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ICMA 2012
부문별 최고의 모터사이클
지난 11월 이탈리아의 밀라노에서 열린 EICMA 2012 모터사이클 쇼에는 총 1000개 이상의 업체가 참여했다. 세계적인 모터사이클 제조사들은 모두 빠짐없이 참여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가올 2013년에 활약할 모터사이클들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모델은 무엇일까.
밀라노 모터사이클 쇼 주최측이 공식적으로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모터사이클은 물론, 각각의 특징에 따른 분류로 전시된 모터사이클을 알아봤다.
“가장 아름다운 모터사이클”
EICMA 가 매 년 쇼를 끝낸 이후 선정하는 ‘가장 아름다운 모터사이클’에 뽑힌 모델은 MV아구스타의 ‘리발레’였다. ‘리발레’는 네이키드 모터사이클과 슈퍼 모타드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모터사이클로 798cc의 직렬 3기통 엔진을 장착하고 최고 125마력을 낸다.
특히, MV아구스타 특유의 유려한 디자인과 고품질의 파츠를 적용했다. 두카티의 ‘스트리트 파이터’와 ‘하이퍼 모타드’와 직접적인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 현지 시판 예정은 2013년 2/4분기로 예정되어 있으며, 예정된 판매 가격은 10,990 유로(한화 환산, 약 1540만원 선)으로 책정됐다.
“최고의 괴물”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이전부터 EICMA 2012를 통해 ‘괴물’이 등장한다는 소문이 퍼졌다. KTM이 프레스 컨퍼런스를 통해 공개한 ‘1290 슈퍼듀크 R’은 그들이 본격적으로 대배기량 모터사이클 브랜드들과 파워 경쟁에 나섰음을 증명했다.
V형 2기통 엔진을 장착한 1290 슈퍼듀크 R은 말 그대로 ‘괴물(Beast)’에 가까운 스타일과 성능을 갖고 있다. 프로토 타입으로 일반 시판 모델로 보긴 어렵지만, 이미 완벽하게 주행이 가능한 상태로 전시돼 시판 제품에 대한 기대를 불러 일으키기엔 충분했다.
상세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고 180마력에서 200마력 사이를 달성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새롭게 개발 중인 ‘화이트파워(WP)’의 프론트 서스펜션도 함께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최고의 크루저”
2012년의 밀라노 모터사이클 쇼에서 크루저 모터사이클은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통적인 스타일링을 유지하기에 큰 변화를 주기 어려운 점도 있다. 하지만 새롭게 시장을 개척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인 브랜드도 있었다. 이탈리아의 ‘모토구찌(MotoGuzzi)’가 그 역할을 맡았다.
모토구찌의 엔진 레이아웃은 대부분의 크루저 모터사이클이 갖고 있는 V형 2기통 엔진과 다르다. 새롭게 선보인 캘리포니아 1400이 더욱 눈에 띄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모토구찌는 연료 탱크 양 옆으로 엔진 블록이 튀어나오는 V형 2기통 엔진을 탑재하기 때문이다. 배기량은 기존의 캘리포니아 시리즈가 1380cc 급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이탈리아 현지에서의 판매 가격은 하드 타입의 사이드 케이스와 대형 윈드 실드 등을 포함한 캘리포니아 1400 투어링 버전이 약 19,500 유로(한화 환산, 약 2740만원 선)로 책정됐다.
“최고의 슈퍼스포츠”
슈퍼스포츠 장르에서 가장 돋보이는 모델은 두카티의 ‘1199 파니갈레 R(1199 Panigale R)’이다. 파니갈레는 지난 2011년 밀라노 모터사이클 쇼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터사이클”로 꼽힌 바 있다. 1199 파니갈레 R은 1199 파니갈레 시리즈에서 일반 공도 주행이 가능한 모터사이클 중 최상위급 기종이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1199 파니갈레 시리즈와 동일하지만, 각 파츠와 기술은 말 그대로 ‘완성형’에 가깝다. ABS 브레이크 시스템과, 엔진 브레이크 콘트롤, 트랙션 콘트롤 등의 전자 제어 기술 또한 대거 투입된다. 출력은 형제 모델과 동일하지만, 레이스 스펙의 ‘테르미뇨니(Termignoni)’ 머플러를 장착한 상태에서는 최고 201마력을 발휘한다.
건조 중량이 165kg 밖에 되지 않으며, 이탈리아 현지 판매 가격은 31,990 유로(한화 환산, 약 4500만원 선)으로 책정됐다.
“최고의 투어러”
투어러 모터사이클 시장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때문에 각 브랜드는 대배기량 투어링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다. 때문에 투어링 모터사이클 부문은 EICMA 2012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이뤄졌다.
