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무의탁 노인들 식사 봉사를 간다는 나눔님의 글이 오래 전부터 올라왔었지만 반가운 손님이 참으로 오랜만에 집에 온데다 몇 번의 오푸에서 남편에게 지은 죄가 있어 말도 못 꺼내고 있던 터라 조심 스레 식사자리에서 여주는 가까우니 다녀오고 싶다고 말했더니, 손님 으로 온 젊은 시동생이 선뜻 나서 함께 다녀오겠다고 말하는 것이다. 큰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놓고 갈까 하다가 교육도 시킬 겸 데려 가기로 맘먹고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다.
가을의 끝 무렵에서 단풍보다는 낙엽이 아름다운 길을 한시간 반거리를 달려 도착한 여주에 나눔님 일행은 아직 오지 않으셨다. 7시가 조금 넘어 출발하신 것 같은데, 부천에서 먼 거리를 달리느라 시간이 많이 걸리시는 듯... 그 곳에서 기다리고 계시던 다른 봉사 팀들과 함께 복지회관으로 향했다. 다른 봉사 팀들이라곤 하지만, 다 같은 마음으로 나누는 자리인지라 그리 어색하지 않게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
떡과 음료수, 그리고 여러 가지 정성스런 밑반찬, 많은 양의 음식이 정말 먹음직스럽게 준비가 되었다. 함께 청소를 하고, 상을 펴고, 음식 쟁반을 나르고 하다 보니, 밖에선 좋은 이웃 분들과 자오나눔팀이 함께 준비해온 생고기를 굽고 계셨다. 늘 말없이 봉사하시는 언제 봐도 맑고 정다운 분... 자오나눔회원 솔향기님이 준비해 오신 고기는 돼지 서너 마리 정도는 될듯 하다. 400인분을 준비하셨다고 들은 것 같다. 밖에서 나눔식구들과 함께 초벌구이를 한 고기를 먹기 좋게 자르며 좋은 분들과 담소를 나누며 보낸 시간은 힘들다 는 생각보단 행복한 마음이 강한 것을 느꼈다.
날씨는 추웠지만 마음은 따뜻했고, 무의탁 노인들이 그렇게도 많은 현실에 가슴이 찡하고, 정성스런 음식으로 식사하시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밖에 선 채로 된장국에 말아 숯불에 막 구워낸 생고기와 함께 먹는 찐밥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함께 간 시동생도 열심히 고기를 구워대며 힘든 기색은 전혀 찾아볼 수 없어 정말 고마운 마음이다.
그렇게 봉사가 끝나고, 남은 고기를 싸주시는 나눔 회원들에게 감사하며 돌아오는 길에 양수리로 드라이브겸 데이트를... 분위기 좋은 카페를 찾 다가 골목으로 한참 들어가 너와집 형태의 어느 찻집으로 들어갔다.
큰 유리가 강 쪽으로 나있고, 전통 차와 몇 가지 주류를 판매하는 전통 시골집 형태로 지어진 찻집에서 창가에 마주 앉아 강물을 바라보며 마가목 차 한잔 들고 오랜만에 가져보는 형수와 다섯 살 아래 시동생의 진지한 대 화의 시간이 참 좋았다. 성격, 매너, 인물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젊은 농사꾼의 뚜렷한 주관도 들을 수 있었다. 8년 전쯤인가? 처음 만났을 때 누나라 부르며 따르던 고등학생 티도 다 벗지 못한 앳된 모습으로 아직도 기억 속에 남아 언제 만나도 좋은 사람이다.
뿌듯한 가슴을 안고 잊지 못할 추억을 안고 돌아온 지금 다시 한번 이번 일을 주관하시고 추진하신 좋은 이웃방의 연필님과 자오나눔님과 함께 동참 해주시고 수고를 해주신 봉사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해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