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대 명품 전우를 소개합니다 시즌2]
육군22보병사단 김슬기 군무주무관
배지열 기사입력 2022. 11. 21 16:41 최종수정 2022. 11. 21 16:55
율곡인의 완전작전 ‘슬기로운’ 힘 보태기
최전방 수호의 임무를 띤 육군22보병사단에는 매달 22일 아침 특별한 동영상이 큰 관심 속에 공개된다. 특히 군 복무 경험이 없는 여성 군무원이 몸을 던져 훈련과 임무를 해내는 모습에 박수·응원이 터져 나온다. 장병들은 같은 부대원이 하는 일을 영상으로 간접 경험하면서 동질감과 책임감을 느낀다. 영상 속 주인공은 자신의 특기를 살려 부대의 ‘완전작전’에 일조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22사단 공보정훈부 영상제작담당 김슬기 군무주무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글=배지열/사진=양동욱 기자
육군22보병사단 공보정훈부 영상제작담당 김슬기 군무주무관이 영상 관련 아이디어를 수첩에 적고 있다. |
김 주무관이 ‘율곡 영상 매거진’을 편집하는 모습.
김 주무관이 출연한 ‘슬기로운 병영생활’의 한 장면. 부대 제공
김 주무관이 출연한 ‘슬기로운 병영생활’의 한 장면. 부대 제공
“항상 카메라 뒤에서 질문하고 촬영하다 앞에 서서 답변하려니 어색하네요.”
김 주무관은 인터뷰 내내 긴장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이곳에 온 그는 올해 2월부터 방영된 ‘율곡 영상 매거진’을 동료들과 만들고 있다. 매거진은 한 달에 한 번씩 부대 내부망으로 공개하는 15분짜리 영상이다. 부대 역사를 설명함으로써 애대심과 자긍심을 높이는 ‘1분 율곡사’, 특별한 사연을 가진 전우를 소개하는 ‘율곡 인터뷰’, 훌륭한 임무 수행과 미담 사례를 전하는 ‘자랑스러운 율곡인’, 공모전이나 부대 홍보 사항을 알리는 ‘알쓸신잡’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김 주무관이 등장해 다양한 보직을 겪어보는 ‘슬기로운 병영생활’이 가장 인기 있는 코너다. 김 주무관은 “제가 체험하는 부대에는 동기를 부여하고, 다른 부대 장병에게는 전우애를 키워주기 위한 목적”이라며 “영상으로 장병들의 힐링과 스트레스 해소를 책임져 그들이 본연의 임무인 경계작전을 성공하는 데 동력을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김 주무관은 이전부터 영상 제작에 관심이 많았다. 방송 업계에서 일을 하던 중 먼저 군무원이 된 친구가 ‘군에도 영상을 만드는 직별이 있다’고 알려주면서 눈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본인이 직접 출연하기로 마음먹기까지는 여러 번 고민해야 했다. 자기를 희생해 장병들의 헌신과 수고를 알리고, 한편으로는 우스꽝스러운 본인 모습이 다른 이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
특히 조리병 체험 편이 잊지 못할 에피소드로 남았다. “어떤 장병보다 일찍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고, 오전 내내 점심을 준비한 다음, 저녁 이후 모든 정리를 마치면 늦은 밤이었습니다. 솔직히 그렇게 힘들 거라 생각 못 했는데 노동 강도가 굉장했습니다. 먹을 때는 몰랐는데, 만드는 과정을 직접 체험하니 절로 박수를 보내게 되더라고요.”
이 외에도 유격훈련, 전차 정비·탑승, 검문소 요원, 유해발굴작전 등 다채로운 상황이 그에게 주어졌다. 이전까지 군을 잘 몰랐던 김 주무관은 촬영에 임하면서 ‘군에 힘들지 않은 보직은 없다’는 걸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
“체험기 영상을 만들다 보니 저도 군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물론 매일 임무를 수행하는 장병들과 비교하면 별것 아니지만, 잠깐이나마 그 일을 해보면 고충을 이해하게 됩니다.”
부대 영상 매거진 인기 코너
‘슬기로운 병영생활’의 주인공유격훈련·조리병·전차 정비…직접 뛰며 다양한 체험 ‘화제’
“잠깐이나마 그 일 해보면장병들 고충 이해하게 돼…영상으로 스트레스 해소 책임져임무 성공 동력 제공하는 게 목표”
김 주무관은 ‘잘 보고 있어요’ ‘고생 많으세요’라는 반응이 돌아올 때면 마음 한구석이 무겁다고 한다. “제가 영상에 나오니까 알아보시고 말씀을 건네시는데, 저만 빛을 보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회의부터 촬영·편집까지 저 혼자 한 달 만에 15분짜리 영상을 만드는 건 불가능하거든요. 많이 가르쳐주시고 제안해주시면서 함께 고생하는 이수빈 중위, 김학범 상사, 하상민 하사에게 특별히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율곡 영상 매거진은 내년에 새로운 포맷을 준비하고 있다. 아이디어를 가진 장병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시도해 한 단계 도약하는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김 주무관은 “영상은 많은 사람의 노력이 집약된 콘텐츠”라며 “이러한 수고가 헛되지 않고, 장병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줘서 부대의 ‘완전작전’에 도움이 되기를 간절하게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상이 방송되면 다음 날 곧바로 회의에 돌입해 아이템을 선정하고, 섭외·촬영·편집으로 이어지는 바쁜 나날이 이어진다. 힘든 일정에도 ‘영상 속 한 장면이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된다’는 믿음으로 심혈을 기울인다.
김 주무관은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은 ‘씨앗을 뿌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토양을 바꾸고 물을 주는 과정부터 노력한다면 분명히 나중에 좋은 열매를 맺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배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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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국방일보 (dema.mi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