BMW는 90주년 기념 모델로 어드벤처 투어링 모터사이클인 ‘R1200GS 어드벤처’와 럭셔리 투어러인 ‘R1200RT’, 미들급 투어러 인 ‘F800GT’ 등을 선보여, 투어링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자사의 굳건한 입지를 확인시켰다. 이탈리아의 아프릴리아(Aprilia) 역시 어드벤처 투어러로 카포노르드 1200을 선보였다.
경쟁이 치열한 부문이지만, 혼다가 공개한 ‘골드윙 F6B’는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띈다. 배기량 1832cc의 6기통 엔진을 장착한 골드윙은 이미 대배기량 투어링 모터사이클의 세계에서 그 성능을 인정받은 모델이다. 하지만 새롭게 등장한 골드윙 F6B는 기존의 골드윙의 이미지를 훼손치 않으면서 새로운 스타일을 완성시켰다.
골드윙 F6B는 차체 뒤쪽의 양 옆으로 하드 타입의 사이드 케이스를 장착한 크루저 모터사이클을 일컫는 ‘하드 배거(Hard Bagger)’의 스타일을 도입했다. 투어링 모터사이클과 크루저의 스타일을 동시에 연출할 수 있어, 각 장르의 장점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성비 최고의 모터사이클"
2013년의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가장 필요한 모터사이클을 혼다가 만들어냈다. 모터사이클 시장은 고가 시장과 저가 시장으로 양분할 수 있다. 하지만 고가의 제품은 저가 모델을 구입하는 이들이 손에 넣기 점점 어려울 뿐더러, 저가에서 고가 제품으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의 모델이 있어야만 한다.
EICMA 2012에서 혼다가 공개한 CB500F, CBR500R, CB500X는 이런 중간 단계의 모델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세 모델은 차체의 대부분을 공유하면서 스타일의 변화를 줬다. CB500F는 일반적인 도심 주행 등에서 유리한 네이키드 타입이며, CBR500R은 스포츠 모터사이클, CB500X는 어드벤처 투어러의 성격을 갖는다.
물론 전문적으로 각 장르에 특화된 모델로 보기에는 어렵다. 하지만 소형 모터사이클을 타는 이들이 다음 단계로 선택하기에 적당한 가격과 배기량을 갖춤으로, 전체 모터사이클 시장에 활력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CBR500R은 2013년 유러피안 주니어 챔피언십 레이스에 사용되는 모델로 선정됐으며, 판매 가격은 유럽 현지 기준 약 5,900유로(한화 환산 시 830만원 선)로 책정됐다.
온전히 가격 대비 성능이 가장 높은 모터사이클을 뽑는다면 KTM의 신작 390 듀크를 빼놓을 수 없다. KTM의 390 듀크는 375cc급 단기통 엔진으로 최고 44마력을 뿜어내는 강력한 성능을 갖고 있다.
CB500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배기량에 비해 겨우 2마력 밖에 떨어지지 않는 수치다. 유럽 현지 판매 가격은 5,300유로(한화 환산 시 750만원 선) 선으로 책정됐다.
“최고의 스쿠터”
베스파의 ‘946(노바첸토 콰란타세이)’는 운이 없다. 지난 2011년 밀라노 모터사이클 쇼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는 ‘46(콰란타세이)’이란 이름의 컨셉트 모델로 ‘가장 아름다운 모터사이클’ 타이틀을 두카티의 1199 파니갈레에게 내줬고, 2012년에는 MV아구스타의 리발레에 또 다시 밀렸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은 현실화된 2013년에 분명 두각을 드러낼 것이다.
패셔너블한 아이템으로, 영화 속은 물론 현실 속의 셀러브리티들로부터 가장 사랑 받는 스쿠터 역시 베스파다. 1946년 베스파가 처음 개발한 프로토타입의 스쿠터에서 영감을 얻어 이름이 붙여진 946은 그 어느 때보다도 혁신적이다.
현대적이지만 또 한편으로 고전적이며 고풍스러운 디자인을 뽐내는 차체는 그 자체가 프레임의 역할을 한다. 그것도 알루미늄 소재로 제작됐다. 엔진은 출력을 높이면서 유해 배출 가스는 큰 폭으로 줄였다. 125cc급 스쿠터로는 이례적으로 ABS와 트랙션 콘트롤도 적용해 안전성도 높였다.
출시 가격이 어떻게 책정될 것인가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현지 전문 매체들이 예상하는 가격은 1,000만원 이상이다. 빼어난 디자인과 성능을 갖췄기에 높은 인기가 예상되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이 인기를 저해할 수 있는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바이커즈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