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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후 그들은 칠곡휴게소에 도착했다.
"너희들 뭐 좀 먹을래?"
"네."
양군의 물음에 엽기친구들이 큰소리로 대답했다.
"먹보들..."
"뭐라구요? 그래서... 지금 태지오빠는 안먹겠다구요?"
"아니... 먹을꺼야."
"그럼 그렇지. 뭐 먹을껀데요?"
"핫바..."
"알았어요."
태지랑 양군을 놔두고 엽기친구들이 내렸다.
"이제 어떡할꺼야?"
"모르겠어. 자꾸만... 내가 서태지라는 게 걸리네."
"으유~~ 그건 어쩔수 없는거잖아."
"그래도..."
"잘될꺼야."
양군이 몸을 돌려 태지 어깨를 토닥거려주었다.
잠시후 엽기친구들이 바리바리 음식을 싸들고 차에 올랐다.
"야~~ 너희들 뭘 그렇게 많이 사와?"
"흥~~"
"이게 뭐야? 핫바... 햄버거... 콜라... 감자... 떡뽁이... 만두..."
태지가 그들 손에 들려있는 메뉴를 쭉 읽었다.
"왜요? 왜...? 일본가면 먹고 싶어도 못 먹을 음식들인데..."
"그래서 지금 많이 먹어두겠다구?"
"당연하죠."
"내가 일본가면 너 굶기냐?"
"굶길꺼잖아요."
"이제 먹는걸로 치사하게 안그러기로 했어."
"정말요?"
"응. 우리 거기가서 맛있는 거 많이 해먹으면서 지내자."
태지의 말에 은영이가 소리를 꽥 질렀다.
"그게 굶자는 말이랑 똑같잖아요."
"뭐가 똑같아? 맛있는 거 해먹자는데..."
"그 요릴 누가 하는데요?"
"당연히..."
"할 사람이 없죠."
"흥~~ 니가 못하면 내가 하면 되지."
"됐어요. 또 국적불명의 음식... 만들려구요?"
"뭐...?"
"예전에 사서함에서 다 들었어요."
"사서함에서 뭘 들었는데...?"
"오빠는 실험정신이 너무 강해서... 요리에도 그걸 반영하잖아요."
"뭐...? 실험정신...?"
"네... 이 요리의 원재료는 무엇인지... 이 요리가 추구하는 맛은 무엇인지... 무지한 저희들로써는 알아낼수 없는... 그런 작품
을 만들잖아요. 전 그사서함을 들으면서... 오빠의 창조의 고통보다...
그 작품을 감상하는... 아니 해야만 하는... 양군오빠가
더 불쌍하던걸요."
"뭐...? 김은영... 너 죽을래?"
"왜요? 왜...? 전 있는 사실 그대로를 말했을 뿐이라구요."
"흥~~ 두고봐. 너한테도 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줄테니깐."
"네...? 작품감상요.... 싫어요. 싫어."
"뭐...? 싫어...?"
"아니... 그게... 그냥 정중히 거절하면 안될까요?"
"안돼... 내가 너를 위해서 멋진 작품을 만들어줄게. 예전보다 더 신경써서..."
태지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날렸다.
"에구구... 일본 가기전에 소화제나 챙겨가야겠다."
"크크크."
그 얘길 듣고 있던 양군이 말했다.
"은영아~~ 너 일본 가기전에 가스명수 한상자 선물할게."
"고마워요. 양군오빠~~ 저의 고통을... 양군오빠는 알거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왜 모르겠니? 같은 처지에 돕고 살아야지."
"이왕 도와주시는 김에... 새벽에 문을 여는 빵집 위치도 좀..."
"빵집 위치는 뭐하러...? 내가 맨날 맨날 밥 해줄텐데..."
라면서 태지가 은영이를 꽉 안았다.
"으악~~ 난 일본가서 한달만에 영양실조로 쓰러질꺼야."
"크크크. 걱정하지마. 누나가 있잖아."
태지의 말에 은영이가 큰소리로 웃었다.
"크하하하~ 이제야 희망이 보이는군요."
"그렇지? 내가 왜 일본에 집을 얻었는지 알겠지?"
"네. 오빠는 머리가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흐흐흐. 난 천재잖아."
"치이~~ 근데 혜원이 언니가 우리들을 거둬줄까요?"
"그건... 니가 하기 나름이지."
"그런군요."
"김은영... 너 굶어죽기 싫으면 반찬동냥 잘 해와. 알았지?"
"네. 제가 원래 구걸은... 이게 아닌데... 어쨌든 잘할게요."
"으유~~"
그들의 잠시후 서대구에 도착했다.
"여기서 너희집 어떻게 가?"
"몰라요."
"뭐...? 너희들 대구사람 아니야?"
"저희 좀..."
"멍청하다구...?"
"아니요. 워낙 바른생활을 하다보니깐..."
"맞아요. 저희는 집 - 학교 - 학원 - 집... 밖에 몰랐어요."
"거짓말하지마. 집 - 만화방 - 나이트 - 지하철역 - 며칠있다가 집...
