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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업도
 
 
 
카페 게시글
굴업도 여행기 스크랩 보약되는 음식이라면 체면차리면 죄? -굴업도 <고씨네민박> 편
집중집중 추천 0 조회 608 08.04.09 01:27 댓글 7
게시글 본문내용

얼마전에

1,000만원짜리 보이차를 맛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1L 정도 되는 한병에 담긴 보이차를 함께한 여러 분들은 한잔정도 마시고, 잔을 놓는데,

저는 그저... '저 더 먹어도 되요?' 눈치를 보며... 맘껏~100만원어치?는 마신 것 같습니다.

어떤 음식이 '보약'이라 하면 저도 모르게 집착하고 있는 저를 보고 놀라곤 합니다. -_-;;;

 

이런 제가 굴업도에 가서 어떠했을지 안봐도 뻔하다구요? ^_____________^

 

이장님댁 저녁 밥상에서 간장게장, 톳튀김을 보았는데,,,

(못보신 분들은 지난번 포스트 참고 http://blog.naver.com/saewooggang5/150025443062 )

 

고씨네 민박집으로 오라 하셨습니다.

그쪽 밥상도 미식가?인 내가 먹어보라고.

처음 밥상을 보았는데, 그 평범함.. 실망을 넘어서 좌절이었어요. OTL.. ㅠㅠ 톳튀김도 포기하고 왔는데...

이장님댁과 거의 메뉴가 비슷할 거란 말씀에 속.았.다.

내가 해도 이 정도는 하겠다는 오만한 생각까지도...

이장님댁에는 뭐도 있고, 뭐도 있고... 나도 모르게 툴툴대고 말았다.

 

그.런.데...

내 집 밥상같은 이 평범한 밥상이 씹으면 씹을수록, 떠 먹으면 먹을수록 뭔가가 있다.

주인집 할머니께 하나하나 먹어가며 여쭙기 바빴습니다.

이건 뭐에요? 이 맛있는건?  

 

민들레.. 란다.

"앗.. 그럼 밥 한그릇 더 먹어야 겠네.. "(이미 한그릇을 비우신 실장님의 한마디! )

굴업도에는 흔치않은 토종민들레가 있으니~

바로 보약이 되겠습니다. 보약된다 하면 제 젓가락의 속도와 양은 달라집니다.

 

낮에 만난 굴업도의 토종민들레~ (내가 오늘 너를 먹었구나! )

 

 

작지만 야무진 자연산 굴업도 굴.

그 굴로 끓여진 무우국은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르겠더군요.

남정네만 있는 밥상에서 내숭이 어디갔습니까.. 저 두그릇 뚝딱 거뜬히 비웠지요.

내심 아쉬워라~

 

 

보는 것만 생각하시면

절대... 그 진가를 알 수 없지요.

보이는 것만이 진실이 아니다라는 절대 진리를 깨닫는 순간이었죠. ^^

 

 

 

굴업도에서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 우럭.

게눈 감추듯 뚝딱! 양식 우럭과 비교하면 굴업도 우럭 섭하지요!

쫄깃함과 아미노산의 감칠맛? 이거 어떻게 말로 표현해요~

 

 

이 알타리 김치.

역시.. 츠자 체면 안 살려주더라구요.

가위로 잘라주지 않으신 센스 덕분에 이로 물고, 젓가락 끝과 끝을 물려 이로 잡고, 쭈욱 뜯는

아~ 그 풍경 아십니까? 남정네 많은 밥상에서 그렇게 먹기 쉽지 않습니다.

희소가치 큰 음식 앞에서는 남정네 보다는 음식이 우선이지요. ㅎㅎㅎ

 

 

굴업도 산에서 캤다는 달래로

달래김치를~

파김치와는 또 다른 알싸함~ 입안 가득 묻어나는 달래향. 아음~

 

 

고추며, 멸치며 다 굴업도 산과 들, 바다에서 나는 재료들이라 그런지

집에서 먹는 맛과는 다릅니다.

 

 

미역줄거리 또한 제가 집에서도 즐겨해먹는 간편 메뉴지만,

버스타고, 트럭타고, 배타고, 올라온 미역줄거리와

앞바다에서 바로 건져올려 묻혀낸 자연산 미역줄거리 반찬이 어찌 같은 맛을 내겠습니까~~

 

 

고추도, 배추도, 무우도, 파도 다 굴업도 표. 굴업도 땅의 풍부한 미네랄들로 길러진 것이지요.

고씨 할머니는 자녀 넷을 다 굴업초등학교 졸업시키고, 그 이후의 학교가 없어서 다 유학보내셨지만,

당신은 굴업도에 남아 농사도 짓고, 민박도 하고... 고향을 지키고 계신답니다. 

편하게 인천에서 지내실만도 하실텐데... 명절때에나 한번씩 가시고, 내내 굴업도에 계신다네요.

아들, 딸 있어도 굴업도만 못한가 봅니다.

52만평 땅에 여름 한계절 사람 사는듯 싶고, 나머지 절기에는 인천 왔다갔다하는 세대 외에는 열가구가 안된다는 굴업도가... 왜 그리 할머니를 붙잡고 있을까...

그 묘미는 다음 편에 이어보겠습니다. ^^(기대하시라~) 

 

밥도 토종, 사람도 토종(실례가 될려나요? ^^;;;)

맛있는 음식은

음식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말이 더 의미가 있게 다가왔던 1박2일 이었습니다.

 

이장님댁이나 고씨네민박집이나

모두 화학조미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아 주셔서 너무 안심하고 잘 먹었습니다.

(특히 저는~ 화학조미료라면 바로 반응하는 피부를 가졌기에 더더욱.)

 

먹는 음식이 8시간이 지나면 피가 되고, 살이 된다고 하지요.

지금 제 일부에서는 굴업도의 정기가 흐르고 있겠네요. *^&^*

 

혹시나 불평하는 제 소리를 듣고 서운하셨다면

이 자리를 빌어... "죄송해요. 그리고, 맛있는~ 음식 맘껏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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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8.04.09 09:48

    첫댓글 알타리김치가 그렇게 맛있을줄 알았으면 나도 좀 먹을껄 그랬네요. 다른 거 먹느라 정신이 없었다능... -_-

  • 08.04.09 22:26

    다음날 아침식사에 나왔던 된장국에 굴업도에서만 나오는 나물을 넣으셨던데...생소한 이름이라 까먹었다...T.T

  • 08.04.10 03:05

    뭐예요~ 여기 완전 진수성찬...! 귀차니즘 때문에 고씨네민박집 안간 저...! 왕후회 왕후회~~ 역시 귀차니즘은 많은 기회를 놓치게 하는군염~~

  • 08.04.10 17:59

    고씨네 민박집엔 이런 진수성찬이....ㅎㅎ 이장님네도 엄청 맛났어요^^ 다시 봐도 또 먹고 싶네요~

  • 08.04.13 21:11

    장작가님.. 제가 그렇게 체면불구하고 쩝쩝대고 먹고 있었는데... 이런~

  • 08.04.13 21:12

    ㅋㅋㅋ 여기서도 귀차니즘은 슬픈 과거를 주는군요..

  • 09.09.28 22:10

    생선튀금. 고등무침 ... 정말 먹고싶따~ 꾸~울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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