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에서 전차선로 구간은 끝납니다.
영주는 그리 큰 규모의 도시는 아니지만 안동, 예천, 의성과 함께 유교문화의 본고장으로 손꼽히는 곳이죠. 이지역은 불교 문화도 활성화되어있어 동양문화의 상징처럼 되어 있기도 하고 우리나라의 정신적인 기반을 단박에 인식할 수 있는 곳이죠. 우리나라의 문화에선 상당히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곳입니다.
영주에는 부석사와 소수서원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부석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됐다는 무량수전 건물도 가치 있고 멋지지만 일주문앞 사과밭과 절앞에 펼쳐져 있는 장엄한 풍경이 인상적입니다. 가도 가도 또가고 싶은 곳이죠. 소수서원은 서원중에서 최초의 사액서원이라고 하죠. 서원문화의 시발점이 된 곳입니다. 처음엔 학문을 연구하다가 차츰 인맥, 당파의 소굴로 변질되어가죠.
다시 기차이야기로 가서 열차는 문수, 평은, 웅천구간을 지나면서 한가한 풍경을 보여줍니다. 마치 시골집의 강아지가 햇볕에서 퍼져자는 듯한.. 산의 모습은 낮으면서도 각이져있어 마치 인자하고도 엄한 할아버지를 연상케 합니다. 마을은 옛날 시골의 모습그대로이군요.
평은역은 승강장이 굽어있어 운치를 더해주는군요. 맞은편홈엔 우리를 기다리던 화물열차가 슬그머니 자취를 감춥니다. 단양으로 시멘트를 실으러 가는듯...
웅천역에선 부전발 청량리행 통일호 열차와 안동발 청량리행 무궁화호 열차를 잇달아 보내는 관계로 상당히 오랜시간 정차합니다.
웅천은 면 소재지인듯 규모가 있군요.
열차는 다시 전과 같은 풍경을 보여주다가 터널을 지나자 왼쪽으로 갑자기 안동호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뒤이어 안동댐이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는군요. 오른쪽으로는 법흥동 7층 전탑과 고성이씨 종택이 고즈넉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잠시후 안동역에 도착, 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립니다. 안동역도 청량리발 열차들의 종착역이라 규모가 큽니다. 역전앞 광장에 전탑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전을 했는지 끝내 못 찾았습니다.
안동역엔 처음 와보는 군요. 기차에서 지나친 것을 제외하면 말이죠.
역에서 멀지않은 거리에 시외버스 터미널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역과 터미널 사이엔 변두리로 떠나는 시내버스가 줄지어 서있군요.
터미널에서 예천으로 가는 버스표를 끊고 근처식당에서 국밥을 시켜먹습니다. 3000원인데 육개장만은 못하지만 짜장면보다 훨씬 낫습니다. 여긴 중국음식과 한식을 같이 취급하는 군요. 아침에 우동을 먹고 처음으로 음식물을 입에 대봅니다. 사실 영주지나면서 부터 배고팠는데..ㅠ.ㅠ
13:35분 예천으로 출발! 터미널엔 서울, 울산, 부산, 대전등 장거리 행선지가 고르게 분포되어 있군요.
안동을 떠나며 안동에 대해서도 말씀드려야겠군요. 아까 말했듯이 유교문화의 본고장이면서 불교문화도 상당히 발달되어 있습니다. 아까 말했던 부석사나 이 지역에 고르게 분포되어있는 전탑. 모전석탑, 봉정사, 의성의 탑리 5층 모전석탑이 있죠. 안동, 예천, 영주, 의성은 같은 지역르로 볼 수있고 경북북부라고 하죠. 우리가 경상도하면 흔히 떠올리는 대구나 부산하고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사투리도 타지역보다는 차분한 데가 있죠. "어디서 왔니껴'? 여긴 대구의 '능교' 형과는 달리 '니껴' 형을 쓰죠. 안동에선 퇴계선생의 도산서원과 하회마을이 유명하죠. 그리고 안동지역에도 여러 이름난 가뭄의 고택이나 마을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버스는 산사이에 제법 넓게 자리잡은 들판을 가르며 신속히 이동합니다 . 4차선 확장공사가 완료되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운행합니다. 안동시내 끄트머리의 안동과학대를 지나 풍산에서 손님을 태우고 가는군요. 풍산개라고 많이 들어봤죠.
