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닝 홈케어
그 옛날 화장품이 없던 시절. 동서양을 대표하는 역사적 미인 클레오파트라와 양귀비는 맥주와 우유 목욕, 또는 어린이 소변 목욕 등으로 아름다움을 간수했다. 지금은 손만 뻗으면, 그리고 돈만 있으면 몇십 년간의 연구와 수백 차례의 실험을 거쳐 탄생한 믿음직한 화장품들이 내 것이 된다. 하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시중에 즐비한 판매용 화장품이 아닌, 나만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의 크림 같은 것을 꿈꿀 것이다. 또한 피부관리라는 것이 어디 눈에 보이는 효과만이 전부던가? 한가한 주말 오후 천연재료를 다듬고 강판에 갈고 이것저것과 섞어서 코스메틱 브러시로 천천히 펴바르는 그 과정은, 어릴 적 소꿉놀이 이상으로 재미있다. 천연재료로 홈케어를 할 때 우선 중요한 것은 청결이다. 시중에 파는 야채류에는 농약 성분, 공해로 인한 독소들이 조금씩 남아 있기 때문에, 말끔히 씻어내지 않고 피부에 바르는 것은 위험하다. 다음으로 참고할 사항은 자신의 피부체질에 잘 맞는지이다. 평소에 자신이 좋아하고 즐겨 먹는 재료라 해도 의심할 필요는 있다. ‘먹을 수 있다=피부에 안전하다’는 공식은 위험하다. 위장과 피부의 반응이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레몬의 즙을 내어 음식에 뿌려 먹거나 소주 반 병 정도는 무난히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라도, 레몬즙을 소주에 섞어 만든 화장수를 피부에 바를 경우 피부 트러블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는 뜻. 그러니 얼굴에 사용하기에 앞서 팔 안쪽이나 얼굴의 한 부위에 바른 후 20~30분 지켜본 후에 이상이 없으면 페이스 케어를 시작해야 한다. 보통 홈케어는 천연팩이 주종을 이룬다. 천연팩을 할 때에는 먼저 딥클렌징으로 멜라닌을 함유한 낡은 각질이나 모공에 깊이 낀 피지 등을 말끔히 제거한 후, 스킨으로 피붓결을 정리해준다. 팩은 재료를 슬라이스해서 붙이거나 갈아서 밀가루나 해초가루 등에 섞어서 발라주고, 농도가 묽을 경우 흘러내림을 방지 하기 위해 거즈 위에 바른다. 팩은 20~30분을 넘기지 말아야 하며, 미지근한 물로 팩제를 깨끗하게 씻어낸 후 찬물로 마무리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천연팩은 알로에나 오이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들에 함유된 비타민 C가 미백작용을 하고 산성 성분을 함유해 피부를 긴장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쓴맛이 느껴지는 오이꼭지를 잘라 색소 침착 부위에 아침저녁으로 꾸준히 문지르면 막 생기기 시작한 기미·주근깨를 엷게 할 수 있다고 한다.
다음으로 자주 이용되는 것은 과일팩. 어떤 과일보다도 비타민 C 함유량이 많아 미백효과가 뛰어난 키위, 딸기, 사과 등이 팩제로 사용되곤 한다. 딸기에는 피부과에서 미백용으로 처방하는 하이드로퀴논제와 비슷한 성분이 함유되어있다고 한다. 그 밖에 레몬이나 오렌지, 귤 등의 감귤류는 산성이 강해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해주고 붉은 피부를 하얗게 만들어 준다. 하지만 과일은 산성이 강하므로 밀가루나 해초가루 등의 다른 재료를 반드시 섞어서 사용한다. 과일 대신 우유에 밀가루와 함께 레모나나 살구씨 가루를 섞어 사용해도 기미와 주근깨를 없애는 데 효과가 있다.
그밖에 도전해볼 만한 화이트닝 홈케어로는 천연화장수를 만들어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갭플러스(www.gapplus.net)의 박선영 원장은 레몬 화장수나 상추, 오이 화장수 등을 미백용으로 권한다. 천연 화장수의 경우 재료를 깨끗이 씻어 얇게 썰거나 믹서로 간 다음 소독한 병에 알코올과 함께 넣고 커피 여과지에 걸러낸 후, 냉장보관하며 사용한다. 박선영 원장은 방부제를 넣지 않는 천연 화장수의 경우 변질의 우려가 있으므로, 조금씩 만들어 빨리 써버리는 것이 좋다고 전한다. 또한 방금 씻은 손이라도 세균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으므로 천연 화장수를 바를 때는 반드시 화장솜을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금산스킨클리닉의 양소진 원장은 감초 달인 물과 상백피 달인 물로 세안 마지막 단계에서 헹구거나, 거즈에 적셔서 팩을 하라고 권한다. 감초는 유전자에 영향을 주지 않고 안전하게 미백, 항산화, 항염기능을 하며, 상백피는 코직산(kojic acid)이 고농도로 함유되어 있어 미백화장품의 원료로 많이 쓰고 있다고.
단, 같은 화이트닝이라도 감초는 여드름피부에, 상백피는 기미가 늘어나는 중년 피부에 적합하다고 한다. 구하기 쉬운 재료를 이용하는 방법은 녹차티백을 우린 물로 세안하는 것인데, 피부가 건조해지기 쉬우므로 자주 사용하지는 말라고 덧붙인다. 마지막으로 생활 습괍을 바꾸는 것도 홈케어의 일환. 밤 늦게까지 TV를 보거나 일을 하지 말 것.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멜라노사이트 세포가 멜라닌 색소를 증가시켜 피부를 검게 만드는 작용을 촉진한다. 또한 스트레스는 하얀 피부의 강적. 스트레스가 쌓이면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쳐 멜라닌이 증가된다. 따라서 하얗고 건강한 피부를 원한다면 아로마 반신욕과 명상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그때그때 풀어줄
ⓒBAZAAR 뷰티에디터 | 김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