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철 모친상
1. 일시 : 2016년 6월 23일(목) <발인 6월 25일>
2. 장소 :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22-21호실
* 민병철 어머니가 향년 97세로 귀천하셨다. 사진에서와 같이 병철과 무척 닮으신 어머니는 평생을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자녀들을 돌보시며 살아가셨다. 유교적 예법이 강한 남편의 완고함을 묵묵히 견디시며 무한한 보살핌과 사랑으로 자식들을 보듬으신 한국의 전형적인 어머니셨다.
병철은 어머니가 마흔이 넘어 본 막내다. 병철은 어머니 임종 때까지 어머니를 보살피고 돌보는 역할을 충실하게 맡았다.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생활하신 서남병원에서 어머니는 만족스러운 마지막 시간을 보내셨다고 한다. 첫째 따님이 원장수녀이셨기에 많은 수녀님들의 존경과 관심을 받으셨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어머니 자신도 자신이 허투루 살지 않으셨음을 자부하셨을 것이다. 한국의 어머니들은 자식들의 성공과 명예에서 더 큰 가치를 찾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장례식장에는 많은 수녀님들이 방문하셔서 영혼을 위로하는 의식을 가졌다. 종교가 보여주는 죽음의 경건함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첫날에는 윤리삐 동기들이 7명 정도 조문했다. 둘째 날에 남은 친구들이 방문할 예정이다. 친구들 부모님의 장례식에 참석하면서 각자 부모와의 이별의 모습을 생각할 것이다. 자기 생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셨던 부모님과의 이별은 자신의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나가는 시간이기도 하다. 앞선 세대에 대한 존경과 당신들의 희생 때론 아쉬움마저도 이제는 온전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할 때인 것이다. 과거와 화해하고 과거의 의미를 정당하게 판단할 때만이 현재의 우리의 모습을 소중하게 만들어나갈 것이다.
장례식장을 지키고 일을 돌보는 손자. 손녀들을 보면서 가족들의 끈끈한 소중함을 느낀다. 장례식장은 고인을 보내는 아쉬운 공간이기도 하지만 고인이 남긴 가족들의 일체된 모습을 통해서 가족의 역사가 만들어지는 현장을 확인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영정 속 인자하게 웃고 계신 할머니의 미소가 손주들의 듬직한 얼굴 위로 퍼져 내리는 기분이었다. 과거를 추억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소중한 이별의 순간인 것이다.
어머니는 조상 선영이 있는 경기도 광주에 모셔진다고 한다. 거의 100년 동안 대한민국의 혼란스러운 역사 속을 굳건하게 살아가시면서 자녀들에게 소중한 기억을 남기신 병철 어머니의 영혼이 당신을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품에서 안식하시길 기원한다.
첫댓글 나는,
"..친구 부모님 장례식장에서.. 각자 부모와의 이별의 모습을 생각" 안하고 나의 죽음에 대해서 생각 하게 되더라고요. ㅠㅠ
나는 언제 어떤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인가? 죽음의 이별이 기막히지만 받아들여야 하는거고.
.....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숨찰정도네요. ^^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만이 삶을 의미있게 산다고 했던가요',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
이번 저희 가족 애사에 함께 해주신 마음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덕분에 어머니 마지막 가시는 길을 무사히 모실 수 있었습니다. 그 마음 잊지 않고 앞으로 더욱 아름답게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민병철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