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3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실시된 제32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서 당선된 지관스님은 "화합과 안정 그리고 미래 한국불교의 희망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총무원장 당선자 지관스님은 “그동안의 경륜과 원력을 바탕으로 안으로는 수행 종풍을 진작하여 승가의 위의와 질서를 확립하고 밖으로는 국민의 정신을 향도하고 도덕과 가치관을 이끌어가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대 사회적 자비행을 적극 실천함으로써 이천만 불자와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종단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총무원장 당선자 지관스님은 해인사 강주와 동국대 교수, 총장 등을 역임하는 30여년간 교육현장에서 후학양성과 학문연찬에 정진했다. 스님은 1991년 가산불교문화연구원을 개우너해 후학을 위한 기틀을 다졌고, 불교문화와 사상 전반에 대한 보편적 이해를 도모할 수 있는 <가산불교대사림과>과 <역대고승비문총서> 등을 편찬했다.
1947년 해인사에서 자운성우율사를 계사로 사미계를 수지하고, 1953년 5월24일 통도사에서 자운성우율사를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한 지관스님은 중앙종회의원(2선), 동국학원 이사, 동국학원 감사, 해인사 주지, 중앙종회 부의장, 총무원 총무부장, 동국대 불교대학장, 사회정화위원회 부위원장, 동국대 교육대학원장, 동국대 11대 총장, 문화공보부 문화재위원, 해인사 주지 등을 역임했다.
1969년 조계종 종단교육공로표창을 수상한 지관스님은 △서울시 정의사회구현 표창(1982년 11월) △문화관광부 은관문화훈장(2001년10월) △조계종 포교대상(2001년11월) △만해대상 학술부문상(2005년8월) 등을 수상했다.
총무원장 당선자 지관스님은 불교학 연구에 매진하며 여러 권의 저서를 지었다. 1982년 5월11일 불교대백과사전편찬을 발원하여 현재까지 총 7권을 발간했다. 1991년 소장연구자 육성을 위해 ‘가산상’을 제정하고 전문학술지 ‘가산학보’를 창간했다. 1992년 4월14일에는 해인사 1000년의 역사를 담은 <가야산해인사지>를 발간했고, 1992년 12월5일에는 회갑을 기념해 한국불교학연구자 100인의 연구성과를 총집성한 <한국불교문화사상사>를 출간했다.
저서로는 <한국불교소의경전연구> <남북전육부율장비교연구> <비구니계율연구> <불교교단발달사><계율론> 등이 있다.
다음은 총무원장 당선자 지관스님이 선거기간 실시한 불교신문과의 종책 관련 질의응답 내용이다.
1. 지금 종단은 종회뿐만 아니라 동국대 문제 등 상황이 매우 어렵다고 보여집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종단내 선거제도 개선, 교구자지체 등 교단의 위계질서와 화합승단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교단의 안정과 화합을 위해 어떤 방안들을 마련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 총무원장의 권위에 의해 종단이 운영되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화합하는 수행종단’을 만들기 위해 저는 우선 ‘공평무사한 인사원칙과 시스템’을 정착하고자 합니다. 특정 문중이나 종책 모임이 아닌 능력 있는 인사를 등용함으로서 소신있는 종무행정을 펼치고 능력에 대한 엄격한 평가 시스템을 통해 종도들로부터 믿음과 신뢰를 회복할 것입니다. 또한 승가 본연의 전통인 ‘공의’를 화합의 중심 원칙으로 삼아 종단의 주요한 의사 결정을 총무원 중심에서 종단의 원로, 중진대덕스님들의 지도와 종도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수평적 형태로 전환시켜나갈 것입니다. 또 각급 종무기관의 종책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제도적 미비점을 해결하고 불교단체와 전문가 집단의 건전한 종책 생산 풍토를 적극 지원해 ‘종단 화합’에 대한 근본적 대안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2. 한국불교의 정체성 문제가 벌써 몇해 전부터 교단 내외적으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한국불교 정체성의 핵심이랄 수 있는 간화선에 대한 다양한 담론이 여러 교구본사에서 열리고 있는 것은 이같은 현상을 잘 반영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불교 정체성 확립은 매우 시급한 과제중 하나입니다. 정체성 확립을 위해 할 수 있는 방안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 근대화 이후 한국 불교는 급격한 사회변동의 과정에서 혼돈과 새로운 모색 사이에 힘들어했고 현대에 와서는 수행환경의 변화와 물질 중심의 사고로 인해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교가 미래 사회의 대안’임을 깨닫기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듯이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발전의 한 과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우선 저는 한국 간화선의 우수한 전통을 기반으로 종지 종통을 수호하고 종단의 수행 체계를 확립하고자 합니다. 또한 종단 내 위계를 분명히 정립함으로써 종단의 수행종풍을 진작시키고 ‘선사상 연구원 설립’ 등을 통해 한국의 우수한 선사상을 체계적으로 발전시켜나가고, ‘선 교육, 후 득도’의 교육과정을 강화함으로서 자질있는 수행자를 육성해나가겠습니다.
