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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십자나무! 여기 세상 구원이 달렸네
성주간 예절
성주간에 실천할 수 있는 것 몇 가지를 소개한다. 원하면 다
해볼 수도 있다. 여의치 않다면 한 가지만이라도 해보시도록
초대한다.
첫번 째. 성목요일 주님 만찬 미사
1. 고린토 1서 11장 23-26절의 말씀을 읽고 기도중에 다음 질
문들을 대답한다.
1) 우리가 미사 때 영하는 우리밀로 만든 제병이 그리스
도 몸이 되어 내 입에 영해질 때까지의 과정을 묘사해
본다.
2)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육체적으로, 영적으로, 인격적으
로, 정서적으로, 성격적으로,‥‥형성된 과정을 기억할
수 있는 만큼 생각해본다.
3) 비천한 밀알도 값싼 밀떡도 주님께서 들어올려 귀중한
존재로 만들어주신다. 나는 무엇에 의지하여, 또는 무슨
힘으로 출세(성공)하는가?
4) 주님의 축복은 비천한 존재를 성스럽게 변화시킨다. 주
님께서 나의 역사, 나의 성격, 개성, 능력 등을 축복해주
신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5) 빵을 떼어서 나누어주시는 것은 주님의 몸이 수난당하
고 우리의 양식으로 먹히심(죽음)을 듯한다. 예수님의
살을 먹고 피를 마신 나도 이제는 남을 위하여 먹힐 준
비가 되어 있는가?
6) 미사나 성체조배가 나의 일상생활에 주는 영향을 적어
보자.
2. 요한 복음 13장 (발씻김 예식) 참조.
1) 스승으로서의 예수님을 지금까지 내가 배운 모든 선생님
과 비교해볼 때 무엇이 특징적인가?
2) 내가 다른 사람의 발을 씻어준다면 그것은 무엇을 의미
하는가?
3) 이번 기회에 나의 사랑하는(미워하는) 아내(남편, 자녀,
어머니, 아버지‥‥)의 발을 씻어주면 어떨까.
두번 째. 주님 수난 성금요일 십자가 경배
비탄의 노래 1
㉧ 내 백성아, 내가 내게 잘못한 것이 무엇이냐?
무엇으로 너를 근심케 하였더냐? 대답해다오.
1. 나는 너를 알고 이집트 땅에서 구해냈건만,
너는 어찌 네 구세주께 십자가를 마련하였느냐?
2. 내 백성아, 내가 네게 잘못한 것이 무엇이냐?
무엇으로 너를 근심케 하였더냐? 대답해다오.
¤ 1. 하기오스 오 테오스
2. 거룩하신 하느님
1. 하기오스 이스키로스
2. 거룩하신 용사이신 분
1. 하기오스 아타나토스, 엘리이손 하마스.
2. 거룩하신 불사신,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 나는 너를 사십 년 동안이나 광야에서 인도하였고,
만나를 먹였으며, 가장 좋은 땅으로 데려다주었건만
너는 어찌 네 구세주께 십자가를 마련하였느냐 ¤
㉧ 내가 네게 더할 것을 안한 것이 무엇이냐? 나는 너를 위해
가장 아름답고 뛰어난 포도원을 마련해주었건만,
너는 어찌 내게 가장 쓴 것을 주었느냐?
목마른 내게 너는 신포도주를 주었고,
네 구세주의 옆구리를 창으로 찌르지 않았느냐? ¤
비탄의 노래 2
1. 나는 너를 위해 이집트와 그 맏아들을 매질하였건만,
너는 어찌 나를 매질하고 팔아넘겼느냐?
2. 내 백성아, 내가 네게 잘못한 것이 무엇이냐?
무엇으로 너를 근심케 하였더냐? 대답해다오.
1. 나는 너를 이집트에서 구해내려고 파라오 왕을 홍해에 빠지
게 하였건만, 너는 어찌 너를 대사제들에게 팔아넘겼느냐? (2)
1. 나는 너를 위해 바다를 뚫었건만,
너는 어찌 내 가슴을 창으로 둟었느냐?(2)
1. 나는 네 앞에서 불기둥으로 길을 인도해주었건만,
너는 어찌 나를 빌라도 관저로 압송하였느냐? (2)
1. 나는 광야에서 내게 만나를 먹였건만,
너는 어찌 나를 매질하고 뺨을 쳤느냐?(2)
1. 나는 내게 바위에서 솟는 구원의 물을 마시웠건만,
너는 어찌 내게 쓸개와 초를 마시웠느냐?(2)
1. 나는 너를 위해 가나안의 왕을 때렸건만,
너는 어찌 갈대로 내 머리를 때렸느냐?(2)
1. 나는 내게 왕홀을 주었건만,
너는 어찌 내 머리에 가시관을 씌웠느냐?(2)
1. 나는 너를 큰 권세로 높여주었건만,
너는 어찌 나를 십자 형틀에 매달았느냐?(2)
가능하면 십자고상 밑에서 또는 고상을 잡고 비탄의 노래1
과2를 아주 천천히 읽으면서 기도중에 주님의 질문에 하나하
나 대답한다.
착안점 몇 가지를 예로 들고 싶다. 더 깊은 응답을 하는 데 도
움이 될 것이다. 이집트 땅이 자주 나오는데 이집트는 구약 시
대 이스라엘에게는 억압의 생활, 종살이를 뜻하였다. 이 이집트
를 나에게 응용하면 나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종살이를 하던
때와 장소가 있엇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나의 인생도 연속적으
로 크고 작은 이집트를 탈출하는 과정이라 하겠다.
이 과정에서 하느님께서 하신 일들을 생각해본다. 또 40년이라
는 시간에 나의 나이를 대입하고 광야 대신 지금까지 내가 거쳐
온 모든 장소, 만났던 사람들, 겪었던 사건들 등을 회상해보면서
과연 지금 내가 살아 서 있는 현위치보다 더 복된 곳이 있는가
생각해본다. 이렇게 성서적 사건들과 내 개인의 역사적 사건들
을 연결하면서 주님의 질문에 모두 대답해보면 주님을 더욱 인
격적으로 대면하게 되고, 그분의 수난에 보다 더 적극적으로 동
참하게 될 것이다.
세번 째. 수난복음 중에서 특별히 십자가에 못박히시는 장면부터
운명하시는 장면까지 관상하면서 그 유명한 가상칠언(架上七言)
을 모아보고 다 찾은 다음에는 상상력과 나의 감정을 총동원하여
한마디 한마디 말씀하시는 예수님을 바라보고 들으며 나도 주님께
무언가 말씀을 드려본다.
"나에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밖에는 아무것도
자랑할 것이 없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심으로써
세상은 나에 대해서 죽었고 나는 세상에 대해서 죽었습니다"(갈
라 6,14).
기도, 이렇게 쉽고 맛있을까?
이한택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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