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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1915m. 신라 五岳의 남악으로 ‘멀리 백두대간이 흘러왔다’하여 두류산(頭流山)이라고
불렀고, 옛 삼신산의 하나인 방장산(方丈山)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달라진다’하여 이름붙인 지리산(地理山)을 독수리 5형제들이 다녀왔다.
독수리5형제: 산도우미님, kwd-cl-gus.님, 철의사내님, 강석철님, 단한칼
코 스: 칠불사-토끼봉-연하천-벽소령-세석-장터목-천왕봉-치밭목-유평-대원사
26일(수)
“부장님 잘 다녀오겠습니다.” 재빨리 인사를 마치고 집결지인 사상역으로 출발, 독수리5형제(산도우미님, kwd-cl-gus.님(이하 kwd님),철의사내님, 강석철님, 필자)들이 모여 하동행버스에 오른다.(19:05)
우리는 지금 지리산으로 간다.
하동에서 노~란택시에 가뿐히(?) 5명이 타고, 섬진강 줄기가 내려다 보이는 영당마을에 도착, 동네길을 오른다. 주위에 밤나무가 무성하다. 나무대문을 힘차게 밀고 kwd님의 고택으로 들어간다. 집이 소담한게 외갓집에 온 느낌이다.
본채를 kwd님이 혼자(?)허물고 현재는 텃밭으로 이용한단다. 처마밭엔 상추, 머구, 허브 등이 풍성하다.
간단하게 배낭을 정리하고 아궁이에 장작을 넣어 사랑채에 군불을 때고, 삼겹살파티를 벌인다. 내일을 위하여 건배를 하고 자정을 조금 넘어 잠자리에 든다. 소쩍새 소리가 은은히 들려온다.
27일(목)
5시에 기상, 간단히 아침을 먹고 어제 이미 불러놓은 택시를 타고 산행시작점인 칠불사로 향한다.
칠불사로 가는 길인 하동-구례간 국도는 매번 올 때 마다 절경이다.
매실이 익어가는 섬진강을 왼쪽으로 끼고 시원하게 달린다.
애인끼리 손잡고 걸으면 절대 헤어지지 않는다는 쌍계사 십리 벚꽃길을 지나 전국 제일로 쳐주는 하동 차밭을 지난다.
멀리 반야봉이 보인다. 제법 깊은 계곡을 지나 칠불사 주차장에 도착(07:00)한다.
신라시대 7명의 왕자가 성불하였다 하여 이름 붙여진 ‘칠불사’. 산도우미님이 귀엣말로 중국에서 본 식당하고 비슷하게 생겼다고 농담을 한다.
등산화끈을 조여 매고 대장정을 시작하려는데 왠 아저씨가 ‘칠불사-토끼봉’구간은 출입통제구역이란다. 과태료가 일인당 50만원이라고 엄포를 놓는다.
하지만 우리가 누군가. 독수리5형제 가는 길을 막을 자 그 누구랴. 물통에 물을 채우고 지리산자락으로 곧장 진입한다.
처음부터 난관의 연속이다. 길이 없다. 10여분 간 키보다 높은 산죽군락을 헤치면서 길을 찾아 헤맨다.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는 것 같다.
관록의 kwd님이 고생 끝에 진입로의 꼬리를 찾아낸다.
힘들게 길 위로 올라가니 무명스님의 부토탑이 우릴 보며 빙긋이 웃는다.
머리끝까지 올라간 배낭이 무거워서였을까? 어제 마신 단합주가 과한 탓 이였을까? 등반시작부터 다들 헉헉거린다.
9시에 참샘에 도착하여 간단히 땀을 씻어내고, 혹시 만날 줄 모르는 아가씨팀들을 위하여 매무새를 뽀대나게 고친다.
수선화가 만발한 무덤가에서 사진을 한컷하고 첫 이정표인 토끼봉으로 향한다. 10:25분 토끼봉에 도착. 사방이 구름속이다.
어제 민박을 하고 새벽04시30분에 산행을 시작하였다는 공단의 철인 3인방(머니박사님, 구름나그네님, 태양님)이 화엄사-노고단을 거쳐 토끼봉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반갑게 서로 인사를 나누고 조심하라는 말을 남기고 철인3인방은 우리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숲이 점점 빽빽해진다. 길 위 하늘이 잘 보이질 않는다. 연하천 산장으로 향하는 길가로 山竹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해발이 높아서일까? 山竹의 높이가 허리정도이다.
어둑어둑한 숲속의 山竹군락 속으로 조금 들어가 소리 낮춰 ‘동무들’ 하고 부르면, 山竹속에 숨어있던 하대치, 염상진이 누런이를 들어내며 나올 것 같다.
계속하여 전진, 사방이 온통 운무다. 다람쥐 한 마리가 이끼 낀 바위에 앉아 어서오라고 인사말을 건넨다.