3. 이번 선거에서 출마후보들은 교구자치제를 내세웠습니다. 인사권 등의 권한을 차례로 이양하겠다는 것입니다. 권력분립을 통해 작은 총무원을 지향하겠다는 말로 들립니다. 그러나 종헌·종법상에도 효율적인 조직운영상 고려해야할 부분이 많다고 봅니다. 교구발전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제시해 주십시오.
= 우선 중앙종무기관의 권한을 교구본사의 상황에 맞게 이양함으로써 중앙기관의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교구의 위상과 권한을 강화하겠습니다. 중앙종무기관은 교육과 포교, 문화, 사회분야 등 중앙기관의 업무를 보다 집중화해서 교구 특성에 맞는 종책안을 개발하고 이를 지원함으로서 각 교구가 점차적으로 행정의 자율성을 확보하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또한 각 교구는 전통과 지역적 특성 등 장점을 최대한 살려 교구를 활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분권형 종무행정의 기틀을 확보해가야 합니다. 각 교구별로 조금씩 상이한 역량과 특성을 정확히 분석하고 이에 필요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저의 행정 소신입니다.
4. 현재 교단은 멸빈자문제 등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이 많이 있습니다. 청정승가 구현과 화합승가 구현을 위해 멸빈자 문제를 원만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방안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 우리 종단은 무엇보다 정화이념과 통합종단의 정신을 승계하고 1994년 종단개혁의 정신과 성과를 이어받고 있습니다. 징계자 사면 문제 역시 이러한 정신과 이념하에 구현되어야 하며 위에서 언급한 바대로 종단 원로스님들의 지도와 중진스님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사부대중의 공의를 모아 처리해 나갈 것입니다.
5. 승가교육과 인재양성이 매우 시급하다는 의견들이 많습니다. 승가교육체계 개선에 대해 그동안 종단은 꾸준히 노력해왔습니다. 승가교육체계개선과 포교인력을 양성하기위한 인재양성방안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우리 종단의 교육기관은 크게 기초교육과 기본교육으로 나눠집니다. 우선 기초 교육인 행자 교육은 현재 각 교구본사별로 위임되어 진행되기 때문에 종단의 교육원과 협의하여 교육내용과 체계를 표준화하고 ‘상설행자교육원’을 설립하여 교육내용과 과정을 전문화, 고급화 시켜내고자 합니다. 또한 기본교육기관인 지방 승가대학과 기본선원, 중앙승가대학, 동국대 등을 각 교육기관의 여건과 특성에 맞도록 체계화 할 것이며 각 계층별 전문인을 종책적으로 후원 육성함으로써 이들이 종단에 능력을 회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것입니다. 또한 기존의 불자 지식인과 전문인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함으로서 사회 곳곳에 숨겨진 불교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6. 한국불교 세계화에 대한 청사진이 없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불교의 세계화는 미룰 수 없는 과제중 하나입니다. 한국불교 세계화를 위한 포교전략, 해외교구 신설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한국불교의 세계화에 대한 청사진이 없다는 것은 무리한 평가입니다. 비록 시작 단계이지만 제31대 총무원에서 실현한 ‘세계 속의 한국불교’는 상당한 평가를 받고 있으며, 스리랑카, 캄보디아 등을 통해 한국불교의 자비행이 전달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전임 총무원의 성과를 바탕으로 이를 보다 전문화하고 체계화 할 것입니다. 우선 해외 불교와의 왕성한 교류를 통해 한국불교의 우수성을 알리는 한편 세계 불교의 장점을 흡수하고자 합니다. 또한 해외교구 신설의 전단계로써 총무원내에 해외 불교 담당 전문부서를 마련하여 세계 곳곳에 있는 한국불교 사원 등 포교현황 및 관련 인력을 파악할 것이며, ‘국제불교 네트워크’ 구성과 종단 차원의 ‘세계불교대회’를 개최함으로써 활발한 교류 협력을 촉진시켜 낼 것입니다.
