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메기.주당들은 즐겁다
낙원상가/영일식당/과메기
그림/맛객
회를 먹을 때 한국 사람과 일본사람은 선호하는 맛이 다르다. 저작을 즐기는 우리는 활어를 즐긴다. 반면에 일본인은 일정시간 숙성시킨 선어를 더 즐긴다. 활어를 신선한 맛으로 먹는다면, 선어는 숙성에서 우러나는 맛이 미각을 자극한다. 그렇기에 먹는 방법에서도 차이가 있다.
활어는 각종재료와 함께 쌈으로 먹는다. 반대로 선어는 회 자체의 맛을 찾기 위해 최소한의 재료로만 먹는다. 우리가 활어를 선호하는 이유는 씹는 맛을 좋아하는 민족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이유로는, 맛보다 눈으로 보이는 신선도를 더 따지기 때문이다. 이렇듯, 팔팔하고 싱싱한 놈을 찾는 민족이지만 때론 일본인도 놀랄 정도로 숙성시킨 회를 즐길 때도 있다. 홍어가 그것이고 과메기가 그렇다.
홍어를 ‘세계3대 진미’로 쳐 주었으니, 홍어를 먹고 받았을 충격이 짐작 간다. 홍어가 남도를 상징한다면 과메기는 경상도를 상징한다. 그 정도로 향토색이 짙은 음식이고, 그 지역 사람들이 주로 먹었던 음식이다. 그러던 게 불과 수 년 만에 전 국민이 사랑하는 음식으로 등업되었다.
과메기는 청어나 꽁치를 말려가면서 숙성시킨 음식이다. 그러나 거기에 대한 반론도 있다 구사모(구룔포를 사랑하는 사람) 총무를 맡고 있는 분에 따르면
과메기-어원은 ‘관목(貫目)’. 알배기 청어의 껍질을 벗기고 ‘관’의 ㄴ받침이 탈락되고 ‘과메기’가 되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사전적인 의미이고 일반인에게 과메기는
홍어와 과메기가 미식가들의 입을 즐겁게 해주는 요즘이다. 구룡포 인근에 있는 덕장마다 과메기가 겨울바람을 맞으면서 맛있는 상태로 숙성되고 있다. 날씨가 비교적 포근했던 작년에 비해 올해 과메기는 무척 맛있다. 연일 계속되는 추위는 과메기를 꽁꽁 얼린다. 언 상태에서 수분이 서서히 빠져 나가기 때문에 단순하게 햇볕에 말린 것과는 차이가 난다.
그래서 그런지 작년의 과메기에 비해 비린내가 덜 나고 숙성도 먹기 좋게 되었다. 씹히는 맛도 적당하다. 주당들의 술안주로 인기몰이를 시작한 과메기 그 맛을 보러 구룡포 까지 내려가면 좋겠지만 시간과 경제적으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런 분들을 위해 종로에 있는 영일식당을 소개한다.
사실 과메기는 어딜 가서 먹더라도 과메기 자체의 맛은 별 차이가 없다. 채소도 다 거기서 거기다. 영일식당의 과메기가 특히 맛있는 이유는 초장에 있다.
숙성이 된 초장이기에 진하지 않고 부드럽다. 그 부드러움은 과메기 맛을 느끼는데 도움을 줄지언정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 새콤한 초장 맛에 과메기의 비린내가 살짝 숨는다. 과메기를 먹는 방법은 모두 다 알고 있다.
배추속대와 미역을 밑에 깔고 과메기를 초장에 살짝 찍어서 올리고 마늘은 양념장 묻혀오고 쪽파도 올리고 마지막에 김으로 덮어서 먹으면 쫀득하게 씹히는 과메기와 아삭거리는 채소들.. 씹으면 씹을수록 단물이 난다. 이게 과메기 맛 아니겠는가.
이 겨울! 과메기와 사랑에 빠지고 싶다. 맛객 http://blog.daum.net/cartoonist
영일식당 02-742-3213 지도보기:http://local.daum.net/~027423213
예약 필수! 공휴일 휴무! 영업시간 오후 4시~10시30분
|
출처: 맛있는 인생 원문보기 글쓴이: 맛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