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비브리오 패혈증이란?
여름철에 만성 질환(술중독, 간질환, 당뇨병 환자 등)이 있는 사람이 어패류를 날 것으로 먹거나 피부상처를 통해
비브리오 불니피쿠스 (Vibrio vulnificus, 비브리오 패혈증균)라는 세균이 감염되어 빠른 시간 내에 패혈성 쇼크 증세와
피부에 붉은 반점이나 물집, 출혈반점, 괴사를 일으키는 질환으로 사망률이 매우 높다.
2.어떤 증상이 나타나는가?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감염되면 감염 경로, 나타나는 증상에 따라 원발성 패혈증, 상처 감염증, 위장관염,
기타 감염증으로 분류 한다.
● 원발성 패혈증 (비브리오 패혈증)
여름철 근해에서 잡히는 어패류를 생식한 경우 위장관을 통해서 감염된다. 생식 후 3시간~16일 (평균 2.3일)
이내에 갑자기 열이 나고 떨리면서 복통이나 설사, 구역질이나 구토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 이 시기에는 여름감기나 식중독으로 오진되어 치료 받기 때문에 피부 증상이 나타날 때 (평균 2.6일)에야
비로소 패혈증으로 인식하므로 조기 발견이 늦어져 사망률이 높아지는 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어떤 환자는 어패류를 날 것으로 먹은 뒤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패혈증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피부 증상은 벌에 쏘인 것처럼 통증이 심한 국소의 홍반성 부종이나 반점으로 시작하여 시간이 지날수록
대부분의 환자에서 다양한 피부병변이 나타난다. 다리가 붓고, 물집이나 자색반점, 구진, 고름물집, 두드러기 등이
나타나고, 시간이 갈수록 피가 섞인 크고 작은 팽팽한 출혈성 물집도 많아지고, 점차 피부가 검은 초록색으로 변하면서
썩기 시작한다.
이런 병변은 어디에나 나타날 수 있지만 대부분이 다리와 팔에 나타나고 심한 통증이 동반된다.
이때는 대부분이 저혈압 (90mmHg 이하)이 동반되어 쇼크에 빠지고 치료도 잘 되지 않아 사망률(62%)이 높다.
입원하여 집중 치료하면 수일 내에 패혈성 쇼크 증상이 40~50%에서 회복 되지만
다른 패혈증에 비해 병의 진행이 아주 빠르고 대부분의 환자에서 피부 병변이 나타나므로 회복되더라도
피부 병변이 나타났던 상당 부분은 결국은 썩기 때문에 많은 환자에서 썩은 부분을 제거하고 피부 이식을 하거나
종종 다리를 절단하기도 한다.
우리 병원에서 치료한 62명 환자(1982년~2004년까지)의 사망률을 보면 패혈증 증상이 나타난 하루 이내
치료한 경우 52%, 2일 이내 40%, 3일 이내 63%, 3일 이상 지난 경우 86%에 이른다.
(미국의 경우 우리 병원의 사망률보다 높다).
우리나라 환자들이 증상이 나타나 치료하기 시작한 시간은 평균 2.3일, 입원 치료 시작하여 사망하기까지는
평균2.9일이고, 사망한 사람을 보면 치료 하루 이내 사망한 경우가 53%, 2일 이내가 26%로 생사 여부가 2일 이내에
결정된다.
그러므로 비브리오 패혈증의 사망률은 치료 시작 시간에 비례하여 높아지므로 빨리 발견하여 빨리 치료할수록
후휴증을 줄이고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상처 감염증
건강한 사람 또는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이 바다낚시 중에 고기에 찔리거나 고기를 손질하다 다칠 경우 또는 원래 있던
상처에 바닷물과 접촉하여 균이 감염된다.
4시간 ~4일간의 잠복기를 거친후 발열, 오한과 함께 상처 부위가 빨갛게 부어오르면서 급속히 주위로 퍼져가고
시간이 지날수록 물집, 부종과 괴사가 발생한다. 패혈증으로 이행하기도 하며 사망률은 7~24%이다.
●위장관염
피부 증상이나 패혈증 쇼크 증상이 없으면서도 구토, 복통, 물설사 증세만 있고 대변에서만 균이 배양되는
경우를 말한다. 치료하면 수 일내에 회복된다.
●기타 감염증
균이 침범한 부위에 따라 폐렴, 심내막염, 뇌막뇌염, 복막염, 각막염, 자궁내막염, 골수염, 괴사성 근막염,
근염을 일으키고 패혈증을 일으킨 경우도 있으며 이때는 사망률이 높다.
3.어떤 사람이 잘 걸리는가?
우리 나라 환자의 경우 94%가 만성 질환을 가지고 있다.
가장 많은 환자는 매일 소주 한병 이상 또는 막걸리를 2병 이상을 마시는 만성 음주벽이나
술중독이 있는 사람 (75%)이고, 다음으로는 만성 간질환 ( 간경화 , 만성 간염 등 ) 이 있는 사람 (66%)이다.
이들 중 간질환이 있으면서 매일 술을 마시는 사람이 50%나 된다.
