 같은 우리의 미약한 힘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큰 일을 행하십니다. 어눌하게 전하는 한 마디 복음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실제로 한 영혼을 살리는 기적을 이루십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예수님께서 복잡한 심경 속에서도 십자가를 피하지 않고 아버지를 영화롭게 하기 위해 그 길을 걸어가신 것처럼 여러분도 그렇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인생을 통해 하나님 큰 영광 받으시기를 바라며 미숙해서 주님을 떠났던 제자들처럼 실수하지도 않기를 바랍니다. 고난을 피하지 않고 고난을 버티며 견딜 힘을 구하고 그 끝에 있을 하나님과 여러분의 영광을 바라보면서 고난 속에 여러분을 향하신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주시기를 구하는 삶을 살아가시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