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드디어 한국농구의 큰 별이 은퇴했습니다.저야 뭐 명지고 시절 정훈하고 김동우를 계기로 농구를 본 사람이지만,
허재의 중대 시절 몇 경기를 운좋게 저의 아버지가 당시 녹화를 해두셔서(지금은 이사갈때 다 잊어먹었다는ㅡㅡ;;)보면서 정말 저 당시 저런 플레이어가 존재했다는 말인가?라는 말을 연발할 정도로 상당히 혀를 내두르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 납니다.
오늘 아버지와 같이 허재의 은퇴경기를 보면서 참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저의 아버지께서도 용산고 시절때부터 이미 허재의 팬이 되신 분이라서 허재 경기라면 참 많이 찾아가셔서 직접 관람하셨다고 늘 말씀하셨습니다.그리고 꼭 이런 말씀을 덧붙이셨습니다."앞으로 허재같은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놈들은 나올 수도 있어.하지만 허재만큼 코트안에서 인간의 희노애락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선수는 나올 수 있을까?"라고 말이죠.
그만큼 허재는 농구 실력뿐 아니라,사람의 감정까지도 건드렸나 봅니다.코트안에서의 손가락이 부러지고,얼굴에 피가 홍건이 묻어있었으며,갈비뼈가 나가면서도 불꽃같은 투혼으로 많은 사람들을 울리고,또 팀을 우승으로 이끌면서 많은 사람들을 웃게 하는 모습까지.이정도 모습을 보여준 선수.저는 한국에서는 지금 단연 허재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아마 허재는 조용히 자신의 농구인생 30년을 정리하면서 남몰래 소리없이 울기도 할 지도 모릅니다.이젠 더 이상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을 많은 팬들에게 보여줄 수 없기에 말이죠.
허재란 선수는 단순히 허재 팬들을 위한 선수뿐만이 아니고,농구팬이라면 아니 스포츠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은 들어봤을법한 이름이고,환호할 이름이며,고개를 끄떡일만한 이름일 겁니다.이제는 한국 스포츠를 빛낸 선수들 중에 한 선수로 거론될 그런 전설이 되있습니다.
이제 지도자로서 멋지게 돌아올 그를 기대해봅시다.그리고 허재역시 좋은 지도자가 남기 위해 선수 생활보다 더 치열하면서도 불꽃같은 삶을 살아주기를 바랍니다.지도자로서 성공하는 것이 선수로 성공하는 것보다 배는 어려울 테니까요.
그리고 여담이지만,제가 나중에 허재의 나이가 되서 결혼해 자식을 낳아 자식놈이 농구 경기를 보다가 선수들을 때론 독려하고,야단치는 지도자 허재를 보고"도대체 허재란 사람 누구야?허재가 어떤 선수였어?"라고 천진난만하게 묻는다면 저는 웃으면서 "저 선수 볼 때마다 오뚝이와 거머리가 생각나는 그런 선수였단다."라고 말이죠.
좋은 모습으로 다시 많은 농구팬들앞에 서기를 바라며......
피에쑤:6월 16일부터 25일까지 원주에서 대학 1차 연맹전이 열립니다.KBL 시즌은 아니지만,대학농구만의 그런 독특한 매력을 많은 농구팬들이 경기장에 찾아와주셔서 느껴주셨으면 합니다.허재는 은퇴했지만,한국농구는 계속 될 것이고,허재의 뒤를 이어 차세대 스타가 될 지도 모를 선수들의 플레이를 많이들 보고 환호해주시기를.더도 말고 오늘 관중들 정도만 와도 소원이 없겠네요.
첫댓글 아버님이 제 선배시군요^^ 저두 허재의 플레이를 보며 자랐습니다 중학교 때 부터였으니 벌써십여년이 흘렀군요. 그를 더이상 볼수없다라니.. 그의 경기를 보며 자란거 만으로도 자부심을 느낍니다..허재는 영원하리~
글쎄요. 우리 나라에서 뿐만 아니라 감동 측면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이지요 ^^
"앞으로 허재같은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놈들은 나올 수도 있어.하지만 허재만큼 코트안에서 인간의 희노애락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선수는 나올 수 있을까?" 이부분 보고 초동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