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이태원을 갔었는데..... 중고 엔틱을 파는 가게 앞에서 우연히 후지논 150mm 쌍안경을 보게 되었다. 이태원 중고 엔틱 가게에서 이런 대형 쌍안경을 보게 되니 정말 눈이 확 벌어지고..... 일단 들어갔지요.... 가격을 물어 보니 100만원을 달라고 한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오른쪽 접안렌즈가 이상하다. 아니, 렌즈가 아니라 프리즘이 깨져 있는 것이다. 물론 대물렌즈도 검사를 해보았다. 왼쪽 대물렌즈가 쪽이 떨어진 상태였다.... 도저히 쓸 수 없는 상태라고 판단하고 주인에게 말했다. "이건 주인 만나지 않으면 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임자 만났을 때 파시지요???" 실랑이는 계속되고 결국 나와버렸다. 하지만 인간이란 견물생심이라고 도저히 그냥 갈 수는 없었다. 대형굴절에 대한 환상이 있었으며 그것도 후지논이 아닌가!!!! 일단 쌍안으로는 사용할 수는 없지만 단안으로 만들면..... 이건 말이 달라진다. 결국 주인을 설득해 사고 말았다. 하지만.... 무거워 더저히 들고 갈 수가 없는 것이다. 급한 김에 별통 이사장에게 호출을 했고 ( 당시 이사장은 코란도를 타고 다녔다.) 그이는 바로 내가 있는 현장으로 달려왔다. 별통에 와서 자세히 보니 정말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해군 함정에서 사용하던 물건이지 싶다. 오랜 세월 소금바람에 몸체 자체가 부식되고 있었고 여러 동작부위는 이미 제 기능을 거의 상실한 상태였으니까!!!! 결국 톱질을 시작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절단을 내버리고 말았다. 두쪽으로 나뉘어진 경통은 그 하나만으로도 대단한 물건이었다. 그 반쪽을 이용하여 단안경을 만들려고 했더니 이번에는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경통 자체가 테이퍼가 진 상태라 이것을 이용한 경통은 좀 이상한 모습이 될 것 같았다. 결국 모조리 다시 만들기로 했다. 이 사진은 이미 만들어진 모습을 찍은것이며 과거의 흉칙스런 모습은 사진에 남아 있지 않아 매우 유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