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통나무집을 짓기 위한 예약제 원목골조시공
이런 저런 검색을 하다가 어느 웹문서로 스크랩된 저의 글“장인장모님을 위한
통나무집②”를 읽어보았습니다. 덕분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오랫동안 머릿속에 복잡하게 담겨있던 것을 어떤 계기로 풀어낸 결과이지만
참 괜찮은 생각이었구나, 이런 구조가 필요한 분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구조를 거의 그대로 실현해 보고 싶다...
본채인 풀나치와 포스트&빔 별채 구조를 맞바꾸어도 좋겠고 작은 구조를 약간
수정하거나 부분적으로 크기를 조정한다 해도 전체모습을 유지하며 짓는다면...
원목은 생각보다 많이 수축(부피방향으로 줄어듬)합니다. 과거에 한옥을 짓기
위해 겨울철에 벌목한 나무를 1년 이상 그늘에서 말려 짓듯이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최선이라 하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여러 가지 조건 때문에 어렵지요.
그 대신 미리 골조를 만들어 조립을 한 상태로 지붕만 덮어서 직사광선이나
빗물을 피할 수 있게 하여 몇 달 동안 자연 대기상태에서 서서히 건조되도록
하는 방법을 쓴다면 나무의 변형도 적고 수축도 천천히 이루어져 갈라짐도
훨씬 덜 할 것입니다.
지금 저는 예약시공을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보통의 예처럼
중복시공을 하면서 제가 관리만을 하지 않고 직접 전 시공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고, 실제 경산통나무집 건축주인 달무리님처럼
제가 그렇게 작업장과 현장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데 더 큰 신뢰감을
갖은 분들이 있으며, 이는 저의 철학과도 일치하기 때문에 지켜가려고 합니다.
그러려면 지속적으로 알맞은 시기에 다음 작업을 연결할 수 있어야 그 결심이
흔들리지 않으리라는 생각, 그리고 스태프들 또한 안정되어 저와 팀원들이
한 마음으로 정성껏 "그"의 집을 지을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이는 예비건축주의 건축예산 운용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전체 건축비중 원목 통나무골조 작업비용은 포스트&빔 타입의 경우 대략 1/4,
풀나치 통나무골조는 1/2 가량 잡으면 무리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건축허가와
관련한 행정절차를 마친 상태에서 기초비용과 위의 원목 작업비용만을 들여
일단 현장에 조립을 해 두고 자연 건조도 시키면서 건축비용이 더 마련되는
대로 공사를 이어가는 방법이 매우 좋다는 것이지요.
4월 중순부터는 3채의 풀나치통나무집 마감공사를 연달아 해야 할 상황입니다.
아마도 7월 중순이나 말까지 가야 끝날 텐데 자의반 타의반 그리된 것이지만
각각의 집들로 보자면 작업기간이나 이후의 조건으로 볼 때 매우 바람직한
결과가 만들어질 걸로 생각합니다.
저는 최근에 지난 일 년 동안 서로 현장과 작업장을 오가며 건축상담을 해 온
분이 다른 곳과 계약을 한 것을 보고 마음이 조금 찹찹했습니다. 물론 건축비
절충에도 어려움이 없지 않았지만 그보다는 '여름 전에 입주할 수 없느냐'는
시기적인 요구를 제가 수용할 수 없다는 점, 그래서 어쩌면 막바지 상담에서
스스로 소극적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분 또한 나중에는 지렛대로
저를 활용한 게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들더군요. 인연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저의 기준으로 일을 하다보면 일과 일 사이에 한 달 내외 공백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저야 물론 공부하고 다음 일 준비하고 출장 다니며 지내지만
이때 가장 큰 어려움은 팀원들을 방치하게 되는 상황이에요. 불안해 지겠지요.
그래서 그 기간 동안 작은 규모의 통나무골조를 만들었다가 적당한 분에게 파는
생각을 해 보지만 어떤 "필요"에 의한 공간이 아니라는 게 망설여지더군요.
항상 최선의 길은 있습니다.
원목골조작업도 적절하거나 그렇지 않은 시기적인 조건이 있지요.
특히 풀나치 통나무집의 경우라면 여름을 피해 작업을 하고 봄에 입주하는 게
가장 좋은데, 늦 여름부터 가을에 만들어 겨울철에 들어가는 것은 피해야 좋고
(봄에 만들어서 지붕을 씌워놓거나 한동안 주말주택일 경우에는 겨울입주 가능)
포스트&빔의 경우 장마철만 아니면 대체로 무난한데, 미리 만들어 지붕을 덮고
한동안 건조를 시키면 수축으로 인한 벽체와의 틈이 훨씬 덜 벌어지기 때문에
(유비보수계약을 따로 하지 않는 현실을 감안하면)사후관리 측면에서 대단히
유리한 방식입니다.
통나무건축게시판에 위의 제목으로 찾아보시면 구조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듯이 이 설계안은 단층으로 독립된 두 동을 복도로 잇는 형태로 각각 작은
다락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만간 포스트&빔 통나무집건축계획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한번쯤 다시 검토해 보실만하고, 이 구조가 아니라도 골조작업계획은
미리 상담해 주시면 여러모로 좋겠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예약시공에다가
미리 통나무골조작업을 해 두는 방식까지 염두에 두시기를 바란다는 말씀.
이만 총총.
첫댓글 아주 좋은 생각이십니다. 프로젝트 중간중간에 생기는 여분의 시간에 건축공기에 쫓기지 않고 여유있게 골조를 만들면 건조도 잘 되고 골조 제작비용도 쪼금 싸게(?) 할 수 있겠지요? ㅎㅎㅎ 마누라 반응을 한 번 슬쩍 보고, 제가 주문해뿔랍니다.(7년째 콘크리트 줄기초 안에다가 푸성귀만 심어 먹고 있어요)
벌써 7년? ㄲㄲㄲ 아담한 캐빈.....이라. 침이 질질질.....ㅎㅎ
ㅎㅎㅎ항상 고민 하시는군요! 허긴 사는게 고행인디,,,그래서 행복 할수잇는 대중이 잇다면,,,그기>>>>>ㅎㅎㅎ
배고픈 소크라테스지요. ㅎㅎ 언능 결정이나 하시고 행복한 대중에 합류하세요. ^ ^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입주 시점을 정하고 공법에 따라(풀나치 혹은 포스트&빔) 거기에 적절한 작업일정을 정하는게 좋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