아니면 집 - 게임방 - 나이트 - 경찰서 - 집이였겠지."
"뭐라구요?"
"왜...? 내가 너무 사실대로 말하니깐. 찔려?"
"흥~~ 오빠의 유년시절을 저희한테 갖다붙이지 마세요."
"맞아요. 저희는 누가 뭐래도 모범학생이였다구요."
"요즘 대구에서는 불량청소년을 모범생이라고 부르냐?"
"뭐라구요?"
"크크크."
"그럼 어떡하지?"
"좋은 방법이 있어요."
"뭔데...?"
"우리가 서울역에서 양군기획 갈 때 써먹었던 방법..."
"훗~~ 그거 괜찮은데... 그럼 누가 택시 탈래?"
"제가 탈게요."
"그럼... 나두 갈래."
"그냥 오빠는 양군오빠랑 같이 와요."
"왜~ 우리는 바늘과 실이잖아."
"으~~ 징그러."
"크크크."
태지랑 은영이가 차에서 내렸다.
그리곤 택시를 잡았다.
"구 경원고등학교 가주세요."
"경원고등학교...??"
"네... 서부정류장 지나서... 경기공 가기전에 있는 곳이요."
택시가 출발했다.
"잘 따라오나?"
태지랑 은영이가 몸을 돌려서 카니발을 찾았다.
"훗~~ 저기 보인다."
"아저씨. 저 카니발이 따라올수 있도록 운전해주세요."
은영이가 택시기사한테 말했다.
잠시후 그들은 은영이 집앞에 도착했다.
"어...? 야구연습장이다."
"으~~ 저 집은 아직도 안망했어? 내가 저것 때문에 밤에 잠을 못자지."
"너희집 여기서 가까워...?"
"네. 바로 뒤예요."
"정말...?"
태지가 성큼성큼 야구장 뒷편으로 갔다.
"까악~~ 어디 가는거예요?"
은영이가 쫓아가서 태지를 잡았다.
"왜에...? 너희집 가볼려구?"
"지금요?"
"응."
"미쳤어요?"
"뭐...? 이게 오빠한테... 퍽~~"
"빨리 일루와요."
은영이가 태지를 끌고 양군한테 왔다.
"크크크... 그럼 난 간다."
"조심해서 가세요."
"그래... 일본 가기전에 다시 한번 보자."
"네."
그들은 인사를 하고 양군을 보냈다.
"태지오빠, 어떡하지?"
"몰라..."
"그냥 여관에서 재워."
"그래도... 선영아~~ 너희집에 데리고 가면 안돼?"
"잠깐만..."
선영이가 집에 언니한테 전화를 했다.
잠시후...
"언니... 친구랑 여행갔데. 그리고 동생은 화원에 가있고... 엄마, 아빠도 오늘은 안올꺼야."
"그래...? 그럼 태지오빠 너희집에 데리고 가."
"알았어."
"싫어. 나 너희집에서 잘꺼야."
"말이 되는 소릴해요."
"왜 말이 안돼."
"으유~~ 빨리 좋은 말할 때 선영이랑 같이 가요."
"흥~~"
은영이는 택시를 잡았다.
그리고 태지를 억지로 택시안에 짚어 넣었다. 그리곤 창문을 열고 말했다.
"내일 봐요."
"흥~~"
"내일 시내구경 시켜줄게요."
"흥~~"
"정말 삐졌나보네."
"흥~~"
"그래서 굿나이 키스 안해주겠다구요?"
"치이~~"
태지가 은영이 이마에 살짝 키스를 했다.
"잘자요."
"흥~~ 넌 자든지 말든지..."
택시가 출발했다.
은영이는 영지를 보내고 집으로 들어갔다.
"뭐야...? 너희집 이렇게 가까워?"
"네... 은영이 집에서 기본요금 밖에 안나와요."
"흥~~ 그럼 걸어다니면 되지. 꼭 돈도 못버는 애들이 택시를 타."
"뭐라구요?"
"크크크."
태지랑 선영이가 장난을 치면서 집에 도착했다.
선영이 집앞에 왠 남자가 서있었다.
"어...? 오빠~~ 어떻게 된거야?"
선영이가 뛰어가서 아는 척을 했다.
"어제 전화받고 기다리고 있었어."
"그랬어?"
"근데 누구야?"
그 남자가 태지를 가르키면서 물었다.
"어...?"
"전 남자친군데... 그러는 댁은 누구세요?"
태지가 선영이를 뒤에서 안으면서 물었다.
"뭐라구요? 선영이 남자친구는 전데요."
"그래요. 흥~~ 굼뎅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어."
"뭐라구요?"
선영이가 태지를 째려봤다.
"빨리 문 열어. 나 피곤해."
"알았어요."
선영이가 문을 열었다.
태지가 자기 집 들어가듯 안으로 들어갔다.
"오빠도 들어가요."
선영이는 그렇게 말하고 계단을 뛰어올라가 현관문을 열었다.
태지가 먼저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곤 무슨 조사를 나온 사람처럼 문이란 문은 다 열어보고 다녔다.
