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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이루마 창작초연극 '비보(悲報)' |
절규 눈물 자책… 슬픔의 끝은 어디에… 연습실 가득 '고통의 몸부림'
‘가난 탈출’을 위해 선택한 군대에선 손가락을 잃고. 사회에선 ‘장애인’이라며 철저히 무시당하고. 알코올중독자인 아버지마저 스스로 목숨을 끊고….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서로 정신적으로 기대오던 여동생과의 사랑을 통해 동생은 아이를 갖게 되고. 그 죄책감으로 자신은 스스로 거세까지 한다. 더욱이 여동생은 자신의 아이를 낳다 죽고. 자신도 친남매사이인 부모로부터 나온 자식이란 충격적인 사실까지 듣는다. 김해 극단 이루마가 오는 주말 김해문화의 전당에서 선보이는 두 번째 창작초연극 ‘비보’(悲報). “외로워서 너무 외로워서 그랬어요. 지영이도 저도 외로워서 그랬어요… 아니예요. 아줌마 잘못했어요. 그러면 안 되는 거였는데, 흑흑.” 작품의 실험성·배우의 열정 멋진 조화 인디밴드 라이브 음악 분위기 돋우고… 15~16일 김해문화의 전당 공연
동생 지영이 자신의 아이를 배고 하혈하며 쓰러지자 ‘상구댁’ 아줌마에게 눈물을 흘리며 하소연하는 장면이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정당성과 후회의 감정이 고스란히 무대에서 교차된다. 심상찮은 분위기가 흐르고…. 잠시 후 형우는 심한 자책감에 시달리다 ‘거세’라는 극단적인 행동을 벌인다. ‘콰쾅’하는 천둥 음향에 분위기가 더욱 을씨년스럽다.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형우를 본 지영은 또 다시 눈물을 흘리며 애절한 눈물을 흘린다. 장면 전환. 남매는 결국 반지만 주고받는 조촐한 ‘눈물의 결혼식’을 올린다. 아마 극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이리라. “아파. 너무 아파 아악.” 아들을 낳은 출산의 기쁨도 잠시. 지영은 혼절하고 끝내 눈을 뜨지 못한다. 또 다른 비보(悲報).
특히 이번 공연은 희곡이 영화 형식과 유사해 눈길을 끈다. 희곡도 영화 시나리오 형식으로 초안이 구성돼 영화 신처럼 장과 막이 여느 극보다 많고 스토리 전개가 빠르다. 또 부산경남 지방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인디밴드 록그룹 ‘탐밴드’(Tom Band·음악감독 임영철)가 직접 극의 모든 음향을 생생한 라이브로 들려준다. 작품의 작가이자 주연 형우역을 맡은 강승환(29)씨는 “영화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쓴 작품을 희곡으로 변환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극단적인 설정이지만 충분히 서민들 사이에서는 일어날 수 있는 일로 관객들이 충분히 공감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작품은 김해가락문화제 공식초청작이자 사랑티켓 참가작. 공연시간은 15일(토) 오후4·7시. 16일(일) 오후 5시. 글·사진=최승균기자 july9th@knnews.co.kr 어머니의 자살 후 아버지는 같은 고아원 출신 동생 상구댁의 술집에서 외상술을 마실 정도로 알코올중독에 이른다. 형우는 자신의 가난한 처지에 회의를 느끼고 군대를 자원하고 군대에서 고참의 장난으로 손가락이 절단돼 의가사 제대한다. 형우의 사고는 다시 삶의 희망을 찾으려던 가족에게 충격을 주고 아버지는 결국 자살한다. 장애로 인해 사회로부터 고립되던 형우와 오빠에게 연민을 느낀 지영은 형제애를 넘어선 사랑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은 다시 한 번 불행의 씨를 낳고 상구댁으로부터 형우는 충격적인 출생의 비밀까지 듣게 되는데…. 입력 : 2006-04-12 / 수정 : 2006-04-12 오후 4:06: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