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포장마차 - 글/무과수
(秋 - 가을)
종로3가 길거리에 있는 어느 포장마차에서
오랜만에 술을 마셨다. 영화나 드라마가 만
든 환상일 수도 있지만 이곳에 오면 특유의
감성이 있다. 한가득 떨어진 노란 은행잎을
밞으며 걸었다.
때마침 비도 적당히 내려서 더 분위기 있게
느껴졌다. 길거리에는 적당히 씁쓸하고 반
짝이고 먹먹한 기운이 깔려 있었는데, 술기
운을 빌려 괜히 이리저리 몸을 휘청거려본
다. 함께 술잔을 기울일 수 있는 친구가 곁
에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괜히 친구의 팔
에 기대어 얼굴을 묻고 부비적거린다. 혼자
여도 함께여도 외로운 게 인간이라던데,
그래도 지금만큼은 함께여서 좋다.
P186~187
2023.01.04. 水曜日
첫댓글 좋은글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