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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로 도(道) 닦는 남자' 힘내라 50代! | |
[대전에선 '내가최고'] 커피맛의 달인 로스터 조영환씨 | |
“커피를 빼놓고는 그 어떤 것도 좋을 수가 없다." 200년 전 베토벤이 말했다. 원두커피와 인스턴트 커피믹스의 차이도 모르던 남자가 무당 신내림 받듯 커피에 홀딱 빠져 지나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는 후미진 골목에 손바닥만한 가게를 덜컥 차렸다.
대전 최고, 아니 세계 최고의 커피를 만드는 로스터 조영환(53)씨. 커피의 여왕 자마이카 블루마운틴(일반 원두보다 10배 이상 비싼 최고급커피) 커피를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소비하는 로스터리 숍 이야기다. 지천명에 커피 맛을 알았다 거듭된 사업 실패로 술과 담배에 찌들어 세월을 보내던 한 남자가 6년 전 어느 날 대구에 있는 친구의 전화를 받는다. 새로 시작한 사업의 시제품이 드디어 완성됐으니 와보라는 것. 커피 볶는 기계? 커피믹스를 만들어 팔려나?
“배가 부를 때까지 커피를 마셔보라. 그럼 커피 맛을 알 수 있다.” 그래, 술도 토할 때까지 먹어봐야 술 맛을 안다는데, 이깟 커피 몇 잔 못 마시랴? 그날 친구가 개발한 로스터(커피 생두 볶는 기계)에서 볶아낸 커피를 오기로(!) 그 자리에서 모두 마셔보았다. 정말 배가 부르고 속이 쓰리다. 하지만 여전히 맛은 쓰기만 할 뿐. 대전으로 올라오는 길, 북대전 톨게이트를 지났을 때였다.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는 그 때. 짜릿하게 감미로운 커피향이 코 끝에, 혀 끝에 맴돈다. 아, 이것이 커피인가. 이제 그는 커피를 말한다. 50세, 지천명의 나이에 ‘커피전도사’란 닉네임을 갖게 된다. 커피 ‘공부’하는 가족 커피를 알고, 미친 듯이 커피를 공부하고 배워 대한민국에 몇 개 없는 로스터리 숍을 냈다. 커피 생두를 들여와 직접 볶고, 갈아서 추출해내는 그야말로 진짜배기 ‘에스프레소’를 맛볼 수 있는 가게라는 뜻이다. ※ 로스터(Roaster) = 커피 생두를 볶아 커피 맛을 만들어 내는 사람 바리스타 = 볶은 커피원두 커피를 추출해 맛을 만들어 내는 사람
로스터와 바리스타에 대해 묻는 기자에게 대를 이어 커피를 공부하며, 아버지 가게 일을 돕고 있는 조영환 씨의 둘째 아들 조신재(26) 씨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의아하다는 듯 “로스터가 바리스타 일을 못할 리 없잖아요? 로스팅을 배우지 않은 바리스타가 로스터가 될 수는 없지만...” 이라고 말하는 걸로 보아. 뜬금 없지만 그럼 맏아들은 무얼 하고 있을까? 신재씨의 형인 완재(27)씨는 서울에서 국내 최대 로스터, 바리스타 교육전문기관인 한국커피교육원에서 전문 강사로 활동하고 있단다. "오, 멋진 커피 가족! 아버님의 영향을 받아서 두 분이 다 커피를 공부하시는군요? " 한참 생각하다가 흘러나온 신재 씨의 대답은 “그렇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형이 하는 커피는 아버지 커피와는 달라요” 최고의 커피 맛, 그 비결은 ‘신선함’ 조영환 씨가 유명해진 이유. 다름 아닌 커피 맛이다. ‘커피‘를 공부했든 전혀 모르든, 코끝에서 번지는 커피 향과 가슴 깊이 스며드는 그윽한 맛은 누구라도 느낄 수 있으므로. 조영환 씨 커피 맛의 비결은 무엇인지 물었더니 간단히 ‘신선함’이라고 말한다. 아무리 비싸고 좋고 맛있는 커피를 외국에서 구입해 집에 와서 먹으면 그 맛이 나지 않는데, 신선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 감칠맛과 고소한 맛은 신선한 커피에만 따라다니는 맛이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수천, 수 만번의 로스팅을 통해 한국인의 취향에 잘 맞는 것은 커피의 고소한 뒷맛이라고 생각해서, 전문용어로 ‘시티’정도로 커피생두를 볶아낸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신맛과 쓴맛의 배합이 중간정도로 적절하면서도 고소한 뒷맛이 나는 단계라고 한다. (신맛-> 라이트-시나몬-미디엄-하이-시티-풀시티-프렌치-이탈리안 <-쓴맛) “그래서 사람들이 내 커피를 마시면 아 고소하다. 냄새도 고소한 냄새다. 그런 말들을 많이 합니다” “로스팅하는데 별다른 소질이나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저 익숙해지면 곧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 입맛을 절대적이라고 생각하면 더 이상 발전이 없지요. 입맛을 강요하면 안됩니다. 마시는 사람이 가장 맛있게(!) 느끼는 맛이 바로 최고의 맛이기 때문이지요”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커피에 대한 조영환 씨의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로스팅과 바리스타, 각양각색의 커피 그 무한한 맛부터 커피와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까지...
