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하나
절에 가는 날
짧은 반바지를 입고 길을 나선다
양산을 썼는데 다리에 햇빛이 비친다
가득이나 검은살 반바지를 입는것이 아닌데 싶었다
공양미를 올리고 빈 자리를 찾아 절을 하기 시작한다
백팔배를 시작하는데
옆에 앉은 회색 법복에 하얀 모시옷을 입으신 노보살님
내 다리를 툭툭 치신다
^^*
"다음부터는 긴 바지 입고 절에 와요"
얌전하고 공손하게 네~~ 하고 대답한다
바지가 너무 짧았나 !
이야기 둘
오늘법문은 생전예수재에 대해 말씀하신다
윤달인 7월에 살아 복을 닦는다는 예수재를 많이들 하는가 보다
그러나 말씀 요지는 그런 예수재보다는
시시때때로의 내 생활이 수행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이다
내생도, 극락도 내가 만들어가는것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욕심부리지 말고
늘 부처님을 생각하는 念佛을 잘 하면서 살면
나도 모르게 부처가 된다고 한다
욕심은 인간을 잘 살게 할수 없고
고뇌는 점점 더 많아지고
괴로움도 더 많아진다고 했다
돈도 사람을 편하게 해 줄수 없고
돈에 대해서 너무 집착해서도 안된다는 그런 말씀
바르게 살려는 사람이
진실로 똑똑한 사람이고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이라는 말씀
내생의 일을 알려면 지금의 내 행동을 보면 알것이고
전생의 일을 알려면 지금의 내가 살고 있는것을 보면 안다고 했다
금생에 뜻대로 일이 안 되거든
전생과보로 생각하고 열심히 복을 닦아야 한다고 한다
세상의 파도에 떠밀려서
습관,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되풀이 하는 삶을 살지 말아야 한다는
여러 말씀들을 들으며
부처님을 마음에 담고 생활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이야기 셋
점심공양하고는 제일 먼저 튀어나오는 나
오늘은 공양간으로 가서 설겆이를 한다
설겆이 하고 가고 싶어도 내가 먼저 가는 바람에
못한다는 법우말도 있어 고무장갑을 낀다
아직도 설겆이 하는 손이 고무장갑없으면
이런저런 엄살을 부려서 한 여름에도 애용을 한다
모처럼 하는 설겆이 접시며 그릇이 꽤나 된다
설겆이 끝나니 고참 보살님 인심쓰듯 떡 한봉지에 토마토를 준다
다른 보살님 나누어 주어도 되는데....
가끔 설겆이도 하고 와야 할 모양이다
종무소 언니 보리 송편 맛봐달라 해서
한봉지 냉동실에서 꺼내다 줬는데
더 많이 가방에 채워서 절을 나왔다
덕분에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는 행운도 얻었다
어머님 친구분이 오셔서 떡을 드렸더니
맛있단다
떡이 맛있긴 하다 팥이 달짝지근하니 ^^*
편안한 밤 되세요
8월 24일 선유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