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승철 목사님 안녕하세요. 바쁘신 목회 가운데서도 따스히 맞아주시던 목사님의 모습을 지금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날마다 교회가 더욱 든든히 서가기를 기도합니다.
이곳 뱅갈로는 밤과 낮의 기온차가 많이 났던 계절이 지나고 조금씩 더워지고 있습니다.
비가 온지는 오래되었습니다. 우기가 시작되는 6월 정도까지 기다려야 비구경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의 가정은 기도해주셔서 은혜가운데 잘 지내고 있습니다. 큰 아이 종현이는 초등학교 2학년의 마지막 시험을 앞두고 있습니다. 영어뿐 아니라 힌디어도 해야 하기 때문에 언어에 대한 부담감이 많지만 그래도 잘 따라가고 있습니다. 둘째 종호는 종현이가 다니는 학교의 유치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집에서는 영어보다 한국어를 가르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짧은 어휘이지만 한국말을 쓰게 함으로써 한국인으로서 정체성를 가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 주님께서 새로운 일들을 하도록 인도해 주셨습니다.
엘피스(그리스어로 “소망”이라는 뜻입니다) 바이블 스쿨
지난 12월부터 인도인 동역자 R목사님과 함께 기도하며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12월과 1월은 매주 두 번씩 모여 기도하고 Q.T.나눔을 했습니다. R목사님은 제가 강의하고 있는 신학교를 졸업하고 그곳에서 목사안수를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자연스럽게 그를 귀한 일꾼으로 만나게 해주셔서 같은 비전과 열정을 가지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역을 준비하면서 체험하고 있는 은혜는 제가 계획하고 일하기 보다는 주님께서 미리 계획하시고 일하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저 주님의 계획하심에 따라갈 뿐입니다. 바이블 스쿨을 통해 귀한 전도자들을 양육하려고 합니다. 올해는 5명의 학생을 입학시킬 예정입니다. 6월부터 시작하며, 6개월 과정의 공동체생활과 성경공부, 교과과정에 따른 실제적인 목회 훈련, 그리고 6개월의 현장실습과정을 거쳐 1년후 수료증을 주려고 합니다.
지금은 건물을 월세로 얻어 사무실과 거실겸 강의실, 기숙사 방을 꾸미고 있습니다.
바이블스쿨로 사용될 건물에서 저희 가정과 동역자와 몇몇 형제들이 함께 모여 주일 예배를 하고 있습니다. 그 형제들은 대부분 교회를 다녀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들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주님의 자녀로 거듭나기를 소망합니다.
오리사 선교정탐
지난 1월에는 21-26일까지 한 주간동안 저희 현지 동역자 목사님의 고향인 오리사주를 다녀왔습니다. 오리사주는 지난 12월에 심한 기독교 박해가 있었습니다. 100개의 교회와 기도처가 불타고, 많은 기독교인들이 죽었습니다. 그리고 남은 기독교인들은 박해를 피해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제가 오리사주를 간다고 할 때 선교사님들은 외국인이 들어가면 위험한 그 곳에 왜 가느냐고 했습니다.
저도 잘못되면 다른 선교사님들의 사역에 지장을 줄까 봐 동역자에게 여러번 거절 했지만, 간곡한 부탁에 기도하며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기차를 타고 다시 차를 빌려서 깊은 산악지역안으로 총 35시간 걸려서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일부 지역은 전기가 들어간 곳도 있었지만, 거의 하루종일 정전이고, 적당한 교통편도 없는 산골 중에 산골이었습니다. 3일간 그곳에 머무르며 세 곳의 부족 마을을 방문했습니다. 부족 간 겨우 2km 정도 떨어져 있는데도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르고 종족이 달랐습니다. 제가 갔을 때 마침 힌두교 축제기간이었는데 밤새도록 술마시고 춤추고 놀고 낮에는 잠을 잤습니다. 늦은 오후가 되면 다시 일어나 먹고 마시고 춤추고 자신들의 신을 집으로 모셔들이는 의식을 했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며 출애굽한 이스라엘백성이 광야에서 송아지 신을 만들어 먹고 마시고 춤추고 놀며 우상 숭배했던 모습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그들의 마당에는 밤새 불피우고 놀았던 흔적들이 있었습니다.
방문한 마을마다 위협을 느꼈습니다. 그들의 눈은 충혈되어 있었고, 악수를 청하려고 가까이 갔을 때 술냄새가 진동했습니다. 우리가 나오려고 하는 길을 가로막기도 했습니다. 마을을 나오며 예수의 이름으로 명령하고 선포했습니다. 모든 악한 영들과 사단의 세력은 이 땅에서 떠나가라고..
둘째날 저녁이 되었을 때 제가 머물고 있는 집에 두 명의 남자가 찾아왔습니다. 그들은 이 열악하고 위험한 환경속에서 주님의 복음을 증거하는 전도자들이었습니다. 이런 깊은 산지에도 주님의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가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그 중 한 전도자는 제 동역자와 인도의 수도 델리에서 신학대학을 나온 전도사였습니다.
그는 더 나은 삶과 자리들을 마다하고 자신의 고향 첩첩산중으로 들어와 아무런 삶의 기반이 없이 전도에 힘을 쏟고 있었습니다. 그를 보며 더 마음이 아팠던 것은 제가 본 그의 사진은 얼굴 살이 쪄서 보기 좋았는데, 실제로 보았을 때는 뼈만 남은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산지족들과 열악한 환경속에서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오늘도 여러명의 사역자들과 함께 밀림과 산 속 부족 마을들을 누비며 복음을 증거하고 있을 것입니다.
산을 내려오며 기도했습니다. 주님, 메마른 땅 오리사, 모든 종족이 주님께 돌아오게 하옵소서.
아시아 복음 신학교 강의 사역
마지막 학기를 마치고 기말시험을 끝냈습니다. 신학교는 3월부터 방학에 들어갑니다. 제 사역을 준비하고 시작해야 하므로, 전부터 해오던 이곳의 강의는 강사로 한 과목 정도 맡아 계속하기로 했습니다. 아시아 복음 신학교는 예장 합동측 선교사님이 세운 신학교인데, 제가 선교지로 온 지 1년되었을때 부터 강의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내가 셋째를 임신했습니다. 지난 2월초에 병원에 갔더니 11주가 좀 넘었다고 했습니다.
아이 하나가 더 있었으면 하고 기도했는데 주님께서 귀한 선물을 저희에게 주셨습니다.
아내와 태아가 건강하여 출산할 수 있도록 기도부탁드립니다.
저희 가정을 위해 늘 기도해 주시고 후원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기도제목
1. 시작하는 엘피스 바이블 스쿨을 위해
- 학교와 기숙사에 필요한 모든 물품들이 잘 준비되도록
- 학생들이 진실되고 성실한 주님의 일꾼들로 잘 양육되도록.
- 강의를 맡을 교수진들을 위해(성실히 잘 가르치도록)
2. 임신한 아내의 건강을 위해, 종현, 종호가 지혜롭고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인도 뱅갈로에서 이재한, 박미진(종현, 종호) 선교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