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4일은 청호반새를 가장 좋아하는 다미를 만나기 위해 정선오회원님 댁을 방문했습니다.
2월 27일에 사진을 전해주러 왔을때 보니 다미가 집 뒷뜰에 새들을 위한 먹이대를 너무 잘 만들어 놓아서 까페회원들에게 소개를 하면 좋을 것 같아 일주일만에 한 번 더 들르게 되었습니다.
마침 다미가 아직 마땅한 쌍안경이 없어서 들르는 길에 저렴한 가격에 비해 디지털카메라를 이용한 화질테스트에서 가장 우수한 성능을 확인한 Nikon Action 8x40 8.2° 쌍안경과 이번에 개발한 '쌍안경전용드라늄아답터', '비디오헤드 128RC 그린'을 까페 협력업체인 '에코샵'에서 구입해서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방문일정이 늦어지면서 예상보다 늦게 도착한 다미네 집에서 때아닌 폭설을 만나 하루를 더 머물게 되었습니다.
2004년 3월 5일 아침
정선오회원님댁은 대문이 없습니다. 웬만한 시골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라 볼 때마다 반갑고 부러운 전경입니다.
이웃이 서로 믿을 수 있고,
도둑이 없는 마을,
세상을 향해 열린마음으로 살아가는 분들이 사는 집이 바로 이렇게 대문이 없는 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에 대문이 없으니 집안에서 보아도 어느쪽이 집이고 어느쪽이 밖인지 대문속에 갇혀 살던 저는 문득 혼란스러웠습니다.
정선오씨댁에 머물면서 열린마음으로 살아가야 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것과 내것 아닌 것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에 문을 열고 살아간다면 세상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 ^^
쉽진 않겠지만 그렇게 살수 있다면 무척 근사할 것 같습니다!
사실 정선오 회원님댁은 원래는 모두 한옥이었는데 아주 오래전에 중앙에 있던 집에 불이나서 지금의 양옥으로 새로 집을 지으셨다고 했습니다. 사진에서 왼편에 보이는 건너채는 아직도 옛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 동안 두분이 화재때문에 얼마나 고생을 하셨을지 아득하게 나마 남아 있는 집을 보면서 짐작해 봅니다.
쉽게 지어진 집이 아니라 그런지 눈 덮인 전경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 졌습니다.
2004년 2월 27일 다미네 주방에서 촬영
집이 산과 가까이 접해 있고 동네가 시골이라 다양한 새들이 지나다니는 뒷뜰에 각종 먹이대를 설치하고 탐조를 하는 다미의 모습입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기로 결정하신 부모님 덕분에 다미는 새를 좋아하게 되었고 집에서도 마음껏 탐조를 할 수 있으니 무척 부러웠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먹이대를 설치하고 쉽게 새들을 관찰하는 것은 시골에 산다고 해서 다 가능한 것은 아님니다. 다미는 각종 탐조관련 서적을 보면서 직접 다양한 먹이대를 만들어서 설치하는 적극적인 노력을 했고, 꾸준하게 먹이를 주고 관리를 했기 때문에 많은 새들이 찾아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미가 평소에 관리하는 대로 먹이대에 먹이를 주고 어떤 새들이 얼마나 많이 찾아오는지 관찰을 해 보았습니다. 평소에 준 먹이가 눈에 덮여서 마침 묵은 땅콩을 먹이로 주고 새들이 찾아오는 모습을 촬영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생땅콩과 강냉이를 조금 섞어서 작은 절구에 넣었습니다.
작은새들이 먹기 좋은 크기로 잘게 갈아서 놓아주기로 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손은 이웃에서 놀러오신 동네 아주머니입니다. 제가 직접 찧고 나서 촬영을 위해서 잠시 수고해 주셨습니다. ^^
다미가 탐조관련서적을 참고 해서 만든 우유팩 먹이대
쇠박새 처럼 작은 새들이 무척 많이 찾아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횟대가 없어서 조금 불편해 보이고 고정을 실로 해서 안정적이지는 못했지만 새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만든 먹이대에는 많은 박새류가 찾아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 보았을때 나는 왜 이런 훌륭한 먹이대를 생각하지 못했을까! 탄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다미 덕분에 좋은 아이디어를 얻어서 많은 회원들이 이를 응용해 다양한 먹이대를 만들 수 있을 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미가 탐조서적을 보고 만들어 놓은 먹이대를 참고해서 책에 나온 횃대와 천적의 눈을 조금더 피할 수 있도록 지붕을 첨가해 만든 우유팩 먹이대 입니다. 500ml 우유팩을 이용해서 만들었습니다. 구멍은 펀치를 이용해서 뚤었고 횃대는 떨어진 나뭇가지를 이용해서 적당한 크기로 잘라 만들었습니다.
*제작시 유의점*
1.우유 한 컵이 버려지면 1만5천 배인 3,000ℓ의 물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우유를 마시고 나서 우유팩 속에 잔류하는 우유는 생수나 보래차를 부어서 헹군다음 하수도에 버리지 마시고 직접 마시면 좋겠습니다. 저도 환경보호를 위해서 마셨는데 맛은 잘 모르겠지만 기분은 참 좋았습니다^^
2. 나무에 고정하는 것은 될수록 굵은 철사가 좋습니다. 안정적으로 고정이 되어서 새들이 편하게 앉아서 먹이를 먹을 수 있습니다.
3. 횃대를 꽃는 구멍은 횃대가 서로 걸리지 않도록 높이를 달리해서 뚫으시면 됨니다.
