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이다
많이 걱정 했는데 별 일 없다
문제 없이 들어 왔다.
지하철 역에서 빨간 운동화를 샀다,
어제 애인이 검정 킬힐을 선물했다
무슨 뜻인지.....
너무 높다 현기증이 온다.
마지막 선물로는 괜찮다
쿨하다,
말이 사라 진다.
벗꽃이 머리 위에 만개하다.
바람에 떨어진다.
깨끗하다.
검정 립스틱을 바른다.
Color is out.
어색하다,
지워버린다.
봄에는 화사하게 더 밝게
분홍을..
상점의 유리에 내가 비친다.
어색하다,
지워버린다.
누구라도 불러 같이 오려 했는데
답장이 없다.
손은 계속 폰을 만지작 거린다,
역시 아무도 없다.
인왕산은 아직 거기 있으려나
잊고 살았다.
많은 이유와 절실한 핑계를 갖고 왔지만
그 앞에선 내려 놓아야 한다.
내 스승님 계신 그 곳이 나의 인도이다.
그 거리가 켈커타 이고,
그 공원이 바라나시 이다.
아무도 나를 알아 보지 못하는 곳
낯선 이로 가득, 각자의 삶을 사는 그곳에
내 스승님이 앉아 계신다.
나는 그 분 앞에 엎드리어 한 없이 울 것이다.
말이 사라진 그 때
스승님의 깨달음은 나의 깨달음이 된다.
스승과 제자는 하나의 시간을 살고 있다.
처음부터 운명 지워진 듯 같은 삶을.
그 때는 내가 인왕산, 내 스승이 앉아 있던 그 자리에
앉아 있을 것이다.
검정 킬힐을 신고 인왕산을 오르며
발 뒤꿈치가 다 찟어져
당황하고 있을 사람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