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로 신정호 모세신부
찬미예수님!
지난밤 잘 보내셨나요? 어제 저녁미사 때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생각해 보자고 말씀드렸는데요. 정말로 어제 저녁이 정말 오래 기억에 남을 소중한 밤이 될 뻔했습니다. 자칫 잘못했으면 오늘 도청 앞에는 탱크가 있고, 성당 앞에는 군인들이 총을 들고 지키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지난 12.12 때도 하루 아침에 지하철 앞에 탱크들이 와있었고, 군인들이 총칼을 차고 사람들을 겁박하고 공포로 가득찬 세상으로 변화시켰지요. 오늘 아침에 이렇게 여러분과 함께 미사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국민을 상대로 체포, 구금, 통제, 금지, 처단이라는 단어를 들은 적이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영화에서 보았고, 책에서 보았던 엄혹하고 차갑던 시대가 다시 떠오르는 단어들이지요. 지난밤에 윤석열이라는 미치광이가 국민으로부터 받은 힘으로 다시 국민을 겁박하고 억누르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더 이상 우리나라 대통령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이 이름이야말로 반국가 세력이고, 대한민국을 전복하려고 하고, 민주주의를 붕괴시키는 이름입니다.
불과 며칠 전 1466명의 사제들이 ‘어째서 사람이 이 모양인가!’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저도 그 중 한 명이고, 저희 주교님도 여기에 이름을 올리셨습니다. 계엄이 그대로 진행됐다면 저는 몰라도 주교님은 오늘 아침에 군인들에게 붙잡혀 가셨을겁니다. 저희의 시국 선언은 우리나라가 붕괴되어가는 모습이 너무나 안타깝고, 그 때문에 손해보고 피해받는 우리 국민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결국 사제들, 전국 여러 대학의 교수들, 그리고 학생들의 시국선언에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고, 한 미치광이가 그저 자기 살기에만 급급해서 모든 국민을 군화 아래 짓밟으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이 사태를 관망하고,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됩니다. 물론 평화를 추구하고, 인자하고, 자비로운 모습이 신앙인의 기본적인 모습인 것은 사실입니다. 저도 그런 모습으로만 살고 싶습니다. 사람들에게 좋은 이야기만 하고, 분란이 될 만한 이야기는 되도록 하지 않으면서 평화롭게 지내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불의를 보고도 가슴이 불타지 않고,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보면서 마음 아파할 줄 모르고, 사회의 위기에 침묵하는 것은 참된 신앙인의 모습이라 할 수 없습니다. 만약 예수님이 그런 분이셨다면 십자가는 우리에게 구원의 표징이 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불의 앞에 목소리 높이고, 권력층에게도 당당하게 하느님의 뜻을 밝히신 분이었습니다.
본회퍼 목사님이 이런 유명한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미친 사람이 차를 몰고 거리를 질주하고 있다. 나는 성직자니까 그 차에 희생된 사람들의 장례나 치러 주고 그 가족을 위로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가?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그 자동차에 뛰어올라 미친 운전자에게서 핸들을 빼앗아야 하지 않았겠는가?”
어제 계엄령이 선포되고 곧바로 뉴스를 켜고, 핸드폰으로는 국회에 나가있는 사람들의 실시간 영상을 보았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1공수여단 군인들이 장총과 권총, 실탄을 가득 담은 탄창을 여섯 개씩 가슴에 차고 국회에 나타났습니다. 오늘 아침에 보니 이들 중 몇몇은 국민들에게 총구를 향하며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잘못된 지도자 때문에, 그저 군복무 중인 우리의 젊은이들이 자기 부모님뻘의 사람들에게 총을 겨누고, 그 시민들은 이 젊은이들을 밀쳐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너무나 비극적인 상황에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했습니다. 어제 계엄이 선포되면서 현역 군인들의 제대가 중단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오늘 우리 본당 청년 한 명이 제대하기로 되어있는 날이었거든요. 다행히 오늘 아침에 계엄이 해제되면서 제대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랍니다. 만약에 이 사태가 계속 이어졌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모를 일이지요.
이처럼 뉴스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 나와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정치에 관심을 두고 우리와 우리 미래 세대를 위해 바른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제 국회의석수 과반이 모여야 계엄 해제가 가능하다고 했을 때, 국회의원 한 명 한 명이 본의회장에 도착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정치에 관심을 많이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급박한 상황에서도 자기 안위를 생각하면서 국회에 나타나지 않은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대표라는 자격이 없다고 봐야 할 겁니다. 그들의 이름을 모두 기억하고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주님의 오심을 간절히 기다리며 준비하는 이 대림시기에 우리 가운데 하느님의 평화가 가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서로에게 총구를 들이대고 폭력과 억압으로 짓밟으려 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와 평화가 지켜지는 우리나라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주님, 이 시대에 당신의 정의와 평화가 꽃피게 하소서.”
이상 주임신부님 생각
정치인이 아닌 우리는 좌든 우든 한쪽으로 너무 기우는 신앙생활은 조심스럽습니다
마음이 너무 무거워 죽림동11시 미사를 보다
신호철 토마스신부
나라가 뒤숭숭, 평화를 빕니다
인권주일/주님 안에서 부족함이 없는 인간의 권리
대림시기 준비하면서 기다림
사순시기 대림시기 동일 의미
회개-올바른 길로 돌아오라 실천적 회개,공동체 안에서도 돌아서기
참된 믿음=회개와 실천
귀가하는 길 /훈훈한 지하상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