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베이커리 업계는 경기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시도했다.
경기 침체로 간식비를 줄이는 등 가계 소비 위축으로 인한 매출 감소에다 밀가루 계란 등 원부재료 가격과 함께 원유가 인상으로 인한 수입 재료의 물류비 상승 등으로 업계가 연초부터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매장 리뉴얼과 웰빙을 표방한 신제품 개발 등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일반 점포 베이커리는 침체기를 걸었다. 반면에 호텔 베이커리의 성장, 행남자기의 베이커리 진출, 도너츠, 샌드위치, 아이스크림 카페 등장 등 베이커리 시장을 위협하는 요소도 많이 생겼다.
그런 가운데서도 파리크라상, 크라운베이커리, 뚜레쥬르, 신라명과 등 프렌차이즈 베이커리는 전년 대비 10~15% 성장한 6500억원의 시장을 형성했다.
전년 대비 13% 성장한 3500억원의 매출을 올린 파리크라상은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중국 상하이(上海) 창닝(長寧)구 수이청난루(水城南路) 12호에 개점한‘구베이(古北) 1호점’은 상하이에서 소득 수준이 가장 높은 외국인 집단 거주 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파리크라상은 중국 인구 14억명 가운데 최상위 소비자 집단 1%인 1400만명을 전략적 소비대상으로 삼고 오는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 세계 박람회를 기점으로 상하이와 베이징, 광저우(廣州) 등 중국 전역에 걸쳐 순차적으로 점포수를 500여 개로 늘릴방침이다.
국내에서는 BI(Brand Identity)와 SI(Store Identity)를 변경하는 등 이미지 변신에 나서며 제2의 도약을 노렸다. 그러나 지난해 파리크라상은 매장을 늘리기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 기존의 점포별로 매출 확대를 위해 지역별로 다른 마케팅과 제품을 판매해 재미를 봤다.
2003년보다 12% 신장한 1800억원의 매출을 올린 크라운베이커리는 전년 대비 ***개의 점포를 개점하는 등 매장 확대와 레몬 녹차 등 웰빙을 강화한 케이크의 인기로 수익률이 높아졌다. 또한 일본의 고급 베이커리 ‘도미니크 듀세’를 들여와 지방에서 5개점을 열어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다.
뚜레쥬르는 2003년의 650억원보다 40% 성장한 8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뚜레쥬르 역시 연초 정진구 외식사업부 총괄대표의 취임 이후 뚜레쥬르의 브랜드력을 강화하기 위해 BI와 SI를 새롭게 정비했다.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매출 확대가 높았던 뚜레쥬르는 예전 무작위로 점포를 개설하던 것과는 달리 하반기 30여 곳에 규모가 큰 점포를 중심으로 문을 열어 높은 실적을 올린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뚜레쥬르는 매장에서 직접 빵을 굽는 점포의 특성으로 마진률이 낮기 때문에 앞으로 점포 마진을 늘리기 위해 음료 등의 품목은 매입률을 높일 계획이다. 쌀, 보리 등 건강 소재의 웰빙 메뉴를 출시해 매출 확대를 노리고 있는 뚜레쥬르는 하반기 베이커리 카페인 투썸플레이스를 4호점까지 열었다. CJ 베이커리사업부는 내년에도 뚜레쥬르 점포를 100개 이상 늘려 30%의 매출 신장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신라명과는 음료 커피 등을 판매하는 멀티숍의 확대로 지난해보다 15% 성장한 39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신라명과의 멀티숍은 현재 50여 개로 일반 매장의 4분의 1수준이다. 기존의 홍익회 매장 30여 곳도 머핀, 도너츠를 강화한 멀티숍으로 바꿔 매출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들 매출 상승이 실질적인 시장 확대는 아니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업체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크리스마스 케이크의 경우 지난해보다 업체별로 수량을 확대해 모두 판매했다고는 하지만 판매 확대를 위해서 실시한 행사 비용과 대기업 선물 세트 특판 물량이 20∼30%씩 할인한 가격으로 나간 것 등을 감안하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특히 일반 베이커리 매장들도 크리스마스 철을 비롯,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쏟아 붓는 마케팅비에 대응하기 위해 할인 전략 등을 구사했지만 김영모과자점 등 일부 특화된 베이커리 업체들 외에는 프랜차이즈 시장 공략을 막아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지난해 베이커리 업계는 호텔 베이커리 시장이 활성화된 시기로 조선호텔 베이커리는 호텔에서 베이커리 사업이 독립했고 최신식 베이커리 식자재 공장을 천안에 준공했다.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베이커리 사업 매출만 약 648억원을 기록한 조선호텔 베이커리는 2005년까지는 80여 개, 2010년까지 110여 개 매장을 구축할 계획이다.
신라호텔은 지난해 6월 타워팰리스에 ‘아티제’(Artisee)라는 베이커리 카페를 열었고, 인터컨티넨탈호텔도 LG마트와 연계해 문정동에 제과점 ‘델리몽드’ 1호점을 내고 본격적으로 베이커리 사업에 뛰어들었다. 도자기 전문 기업 행남자기의 베이커리 까페 ‘Crispy n Krispy (크리스피 앤 크리스피)’의 진출도 지난해 베이커리 업계의 커다란 이슈 중 하나였다.
■ 전 망
한정된 베이커리 시장에서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시장 공략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 매장이 1200여 개나 되는 파리크라상의 경우 해외 매장을 늘리고 국내에서는 매장 확대를 이루기보다는 내실을 다지기에 주력하지만 나머지 업체들은 매장 확대에 힘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크라운베이커리도 전국적으로 매장 확대에 사력을 다하고 뚜레쥬르는 투썸플레이스를 포함 100여 개의 매장을 열 예정이다. 신라명과는 앞으로 멀티숍 형태로 매장을 개점하면서 기존의 매장도 멀티숍으로 바꿔나가기로 했다.
한편 크리스피크림 도넛의 시장 진출, 스타벅스의 베이커리 강화, 샌드위치 카페 오픈 등의 요인은 업계에 또다른 어려움으로 작용, 치밀한 마케팅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