아직 가게 오픈시간이 되지 않았는데도, 12시를 조금 넘기자 한 사람 두 사람 조심스레 문을 여는 손님들이 줄을 잇는다. “커피 마실 수 있나요?” “사장님 라떼하나, 모카 하나요” “어이구, 사람이 벌써 많네. 사장님 저희는 아시죠?” 어느 새 세평 남짓 커피 향 그윽한 좁은 공간에 가족 같은 사람들이 가득 찼다.
30분 이상은 기다려야 커피 한잔 마실 수 있다는 대답에도 “그럼 밖에서 기다릴게요” 웃으며 돌아선다. 좁은 가게 안에 어깨를 대고 옹기종기 앉고, 선 손님들. 조영환 씨는 한 잔 한 잔 커피를 만들며, 기자에게 설명해주듯 손님들에게 지금 만드는 커피에 대해 찬찬히 이야기 한다. 그래서 커피 전도사인가 보다. 빨간 코트의 여대생 같은 주부 신은숙(34)씨에게 ‘이 집 커피에 어떤 특별함이 있느냐’고 물었다. “원래 커피를 좋아해서 별다방, 콩다방 커피도 즐겨마셨지만... 여기 커피는 마시면 마실 수록 느껴지는 개운한 뒷맛이 일품이에요” 지난번 왔을 땐 스님들이 오셔서 스무잔이나 단체주문하시는 바람에 1시간이나 기다렸는데, 오늘도 손님이 많고 취재까지 하고 있어 오래 기다렸다고 말한다. 스님? 스님들이 커피를...? 생각에 물음표를 다 찍기도 전에 비구니 스님 네 분이 가게로 들어왔다. 까페라떼, 까페모카... 맛있는 커피들을 주문하신다. 여기 커피 좋아하세요? 물으니 소녀처럼 웃으며 “네! 맛있어요” 이구동성. 사진으로 한번 담고 싶은 기자에게 안돼요, 안돼요 하며 황급히 돌아선다.
이정도 유명세를 타고 손님이 많아지니, 여기저기서 사업제안이 많이 들어온다. 가게를 확장하자는 지인들의 권유도 많다. 제대로 된 커피를 만들려면 제가 직접 해야 돼요. 아무리 좋은 직원 써도 제 가게처럼 커피 만들고 손님 대할 수는 없거든요. 사람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내 집 오는 손님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어섭니다. 그러다 보니 하루하루 도 닦는 심정으로 살게 되네요” 바른길을 가고 싶은 마음일까, 조영환 씨가 서서 커피를 만드는 그 자리에서만 보이는 곳에 ‘팔정도’ 를 행하자는 명언이 적혀있다. 삶의 무게에 지쳐 있던 조영환 씨는 커피를 알고 새 인생의 닻을 올렸다.
1. 갓 볶은 신선한 원두 구입하기 2. 마실 때 바로 갈아서 마시기 (원두를 가루로 갈아서 보관하면 향과 맛이 변질됨) 3. 커피는 서늘한 실내에 보관한다 (습기와 냄새에 약하므로 냉동/냉장보관은 절대 안된다) ※ 커피를 용기에 담아두면 커피향이 밖으로 새어나오는데, 밀봉할 경우 새어나온 향이 다시 안으로 들어가면 향이 변질된다. 그래서 산소는 차단되고 빠져나온 향은 다시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아로마 밸브가 있는 용기에 담아 보관하도록 한다. 커피볶는 집 - 찾아가는 길 : 중교통 애견거리에서 중앙시장으로 가는 길을 따라, 으능정이 거리와 교차한 지점을 50미터 쯤 지나 왼쪽에 위치한 홋카이도 오뎅 바로 옆 - 연락처 : 042-221-6200 - 영업시간 : 오후12시 30분 ~ 밤 9시 30분 - 가격 : 모든 커피 2000원, 핸드드립커피 3000원, 어린이 고객 핫초코는 1000원 |
첫댓글 출처는 www.ncnnews.co.kr 정여운 기자님에 글을 옮겨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