그 외에 당뇨병, 암, 면역억제제(부신피질 호르몬제, 싸이클로스포린제, 항암제 등) 투여자 , 위 절제술을
받거나 위액 분비가 적은 사람 등이 있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이라도 폭음 후에 회를 먹을 경우는 위험하다.
남자가 여자보다 9배나 더 잘 걸리고, 대부분이 40대 이상에서 발생한다.
4.언제 잘 걸리는가?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바닷물의 온도가 높고 염도가 낮을 때 크게 번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바닷물의 온도가 18.8도 이상 올라가 균이 번식하는 6~10월 사이에 환자가 발생하고
특히 7~9월에 대부분의 환자가 발생한다. 이때는 비가 많이 오는 계절이어서 빗물로 인해 바닷물의 염도가 낮아져
균의 번식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름철 비온 뒤에는 균이 많이 번식하므로 특히 이때 잡힌 물고기에는 균이 많이 묻어 있어 위험하다.
5.어느 지역에서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가?
큰 강이 흐르는 강하구 지역으로 뻘이 많고 바닷물의 온도가 높은 지역 (서남 해안)에서 균이 많이 번식하므로
이런 조건을 갖춘 전남, 경남, 전북, 광주 지방에서 환자 발생률이 높다.
특히 전남 지방은 전국 평균 발생률보다 7배 , 경남, 전북, 광주보다 3배 정도 높다.
동해는 평균 수온이 서해나 남해보다 2도나 낮고 큰 강이 없어 강원도나 경북지역은 발생률이 매우 낮고,
서울, 부산, 인천 지역은 이 병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여름철에 회를 잘 먹지 않기 때문에 발생률이 낮다.
6.어떤 어패류를 먹었을 때 감염되는가?
환자의 대부분은 어패류를 날 것으로 먹거나 부적절하게 익힌 어패류 또는 담근지 며칠되지 않은
젓갈류를 먹은 후 감염되었다.
일부는 피부 상처를 통해 감염되어 패혈증을 일으켰다.
약 9%의 환자는 어패류를 생식하지 않았는데도 발병하였기 때문에 예방상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환자가 먹은 어패류는 모두가 다 근해에서 잡히는 것으로 꽃게가 가장 많고 (10.7%) ,
다음으로 망둥어 (9.8%), 피조개와 백합 (각 6.9%) , 굴, 꼬막 , 바지락, 새우 (각 4.9%), 맛과 낙지 (각 3.9%)순이었다.
그 외 오징어 홍합, 도다리, 농어, 광어, 병어, 생미역, 전복, 소라, 주꾸미, 멍게, 해삼, 뱀장어, 감성돔, 숭어, 준치,
전어, 가자미, 물치, 밴댕이, 운저리, 우럭, 멸치, 웅어, 가오리, 홍어, 노래미, 참서대 등 38종의 어패류를 먹고도 감염되었다.
환자의 8%는 젓갈을 먹고도 감염되었는데 꽃게장, 조개젓, 반지락젓, 새우젓을 먹었다. 젓갈도 오래 삭힌 뒤 먹어야 한다.
7.진단과 치료
만성질환이 있거나 날마다 술을 마시는 사람이 여름철에 2주 이내에 근해에서 잡히는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고
열이나 오한, 설사나 복통, 속이 미식거리거나 토한 다음 갑자기 혈압이 떨어지고 정신이 몽롱해지면
일단 비브리오 패혈증 균에 감염되었다고 의심하여 즉시 종합병원에 와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 뒤 곧 피부 발진 (붉은 반점, 물집, 출혈반점, 두드러기, 고름물집 등) 이 팔다리나 몸통 등에 생기고 병변 부위가
아프거나 근육통이 심하면서 혈압이 90mmHg 이하로 떨어지면 패혈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이 때는 즉각 입원하여 치료를 받아야 한다.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다른 균에 비해 항생제에 잘 듣지만 균이 다양한 독소나 외 효소를 분비하고
여러 가지 생존에 필요한 물질이나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들을 생산하기 때문에 항생제로 치료한다고
낫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치사율이 높다.
100%감수성을 보이는 항생제로는 ampicilin, piperacilin, ciprofloxacin. imipenem 등과
3세대 cephalosporin계열이 있다. Tetracycline 계열인 minocycline 이나 doxycycline은 살균 효과도 높지만
체내에서 분비되어 전신적으로 염증 증상을 일으키는 물질들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예방적 항생제로서 가치가 있다.
8.예방
1) 6~10월 까지는 만성 질환이 있는 사람은 절대 회를 먹어서는 않되고,
바다 낚시나 어패류를 손질하거나 상처가 있을 때 바닷물과 접촉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2) 6~10월 사이에는 어패류는 반드시 끓여 먹거나 구워 먹고 도마나 칼 등도 소독해야 한다.
3) 부득이 어패류를 생식하였을 경우 doxycycline 이나 minocycline을 100mg
또는 cyprofloxacin 250mg을 하루 2회 복용한다.
원광대학교 의과대학병원 소식지6월호 피부과 박석돈 교수
첫댓글 잘보았네. 좋은 정보야. 건강진단은 7월로 일정을 조정해야될 것 같네.다망한 일이 겹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