7. 최근 불교계는 환경운동운동, 통일운동, 생명나눔실천회의 장기기증 운동 등 다양한 대사회적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관계로 불교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높아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방안들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불교의 정신과 사상에 기반한 대사회 활동이 진행되어야한다고 봅니다. 일반 시민사회단체를 따라 가기보다 불교사상에 입각한 사회운동을 펼칠 때 보다 많은 대중의 참여와 성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저는 이를 위해 ‘불교시민사회센터’를 설립하여 불교의 대사회적 활동을 지원하고 광범위한 불교 인력 풀을 형성함으로써 깊이 있는 대사회 활동의 정형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또한 국민의 고통을 나누기 위해 동체대비사상에 입각하여 ‘자비의 나눔’운동을 전개하여 국민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이끌어낼 것이며, 다가오는 통일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종단 산하의 민족공동체추진본부를 강화시켜낼 것입니다. 남북 사찰간의 교류 협력을 지역별 사찰의 교류로 확장시켜내고 문화재에 대한 원형을 파악하여 복구 지원도록 할 것입니다.
8. 최근 들어 승려노후복지에 관해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승려노후복지제도에 관해 어떤 방안들이 있습니까. 또한 템플스테이 사업에 관한 것도 답변해주시기 바랍니다.
= 현재 추진 중인 교구별 승려노후복지원 설립을 전체 교구로 확산시켜내고, 역량이 부족한 본사는 중앙에서 지원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종단 차원의 승납별 연금식 보시를 추진하는 것과 승려 다비장 신설과 다비식 지원 등을 통해 스님들이 수행과 포교에 진력하도록 종단 분위기를 조성할 것입니다. 또 승려들의 복지 문제 만큼 중앙종무기관과 각 사찰의 재가 종무원에 대한 처우 개선이 시급합니다. 이또한 단계별로 개선시켜 우수한 인력이 종단에 들어오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할 생각입니다. 우리 종단이 추진하고 있는 템플스테이 사업은 해를 거듭할수록 비중이 확대될 것입니다. 프로그램을 보다 다양하고 사찰별 특성을 살리도록 정책적 지원을 해나가기 위해 권역별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보급하고자 합니다.
9. 종단에는 유무형의 자산이 많습니다. 국보급 문화재가 즐비하고 간화선 템플스테이 등 다양한 정신문화상품이 많습니다. ‘생산불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불교문화재와 불교문화상품에 대한 진흥방안들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매우 높습니다. 이에 대한 방안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 우선 문화재에 대한 국가적 인식을 보다 각인시켜야합니다. 문화재는 민족의 전통과 정신을 계승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보존하기 위한 국가적 마인드를 선진국의 수준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폐사지 복원과 전통사찰 복원에 대한 국가 예산을 확대하고 국민들의 정신문화를 지원할 수 있는 문화프로그램과 시설 확충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종단 정책을 입안해야 합니다. 또한 저는 불교문화원형에 대한 컨텐츠 생산과 보급 그리고 활용안을 마련하여 우수한 불교문화를 대중속에 깊이 뿌리내리도록 할 것이며 불교무형문화재 제도를 도입하여 전통불교문화를 보호하고 계승할 것입니다.
10. 총무원장에 당선된다면 가장 우선적이고 중요하게 준비하고 실행할 종책기조의 핵심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한국불교에는 희망이 있다고 보십니까. 있다면 어떤 것들이고 그것에 관해 임기중 어떤 로드맵을 세울 것인지 밝혀주십시오.
= 17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한국 불교는 과거 이 땅의 국난을 극복하는 힘의 원천이었고 세계 역사에 길이 남을 훌륭한 사상과 문화를 창조했듯이 오늘날에는 경쟁에 지친 현대인의 정신적 귀의처이자, 인류문명을 향도해야할 역할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저에게 총무원장 소임이 주어진다면 이러한 불교의 역할과 시대적 사명에 충실할 것입니다. 또한 ‘미래사회의 소중한 대안학교’인 수행 승가의 자긍심을 높여 2000만 불자와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종단을 만들겠습니다.
정리=이상균 여태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