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담장 향기 따라
善佑 오인자
담장 어깨 기대어 뻗쳐오르던
벚꽃 개나리도 자취를 감추고
분홍 빛 연산홍 눈길 거두어
볼품 조차 없어지는 길
흐린 가로등 불빛에 잠긴 눈 겨우 뜨고
아직 떠나지 못한 철쭉이랑 이별을 준비하며
새로 돌아올 주인을 기다리는 기대감으로
도란도란 이야기 길
가는 것은 모든 지난 것을 그리워 하며
새로 오는 그 분은 항상 젊고 싱싱한 분이라고
그렇게들 얘기하며 흘러온 세월아래 빛바랜 블록 담장
남아있는 자들은 항상 알지
초록 빛으로 반짝이는 저 작은 소나무
시간은 모든 걸 무디게 하며 새로 피워올리는
이 푸르름도 곧 시들하게 된다는 걸
지겹다고 고개를 돌리며 그들은 또 새로움을 목말라 하지
꽃이 가는 길
흔적없이 사라지는 것들은 기억하기 어렵다고
기억한들 가두어 두기 어렵다고
기다리는 당신도 곧 떠나가고 그 시간마저 잊혀지고
사람들은 또 망각을 깨고 화들짝 놀라 일어선다
첫댓글 선우님의 글은 친근감을 주는군요~~삶의 여전한 순환의 원리를 따라가는
자연과 사람살이의 면면들을 잘 그려 주셨습니다^^
우린 자연을 떠나선 살수 없고
사랑의 종류는 다르지만 사랑이 없는 곳에서의
삶은 생각도 못 하잖아요..감사합니다.
오뚜기처럼 꿋꿋이살아가면
행복의 희망을 찾을수 있겠죠?..
네~선생님! 오뚜기처럼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