"지금 뭐하는거예요?"
"뭘...?"
태지가 거실에서 쿵쿵 뛰었다. 그리고 벽도 주먹으로 두들겨보았다.
"오빠~~"
"설마 집이 무너지는 건 아니겠지?"
"흥~~ 오빠만 가만히 있으면 그럴일 전혀 없어요."
"뭐라구...? 이게 오빠한테..."
태지가 주먹을 들었다.
선영이가 자기 남자친구 뒤에 숨었다.
"뭐야...?"
"여긴 서울이 아니라 대구거든요."
"흥~~ 그래서 믿는 구석이 있단말이야?"
"그럼요. 헤헤헤."
선영이가 자기 남자친구를 뒤에서 안으면서 웃었다.
"나 피곤해. 잘꺼야."
"벌써요?"
"피곤해서 자겠다는데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알았어요. 그럼 제 방에서 주무세요."
선영이가 태지를 자기방으로 데리고 갔다. 남친도 따라왔다.
"뭐야...? 방이 왜 이렇게 좁아?"
"오빠 방이 무식하게 큰거죠."
"흥~"
태지가 옷랑 모자랑 아무곳에나 벗어놓고 침대에 누웠다.
"안 씻고 자요?"
"지금 몇시지?"
"6시요."
"그래...? 그럼 8시 30분 23초에 깨워."
"왜요?"
"씻고 밥먹고 자게."
"으유~~ 알았어요."
선영이가 태지 안경을 벗긴후 이불을 덮어주었다.
"너... 나 잔다고 덮칠 생각하지마."
"허~~ 제가요?"
"그래... 넌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잖아?"
"으유~~"
선영이가 손가락으로 태지 이마를 쿡 찍었다.
"이게... 죽을려구..."
선영이가 도망을 갔다. 태지는 몸을 일으키다가 다시 누워버렸다.
"에잇~~ 귀찮아. 날려차기 한번 저장해놔야지."
그리곤 베개를 안고 잠이 들어버렸다.
"누구야?"
"은영이 남자친구..."
"뭐...? 정말...?"
"응. 결혼할껀가봐."
"근데... 왜 너희 집에서 자?"
"그럼...? 은영이집에서 재워...?"
"그래도... 혹시나 무슨 일 있으면...?"
"무슨 일...?"
"여자랑 남자가 단둘이... 있는다는 건..."
"으유~~"
"그리고 아직 나도 누워보지 못한 침대에..."
"그렇게 부러우면 같이 누워서 자든가?"
"그럴까?"
"으유~~ 됐어."
선영이가 그동안 있었던 일을 얘기했다.
"뭐...? 저 사람이 서태지라구?"
"응."
남친이 뛰어가서 자는 태지를 자세히 들여다봤다.
"뭐하는거야? 그러다가 깨면 나 죽어."
"뭐...?"
"빨리 나와."
선영이가 남친을 데리고 거실로 나왔다.
"아~~ 맞다. 시계 맞춰놔야지. 아까 몇시라고 그랬지?"
선영이가 따르릉 시계를 찾았다.
"8시 30분..."
"아까 초도 얘기하지 않았어?"
"23초."
"오빠도 시계 잘보고 있다가 그 시간되면 나한테 얘기해줘."
"왜...?"
"태지오빠 깨워야지."
"니가 왜 그 사람 말을 들어?"
"재밌잖아."
"뭐...?"
"흐흐흐."
그들은 거실에 앉아서 TV를 봤다.
얼마후... 따르릉 시계가 울렸다.
그들은 태지가 자고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지금이 8시 29분이니깐..."
선영이가 핸드폰 시계를 들고 중얼거렸다.
"30분... 12초... 18초... 태지오빠~~~"
그때부터 태지를 흔들어서 깨웠다.
"어...?"
태지가 졸린 눈을 억지로 떴다.
"빨리 봐봐요. 8시 30분 23초 맞죠?"
선영이가 핸드폰이랑 따르릉 시계를 내밀었다.
"그래."
"흐흐흐... 저 그 시간에 맞춰서 깨운거예요."
"물."
"네...?"
"너 바보지? 왜 말귀를 못 알아들어 물달라구."
"알았어요."
선영이가 부엌으로 가서 물을 가지고 왔다.
태지는 물을 마시고 일어나서 욕실로 들어갔다.
잠시후 물소리가 들렸다.
"쿵..."
"거기 수건 없어요?"
선영이가 방에서 수건을 찾아서 태지한테 줬다.
태지는 수건으로 머리카락을 말리면서 나왔다.
"밥줘."
"밥은 없구... 짜장면 시켜먹어요."
"뭐...? 너 솔직히 말해봐. 밥 할줄 모르지?"
"네."
"흥~~ 자랑이다. 그리고 이건 아까 저장해 놨던거... 뻥."
태지가 발로 선영이를 차버렸다.
"치이~ 너무한거 아니예요? 난 손가락으로 살짝 건드렸는데..."
"원래... 내가 통이 좀 크잖아."
"그건 통이 큰게 아니라... 심술맞은거죠."
"뭐라구?"
"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