산장을 얼마 앞두고 철제계단이 나타난다. 세어보니 57계단. 아직까진 가뿐하다. 336개의 나무계단을 내려가 연하천산장(해발 1480m)에 도착 , 무거운 베낭을 내려놓는다.
먼저 도착한 철인3인방님들은 식사가 한창이다. 흐르는 물통에 담가두어 시~원한 맥주를 한 캔씩하고 점심을 준비한다.
산사람답게 산장지기의 머리가 아가씨처럼 길다. 강석철님이 뒷모습만보고 ‘아줌마’라고 불 렀을 정도다.
배불리 점심식사를 마치고 식수를 보충 후 다시 출발(13:15), 벽소령을 향한다.
날씨가 좋지 않아 지리산의 비경이 보이질 않는다. 사방이 운무속이다.
kwd님이 멋진 말을 하신다. 육안(肉眼)으로 보지 말고 심안(心眼)으로 보란다. 사람이 변했다. 仙界에 올라와서일까? 神仙같은 말을 하신다.
벽소령까지 가는 길은 바위산이 많다. 등산로 양쪽에는 구상나무, 잣나무, 올벚나무, 삼백초, 백작약, 익모초, 천궁 등 희귀나무와 희귀약초들이 즐비하다.
능선을 따라 걸을 때 골짜기에서 치고 올라오는 안개들이 눈앞에서 휙휙 지나가는 것이 지리산에 왔음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해준다.
두개의 바위암릉인 형제봉을 돌아지나 벽소령산장에 도착한다.(14:47)
碧沼明月(벽소명월)이 지리산 10경중의 하나일 정도로 벽소령은 달구경 하는곳으로 유명하다. ‘벽소령의 보름달을 보지 못한 사람은 인생을 모른다.’라는 말이 있을정도다.
앞뒤로 전망이 좋은 벽소령에서 잠깐 쉬면서 2시간전 금연약속을 어긴 댓가로 산도우미님에게 약속한 시계를 억울하게(?) 강탈당한다.
仙界에 와서도 俗界의 행동을 하다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다들 배낭커버를 씌운다.
오늘 산행의 종착지인 세석까지는 6.3km남았다. 비는 오기시작하고 몸은 지쳐가지만 다시 산행시작. 한 20분동안은 오솔길수준이다. 그 이후로 다시 지리산의 비경이 펼쳐진다.
운무인지 구름인지 또다시 눈앞을 가리고 ,예전의 기억을 되새겨 벽소령 길의 경치를 그려본다.
초입부터 기대했던 아가씨팀은 한팀도 없다. 그 빈자리를 야생화들이 채워준다. 훨씬 예쁘다. kwd님은 놓치지 않고 지리산처녀들을 사진기에 담는다.
15:55분에 선비샘에 도착, 식수를 보충한다.
우리 뒤에 따라온 서울팀중의 한분이 지리산에 자주 출현하는(?)처녀귀신이야기를 해준다. 그분이 만난 스님말에 의하면 그 처녀귀신의 주소지가 선비샘 근방이란다.
그 서울팀들은 오늘 장터목산장까지 간단다. 초보자인 것 같은데 무리일 것 같아 걱정이 된다. 산은, 특히 지리산은, 쉽게 볼 산이 결코 아니다. 무리하면 안된다.
칠선녀가 내려왔다는 칠선봉을 지나(16:45) 우린 점점 지리산에 빠져든다. 영신봉(1651m)을 휘돌아 지나고 깔딱고개를 지나니 끝없이 올라가있는 철계단이 눈앞에 나타난다. 어쩔도리가 없다. 올라가는수 밖에...
몇 구비를 돌아돌아 나무계단길을 내려오니 지리산에서 제일 규모가 큰 세석산장이 구름속에 보인다.(17:40) 독수리5형제 모두들 아직 건재하다.
kwd님과 철의사내님이 5형제의 잠자리를 배정 받으로 가고, 나머지는 저녁식사를 준비한다. 단체로 온 팀이 있어 산장이 씨끌벅적하다.
서둘러 오늘의 마지막 식사를 하고, 역시 먼저 도착한 철인3인방님들과 소주를 한잔씩 한 후 잠자리에 든다.
비 내리는 세석산장의 밤이 깊어간다.
28일(금)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눈을 떠니(05:00), 모두들 일어나 산행준비중이다. 모포를 반납하고 아침 식사 후 산도우미님과 kwd님의 소개로 식수대 밑길에 있는 음양수(陰陽水)에 물을 담으로 간다.
음양수는 陰水와 揚水가 合一하여 바위속으로 들어가는 샘물인데 이 물을 마시면 득남(得男)한단다. 俗界로 내려가 한잔에 만원씩 받고 팔 작정으로 한통가득 받아서 돌아온다.
취사장에 돌아오니 엥! 크나파리님이 혼자 밥을 짓고 있다. 계란2개도 삶아온 것 같다.