버스안에서 어느손님의 유별난 예천자랑이 시작됩니다. 양반동네이며, 살기좋고, 인심좋고, 부유한 동네이며 대통령이 여기서 나와야 한다는 얘기까지 하시는군요. 약간은 엽기적이군요.^^;; 그런데 정작 자신은 예천사람이 아니랍니다. 그래도 그 아저씨의 순수한 고향사랑이 제 가슴에 진하게 와 닿는군요.
예천은 상당히 한가한 도시라는 인상을 심어줍니다. 시가지가 자기자리잡고 싶은곳을 따라 자연스레 배치되어있군요. 상당히 공간운영이 자유롭다는 인상을 줍니다.
여기서 손님이 많이 내리길레 내렸더니 터미널은 아니고 역과도 거리가 있는듯하군요. 버스는 잘 안보이고 택시도 겨우 잡아탑니다. 영주에서 13:55출발하는 무궁화호 열차를 타기 위해서죠. 경북선은 어릴때 이후 처음입니다. 함창이북은 못가봤으니 여긴 처음이군요.
열차시간은 14:26분 마침 좌석이 있는 반환표가 들어와 김천덜가서 옥산까지 표를 끊습니다. 같은 요금이라 상관없다는군요. 역무원 아저씨의 새심한 배려에 감사.^^*
홈은 노천 플랫홈입니다. 역주위는 논과 밭이라 정취가 그만입니다. 늦가을이라 그런지 보기가 좋군요. 이런 역은 오랜만입니다. 역이 아기자기한것이 보기 좋습니다. 사진기라도 있었으면...
저 멀리 열차는 한가히 모습을 드러내며 역으로 들어옵니다. 홈엔 상당히 손님이 많군요. 경북선은 운행이 적이 손님이 별로 없는 줄 알았는데 의외군요.
제 379 무궁화호 열차이며 기관차1, 객차5, 발전차1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열차는 상당히 느린 속도로 운행됩니다. 제가 탄 무궁화호중에서 가장 천천히 운행되는 열차인것 같군여.
밖엔 예천공항이 보이는데 주로 군사기지로 활용되고 공항시설은 자그마한 건물 한동이 전붑니다.
그 외엔 계속 논과 밭이 펼쳐집니다. 건너창에는 국도의 모습이 보이는군요. 천천히 운행되는 열차에 한가한 농촌풍경이 그야말로 절묘한 콤비를 이룹니다. 제 옆에는 자리를 구하긴 했는데 뿔뿔리 흩어져야 했던 가족이 자리를 잡고 있군요. 호차까지 틀린다는 군요.
한가하다면 한가하고 지루하다면 지루한 여행이 계속되는 가운데 열차는 점촌역에 도착합니다. 맞은편엔 영주로가는 화물열차가 보입니다. 경북선에선 교행장면도 흔치 않은것 같습니다. 저 건너 홈은 옛날 문경,가은선을 운행하던 열차의 홈인듯.. 주인잃은 플랫홈이 상당히 쓸쓸해 보이는군요. 반면 우리열차홈은 그야말로 초만원 입니다. 열차안은 상당히 번잡해 집니다.
점촌역은 김천에서 출발하는 통일호 열차의 종착역이죠. 점촌에서 영주까지는 통일호 열차가 운행되지 않습니다. 좀 특이한 철도군요.
98년 비둘기호 운행중지 이후엔 점촌 영주구간은 완행열차가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무궁화호가 상당히 느린듯합니다. 자질구레한 역까지 다 서고 말이져.
열차안은 손님들로 시끌벅적 하건만 창밖풍경은 아직도 한가하기 그지 없습니다. 특별히 볼건 없지만 운치있져.
함창, 상주를 들르면서도 손님은 꾸준히 늘어납니다.
어딘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전차선로 철도가 보이더군요. 차량기지 같은데 어떤 용도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경북선은 그야말로 고향에 온듯한 향수가 가득하군요.
옥산까지 표를 끊은 관계로 여기선 자리를 내주어야 합니다.
김천이 가까워지자 과수원으로 풍경이 바뀌는군요. 그리고 제법 긴 터널을 통과합니다. 그리고 잠시후 김천역 도착.
여기서 대전가는 기차(진주발 서울행 290)로 갈아타고 대전에서 직행버스를 타고 용인으로 도착했습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고속도로는 차가 많이 막히는군요.
이럴 줄 알았으면 수원까지 서서가더라도 기차타고 계속가는건데..
ㅠ.ㅠ
그래도 간만에 기분전환도 한 즐거운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