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비가 오는 것은
그냥 집에서 푹 쉬라는 깊은 뜻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벚꽃이 꽃비로 떠나기 전에
한번 더 보겠다고 길을 나섰습니다.
역시나 그동안 불어제낀 바람이
진즉에 꽃비라는 이름으로
꽃을 떠나보낸 벚꽃나무에 꽃보다 더 이쁜 새싹이
빗 속에 꽃처럼 돋아나고 있네요.
영암에 사시는 울엄마 사촌언니에게
꽃 구경갑시다 모시고 나섰습니다.
오늘은 비도 온디 어딜 간다냐고
엄청 튕기시더니만
매번 튕기시면 손해라고
곱게 차려입고 현관 앞을 서성이면서
우리를 기다리던 이모님 모습에
외로움이 도망가고 설레임이 들어있었네요.^~^
벚꽃은 없어도 봄비를 맞은 곳곳이
푸르름 가득이라 눈이 즐겁네요.
주말인데도
구경꾼은 우리뿐이라
좋은 마음보다 서글픈 마음이였네요.
노란 유채꽃밭이 펼쳐져 있습니다.
주말인데도 집에서 푹 쉬라는
봄비 덕분에 유채꽃 혼자서
봄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오메~
유채밭도 이렇게 한꺼번에 몰려 있응게 참으로 볼 만 하다이~
차에 앉아서 구경하시는 차 자매님들 모시고 나오기 정말 잘했습니다.
운무에 쌓인 월출산은
바위 틈새로 파릇파릇 새싹 올라 오는 이 무렵이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잘 알기에 눈앞에 펼쳐 진 광경 속에
친구들과 함께 남겨 두었던
추억들이 아련하게 다가 옵니다.
그때는 펄펄 날아 다녔는데
지금은 나도 한때는 말야~의
추억만 팔고 있네요.
호남의 유일한 국립공원 월출산이 있는 영암의 최근 인물로
가수 하춘화가 있는데 고향을 위해서
주머니를 많이 열었다는 소식이 반갑고 따뜻합니다.
영암아리랑 가사처럼 달이 뜨는
영암 월출산 출렁다리의 아름다움은
백문이불여일견입니다.
비바람이 세차게 분다고
우덜끼리만 보고 가는 것은
유채꽃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서
오메~비 다 맞는디 라고 하시는
엄마의 걱정을 차 속에 남겨두고
찰칵~
멀리 있는 님들에게
월출산 아래 봄을 전해드립니다.
사촌이라 닮지 않은 듯 하면서도
묘하게 닮은 듯 해보이십니다.
성(언니)
나온게 겁나게 좋지라~
오늘 에너지 더 받어 부라고
점심은
내가 쏠탱게 맛나게 묵읍시다.
오메~
자네 덕분에 오늘 구갱도 잘허고
징글징글헌 하루가
후딱 지나 가버렸다고 말씀하시는데
혼자 사는 노년의 외로움이
진하게 배어 나옵니다.
앞으로 효도를 빙자한 여행에
가끔씩 모시고 다니겠다니
너무 좋아 하시네요.
영암을 떠올리면
월출산 다음으로 무화과입니다.
무화과가 몸에 좋다는 소문이 나더니
몸값이 비싸진 만큼 맛도 좋아진
영암 무화과는
추석을 전.후로 수확을 하네요.
천사대교 지나가는 길목에도
무화과 밭이 많이 있고
우리집에도 두그루 있는걸 보면
무화과의 고향은 이짝입니다.
집에 와서 주차를 하는데
담장 밖에서 고개를 쑥 내민 똘갓이
나도 꽃이라고
강력한 항의를 해서 찰칵~
여기저기 예의 지키는 삶이
바쁘고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