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고아지만 자유롭고 행복한 버티의 비밀
들장미 소녀 캔디, 빨강머리 앤, 말괄량이 삐삐의 공통점을 아시나요?
바로 고아거나 고아처럼 혼자인 소녀라는 것이죠.
그것만이 공통점일까요? 이들은 모두 씩씩하고 밝고 건강합니다.
환경에 굴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또 있습니다. 버티도 바로 그런 아이입니다. 버티는 세상 모두와 친구이고 세상 모든 사람을 가족으로 삼아 살아가는 아이입니다. 고아 소녀 버티는 그런 행복한 버티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나는 모두와 함께 살고
나는 모두에게 배워요.
“나는 행복해요.”
책을 펼치면 어린 소녀가 소파에 홀로 앉아 만세를 부르는 자세로 활짝 웃으며 외치고 있다.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면 한 소년이 확성기를 들고 “거짓말! 행복하긴 뭐가 행복해? 엄마 아빠도 없으면서” 라고 말한다. 이어지는 다음 장면들에서 고아인 버티는 자신이 행복하고 건강할 수밖에 없는 이유들을 열거해 보여준다.
소년의 말처럼 부모가 없으면 불행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없다는 것은 상식처럼 자리잡은 우리의 고정관념이다. 그런 고정관념을 뒤집고 불행하리라고 여겨지는 버티의 건강성과 행복을 마련해 주는 근거는 무엇일까? 《고아 소녀 버티》는 고아라는 주인공을 설정해 우리에게 어린이의 건강한 성장에 대한 조건을 묻고 그 대답을 찾아보고 있다.
세상의 모든 버티에게 보내는 응원가
이 책의 주인공인 버티는 고아입니다. 왜 고아인지는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부모가 없다는 사실만 드러나 있습니다. 그런 버티를 우리는 이런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가여운 눈길로,
무시하는 마음으로,
부모가 없으니 속상하겠다는 생각으로……
고아라는 이유만으로 정말 버티가 그렇게 봐야 할 아이일까요? 책을 따라가다 보면 버티가 누구보다 행복하고 잘 성장하고 또 누군가의 엄마가 될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책은 부모가 있어도 고아 같은, 부모가 없어서 고아인 세상의 모든 버티를 위한 책입니다. 글을 쓴 강밀아 작가 또한 어린 시절 버티 같은 아이였다고 합니다. 부모가 있었지만 외로운 아이였던 강밀아 작가에게는 버티처럼 가족이 되어주는 이웃 사람들 덕분에 건강하게 자랄 수 있었고, 실제 고아였지만 고아 같지 않게 씩씩했던 버티 같은 친구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두 친구는 어른이 되어 세계 여행을 하자고 약속했고 그 약속은 실제로 이루어져 그 일이 이 책을 쓰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건강한 어른이 되기까지 꼭 필요한 ‘의미 있는 타인’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서 제 몫을 하는 성인이 되기까지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 성장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아이는 좋은 부모를 만나고, 좋은 선생님을 만나고, 좋은 친구를 만나 경험과 배움을 쌓아 가면서 잘 성장해 나갑니다.
요즘 사회에서 벌어지는 많은 부정적이고 극단적인 사건 사고를 접하다 보면 그들은 왜 저런 선택을 했을까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어쩌면 ‘의미 있는 타인’의 부재가 불러오는 현상은 아닐까요?
세상에는 가족이지만 타인보다 못한 가족도 있고, 타인이기는 하지만 가족보다 더 의지가 되는 그런 관계도 많습니다. 부모를 잘 만나는 것도 좋겠지만 비록 생물학적 부모가 성장의 원동력이 되지 못하더라도 성장기 어느 시점에 의미 있는 타인과의 관계는 어린 사람에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어떤 연구에서, 고아가 된 수백 명의 연구 대상자들이 범죄자가 되거나 가난하게 살게 될 거라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했는데 추적 결과 가설처럼 빈곤과 범죄 속에서 살고 있기도 했지만 정상인의 비율만큼 뛰어난 학자, 교수, 의사 등의 성공 케이스가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변수를 추적해 보니 성공한 대상자들에게는 성장기에 부모 대신 칭찬해 주고 격려해 주고 관심을 보여주는 ‘어른 친구’가 있었다는 걸 밝혀냈다고 합니다.
글을 쓴 강밀아 작가는 이 연구를 보고 인간의 성장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많이 느낄 수 있게 되었고, 《고아 소녀 버티》를 통해 지금의 어린이들과 어른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생물학적인 부모가 있냐 없냐는 중요하지 않다. 사회와 이웃이, 즉 공동체가 아이들을 함께 키워야 한다.’
부모가 있어도 사회가 필요하고, 부모가 없어도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작가는 말하고 싶었습니다.
□ 지은이
글 강밀아
한국외대어린이집 원장 선생님입니다. 어린이들과 즐겁게 놀아 주는 어른 친구가 되고 싶어 늘 궁리하다 보니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그 아이디어가 책으로 만들어집니다. 어린이들과 함께 시행착오를 겪고 함께 성장해 가면서 어린이들에게는 용기와 위로를, 어른들에게는 어린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책을 쓰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착한 아이 사탕이》, 《선생님은 너를 사랑해 왜냐하면》, 《괜찮아 방법이 있어》 등이 있습니다.
그림 안경희
이야기를 그리며 버티는 참 사랑이 많은 아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버티와 함께 그림을 그리며 놀면 참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따뜻하고 유쾌한 그림으로 보는 사람도 즐거워지는 그림을 그리는 꿈이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선생님은 너를 사랑해 왜냐하면》, 《남자애들은 왜》, 《엄마는 못하는 게 너무 많아!》 등이 있습니다.
작가의 말
어린이의 성장에 꼭 필요한 ‘의미 있는 타인’이 되고 싶어 아이들과 함께하는 삶을 직업으로 삼아 26년째 살아오고 있습니다. 부모가 있어도 사회가 필요하고, 부모가 없어도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되기를 바라며 이 책을 썼습니다. -강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