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영화고 해서 기대 많이 했었는데 기대보다는 조금 못미치는 거 같군요. 감독이 스탠리 큐브릭이기는 하지만 큐브릭 특유의 시선을 거의 보여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나름대로 사정이 있기는 하지만..
영화 자체는 괜찮습니다. 영화만 놓고 봤을 때에는 명작이라고 할만합니다. 주제도 잘 전달하는 같고..
다만, 역사적 사실과 비교했을 때에는 많이 다릅니다. 각색이 너무 심한 것 같아요. 토벌군 사령관인 크라수스는 독재를 꿈꾸는 인물로 나오는데 실제 크라수스는 그다지 정치적 인물은 아니었습니다. 이 영화의 크라수스는 크라수스인지 술라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
율리우스 카이사르도 이상하네요. 일단 카이사르는 스파르타쿠스 반란이 일어날 때에는 일개 대대장에 불과했는데 여기서는 무슨 크라수스의 제자처럼 나옵니다. 원로원 의원인 그라쿠스는 가공의 인물이구요.
마지막 전투 장면은 정말 장관입니다. 들판에 늘어선 병사들 다 진짜 엑스트라겠죠? 옛날 영화니까. 엑스트라 정말 많이 나왔네요. 멋지게 잘 됬지만 여기서도 흠을 잡자면, 병사들이 싸우는 방식은 로마군의 전투방식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게다가 전투가 치열해 졌을 때 루쿨루스와 폼페이우스의 군대가 노예군을 포위하지만 사실 루쿨루스는 이때 소아시아에 있었고 폼페이우스는 에스파냐에서 반란을 진압하고 있었습니다.
전투장면에서 정말 웃음을 참기 힘든 장면이 하나 있더군요. 스파르타쿠스가 로마군 한 명의 팔을 잘라버렸는데 피가 꼭 오줌 누는 것처럼 두 줄기로 쏟아진다는 겁니다. 옛날 영화다운 장면입니다.
어쨌든 결론은, 역사적 사실과 어긋나는 게 꽤 있지만 볼만한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투 장면을 비롯해서 촬영 기법에서 브레이브 하트가 많이 베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