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가 벌써 지났는데도 한 낮에는 29도를 오르내리며 여름의 열기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No Pain이면 No Gain 이라 했으니 땀은 나지만 늦더위가 있기 때문에 곡식과 과일을 여물게 하지 않겠습니까? 금년 추석에 풍요로운 과일과 햇곡식을 기대 해 봅니다.
금년 여름에는 와인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고마운 분이 있어 정성이 담긴 선물을 보내야 했었는데 마땅한 것이 생각이 나지 않아 고심 끝에 와인으로 선물하기로 하면서 자연스럽게 와인 공부를 시작하는 계기가 되였습니다.
우리가 건강을 위하여 매일 마시는 통상적인 와인에 대한 이야기가 더 실용적이긴 하지만 다음 기회에 다루기로 하고 오늘은 장기 숙성을 요하는 명품 와인 그 중에서도 불란서 보르도 적 포도주(Red Wine)에 국한해서 제가 관찰한 것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얼마 전에 E-mart 와인 가게에 들렸는데 Chateau Mouton Rothschild 99년산 한 병이 288,000원 이였고 2000년 산은 무려 1,350,000원으로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같은 양조장에서 만든 술이라도 장기숙성 와인의 경우 수확 년도의 작황에 따라 가격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물론 2000년 산의 경우 밀레니움 와인이라는 프리미엄이 붙어 있긴 하지만. Mouton Rothschild와 같은 Pauillac 동네에 길하나 건너 마주보고 있는 또 다른 양조장 Chateau Pontet-Carnet의 경우 99년산 1병이 82,900원 이였다. 지형과 토양이 중요하다 하지만 양조와 숙성 기술 그리고 등급의 차이가 포도주의 가격격차에 엄청난 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다. 물론 Rothschild는 1등급 Chateau이고 Pontet-Carnet는 5등급 Chateau이다.
메독 지역의 Chateau에 대한 등급은 1885년에 부여 되였는데 단 한차례의 예외만 제외하고 오늘날까지 아무런 변화나 재조정이 없었다. 한차례의 예외는 Chateau Mouton Rothschild 가 만든 것이다. 1885년 등급 분류 시에는 Rothschild는 2등급이 였다. Mouton Rothschild의 소유주였던 Philippe de Rothschild남작의 집요한 노력의 결과 1973년 6월 21일 당시 프랑스의 농산부 장관이 법령으로 Mouton Rothschild를 일 등급으로 인정 하게 되었다. 50년만에 일 등급이 된후 로췰드 남작은 와인 라벨에 새겨진 글을 “Premier je suis, second je fus, Mouton ne change(First I am, second I was, Mouton does not change 지금은 일등이고 과거는 이등이였다. 무통은 변하지 않는다)로 바꿨다. 그 이전에 Label에는 “Premier ne puis, second ne daigne Mouton suis(First I cannot be, second I will not call myself, Mouton I am 일등은 될 수 없고 이등이라고 부르기는 싫다 나는 무통 일 뿐이다).
Pauillac에는 GFA Baronne Philippine de Rothschild가 소유한 3개의 Chateau가 있다. Chateau Muton Rothschild, Chateau d’Armailhac 그리고 Chateau Clerc Milon 이다. d’Armailhac과 Cleric Milon 은 5등급 Chateau이며 모두 Mouton Rothschild 와 인접해 있다. Mouton Rothschild의 양조를 지도하는 감독팀인 Patrick Leon 과 Herve Berlaud가 d’Armailhac과 Clerc Milon의 포도주 품질을 함께 관리 한다. 2001년산 d’Armailhac 한 병을 COSTCO에서 75,900원에 팔고 있다. D’Armailhac 은 2005년부터 2014년까지 마실 수 있는 술이다. 이 술의 포도 원료는 Cabernet Sauvignon 56%, Merlot 22%,Cabernet Franc 20%, Petit Verdot 2%이다. Wine 감정의 대가이자 미묘한 향기의 차이를 감정 할 수 있는 자신의 코를 100만불 보험에 가입하고 있는 Robert M. Parker가 이 술에 대해 매긴 평점은 88-90점 수준이다.
Chateau의 이름이 같거나 비슷한 것을 주의 할 필요가 있다. St.-Julien에 있는 Chateau Lagrange는 산토리가 소유하고 있는 3등급의 대형 Chateau이고 같은 이름인데도 Pomerol에 있는 Lagrange는 소규모의 다른 양조장이다. Pauillac에 있는 Chateau Latour는 일 등급의 양조장이다. Latour 93년산 한 병을 E-Mart에서 288,000원에 팔고 있다. 남북 정상 회담 때 마신 술이라 더욱 유명 해졌다. 비슷한 이름의 Chateau de la Tour가 있지만 별개의 양조장이다.
장기숙성을 요하는 고가의 명품와인은 너무 비싸기 때문에 시음 할 기회도 잘 주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이들 와인은 전문가의 평가를 참고 할 수 밖에 없다.
생신때 자녀들이 부모에게 줄 선물을 물으면 Margaux 3등급 Chateau Giscours의
98년산 포도주 한병 정도를 요청 해 보자. 자녀들과 함께 마시고 Label을 모아 좋은술에 얽힌 추억을 쌓아 나가자. COSTCO에서 현재 64,900원에 팔고 있다. 87점을 준 Parker 는 이렇게 평가 하고 있다. “The 1998 Giscours is asupple,consumer-friendly,commercially styled offering with considerable appeal.” St.-Julien에 있는 4등급 Chateau Talbot 2002년산은 역시 COSTCO에서 한병에 60,900원에 살 수 있다.
감동이 없는 무미건조한 세상을 살면서 평소 본인을 위하여 장기숙성 와인을 몇 병쯤 준비해 놓는 여유를 갖도록 노력 해 보자. 다른 사람으로부터 호의를 기다릴 것 없이 아끼던 포도주를 따는 날이 본인에게 기쁜날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두 달 동안 휴식을 취한 후 오늘 처음으로 글을 쓰면서 부담감이 없는 와인이야기를꺼냈습니다. 불란서나 제3세계 와인으로 가격도 적당하고 우리 음식과 입맛에도 맞는 추천 할 만한 와인이 있으면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Rainer Maria Rilke의 가을날이라는 시를 보내 드립니다. 9월들어 첫번째 맞는 주말을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정 해균 Bernard 배상
Autumn Day by Rainer Maria Rilke
(Translated into English by Galway Kinnell and Hannah Liebmann)
Lord: It is time. The summer was immense.
Lay your shadow on the sundials
And let loose the wind in the fields.
Bid the last fruits to be full;
Give them another two more southerly days,
Press them to ripeness,and chase
The last sweetness into the heavy wine.
Whoever has no house now will not build one anymore.
Whoever is alone now will remain so for a long time,
Will stay up, read, write long letters,
And wander the avenues, up and down,
Restlessly, while the leaves are blowing
가을날
주여, 시간이 되었습니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해 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 얹으시고
들판에 바람을 풀어 주옵소서.
마지막 열매를 알차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녘의 빛을 주시어
무르익도록 재촉하시고
짙은 포도에 마지막 단 맛을 스미게 하소서.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집을 짓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혼자인 사람은 오래도록 그렇게 살 것이며
잠을 쫓아가며 뭔가를 읽고 기나긴 편지를 쓸 것이며
바람에 나뭇잎이 딩굴때면 불안스러이
가로수 길을 이리저리 헤맬 것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