4. 형태유지를 위해서 우유팩 위쪽은 호즈캣으로 눌러 고정하시면 더 튼튼하고 견고한 먹이대를 만들 수 있습니다.
박새가 날아와 땅콩을 집어 가는 모습입니다. 촬영을 하지는 못했지만 우유팩 먹이대에는 직박구리까지는 거든하게 앉아서 먹이를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새들이 앉아도 안정감이 들만큼 고정이 되도록 일부러 먹이도 무게가 나가도록 많이 넣었습니다.
나무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면 먹이 아랫부분에 평평한 돌을 넣어서 바람이나 새들이 날아 오를때 흔들림을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적당한 크기의 나무판자를 이용해서 설치한 먹이대도 무척 인상 적이었습니다.
간단하고 효과적이고, 새들도 무척 좋아하더군요!
적당한 모양을 만들어서 보다 굵은 나무에 설치하는 먹이대도 다미가 직접 설치 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디자인은 줄을 이용해서 나무에 고정하는 방식인데 집이나 자주 들르는 곳이 아니라면 굵은 줄을 이용해서 고정하는 것은 나중에 사후관리가 없을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설치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먹이대나 인공새집은 설치보다 관리가 훨씬 중요합니다.
먹이대에 쇠박새가 찾아온 것을 Nikon Action 8x40 8.2° + 쌍안경전용아답터+ 쿨픽스 995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가까운 거리에서는 쌍안경을 이용한 접안디지털사진도 위에서 보듯이 선명한 화질을 보이더군요.
다미가 촬영하는 모습을 찍었는데 처음에는 신기해서 언니인 다래와 서로 찍으려고 하다가 나중에는 쌍안경을 들고 찍으려니 팔이 떨어질 것 같다고 하며 서로 미루어서 한바탕 웃었습니다. 조만간 삼각대 고정 아답터도 만들어야 겠습니다^^
이번에 개발한 쌍안경전용아답터는 쿨픽스950, 990, 995,4500 에 모두 사용 할 수 있으며, 니콘 Action 시리즈와 올림푸스 DPS R 및 DPS I 모델 대부분과 호환이 가능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쿨픽스 5000에 맞는 추가 아답터도 만들었구요!
쌍안경전용아답터는 조만간 자세하게 리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촛대모양 먹이대의 모습입니다. 다미가 처음 설치했을때는 높이가 낮아서 고양이가 먹이를 먹어버려서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테잎으로 높이를 더한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다미의 정성이 돗보이는 재미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작은 박새에서 부터 쇠박새, 되새, 직박구리, 오색딱다구리까지 가장 다양한 새들이 많이 찾는 먹이대 였습니다.
그러나, 나무가 없는 완전 개활지에 설치하면 새들은 천적을 피하기 힘들기 때문에 어느정도 잔가지가 많은 나무밑에 이와 같은 촛대형 먹이대를 설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촛대형 먹이대에 찾아든 직박구리
F11 키를 누르고 감상하세요. 한번 더 누르면 원래크기로 인터넷 창이 작아짐니다!
오색딱다구리 수컷
직박구리는 그냥 과일을 앉기 좋은 적당한 자리에 꽃아 주어도 자주 찾아드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시끄럽게 짖어대고 먹이를 먹을때는 다른 새들을 쫓아내기도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참 아름다운 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먹이대 리뷰를 위해서 사진을 찍는데 날이 흐려서 3월 5일은 첫 촬영이라 만족할 만한 사진을 얻을 수 없었습니다. 먹이대는 겨울에 가장 다양한 새들이 찾아들기 때문에 이번 기회가 아니면 힘들 것 같아 하루더 머물며 이틀동안 촬영하였습니다.
그런데, 3월 6일이 다미생일 이라고 하더군요. 미처 모르고 있어서 선물을 준비하지 못해 고민하다가 다미어머니와 함께 인공새집을 만들어 주기로 했습니다. 집안에는 마땅한 나무가 없어서 동네에 아저씨가 땔감으로 쓰시려고 모아둔 파레트 부셔서 인공새집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무척 무거웠는데 친절하게 아저씨가 차로 실어다 주셔서 쉽게 옮길 수 있었습니다.
인공새집은 역시 버려진 목재를 재활용해서 만드는 것이 가장 바람직 한 것 같습니다.
다미의 생일을 모르고 있다가 급하게 인공새집을 만들려니 설계도도 없고, 장비도 충분치 않아서 만들면서도 반나절만에 완성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다행히 다미어머님이 옆에서 부지런히 도와주셔서 무척 빨리 완성 할 수 있었습니다.
천적인 쥐나 고양이 족제비 등을 피할 수 있도록 인공새집은 개집 위쪽에 설치 했습니다.
새들이 찾아오도록 부근에 우유팩 먹이대도 달았는데 부디 박새나 곤줄박이가 번식을 해서 성공적으로 새끼를 길러 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인공새집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것으로 무려 3일동안 정선오회원님댁에서 머무르는 일정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그 동안 많은 탐조동호인들이 관심을 갖고 있었던 먹이대에 대해서 좋은 자료를 많이 얻을 수 있었고, 오색딱다구리 수컷을 처음으로 카메라에 담을 수 있어서 무척 기뻤습니다.
갈때마다 다미와 가족들에게 많이 배우고 또 맛있는 음식과 차로 대접을 잘 받아서 더욱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인공새집에 박새가 들어와서 번식을 하게되면 나중에 가락지를 달아 주겠다고 다미와 약속 했는데 좋은 소식이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