놀래서 가까이 가보니 아니다. 뒷모습은 똑같다.
산도우미님이 살짝 말을 건네니 냉냉하다.
확실히 크니파리님과는 다르다.
세석산장을 뒤로하고 천왕봉을 향하여 독수리5형제 다시 출발한다.(06:50)
왼쪽으로 내려가면 백무동, 오른쪽은 거림이다. 아무래도 오늘은 비가 제법 올 것 같다.
‘비가오면 어떠리 눈이오면 또 어떠리~’ 날씨에 괴이치 않고 장터목쪽으로 난 계단길을 오른다.
세석평전은 자연생태계 복원이 진행 중이다.
안내문을 보니 50년 전에는 주목군락지로서 낮에도 컴컴할만큼 주목이 무성한곳 이였단다. 역시 산행시작30분은 힘들다. 다리가 팍팍함을 느낀다. 조금 걸으면 나아질 것이다.
날씨가 좋았으면 세석평전의 아름다운경치가 한눈에 보일 지점까지 와서 숨을 한번 돌리고 길을 잡는다.
세석에서 촛대봉가는 길은 돌로 잘 다듬어져 있다. 바람이 거세서 몸가누기가 힘들다.
길가의 병꽃나무가 너무 예쁘다. 꽃이 병처럼 생겼다.
머리위로 기암괴석이 즐비하다.
어릴적 구름으로 동물모양을 그리듯 바위들로 여럭가지 그림을 머릿속에 그려본다. 장터목가는 길에 고사목이 멋지다. 괜히 먼져갔다 사진찍으로 다시 돌아왔다.
연하봉을 지나(08:15) 장터목산장에 도착한다.
장터목산장은 지리산8개산장중에 제일먼저 생긴 산장으로 시골장터처럼 시끌벅적하다고해서 장터목으로 이름 붙여졌다한다.
배낭 수십개가 정리되어있는걸 보니 단체팀이 배낭을 벗어두고 천왕봉에 올라간 것 같다.
커피를 한잔씩하고 지리산 제일봉인 천왕봉을 향해 길을 잡는다.(08:45). 정상이 가까워져서인지 오르막경사가 만만치 않다.
내려오는 사람들 피해 조심조심 길을 계속 간다.
여기까지 온 우리에 대한 선물일까?
동네사람들의 성화에 못 이겨 새색시 살포시 고개 들어 고운미소 보여주듯, 간간히 구름사이로 지리산이 웅장한 모습을 들어 낸다.
천왕봉을 앞두고 하늘로 올라가는 관문인 通天門의 절묘한 모습이 눈앞에 나타난다.
뭐라 표현하기가 힘들다. 감탄이 절로 나는 절경이다. 너도 나도 통천문에서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이제 하늘로 올라간다. 마음을 다시 한번 가다듬고 登天한다.
얼굴에 부딪히는 구름바람이 더 세다.
드디어 천왕봉이다.(09:30)
해발1915m, 지리산 제일봉이다.
이정석에는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라고 적혀있다. 모두들 잠시 숙연해진다.
멀리 반야봉과 노고단, 지리산의 웅대한 산맥이 보이지 않음을 다시 한번 아쉬워하며 마음속으로나마 그것들을 그려본다.
독수리5형제 기념사진을 찰칵하고 대원사 쪽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말이 하산이지 갈길이 아직멀다.
하산길에도 봉우리가 몇 개 남아있다.
본격적으로 비가 내린다. 판쵸를 꺼내입고 조심조심 길을 간다.
10시10분경 중봉(1874m)을 도착한다.
중봉에 오는 길에 부상1호가 발생했다. 정도는 병가10분수준ㅎㅎ, 철제계단에 미끌어져 손가락과 허리부분에 아주 아주 가벼운 찰과상. 대일밴드 두개로 처지완료하고 kwd님에게 근무배려해주라고 농담을 건넨다.
써리봉까지 가는길엔 오르내리는 철제계단이 많고, 어여쁜 야생화들이 즐비하다.
kwd님이 그네들을 사진에 담느라 바쁘다.
여러개의 줄기속에서 한개의 꽃대가 쑥 올라나와 핀 앙증맞게 작은꽃이 우리들의 발길을 자꾸만 잡는다.
10시 55분 써리봉에 도착, 치밭목산장까지는 1.8km 대원사까지는 9.5km남았다.
공사가 한창인 치밭목산장에 도착하여 목도 축일 겸 주인장에게 잘 보일 겸 캔맥주를 한잔씩 한다.
점심으로 해먹은 누룽지라면이 일품이라며 서로 먼저 농심회사에 제안할거라고 난리다.
한팀이 더 산장으로 들어온다. 완전히 물에 빠진 생쥐모습이다. 우리모습도 그렇겠지!
한 녀석은 초등6학년이란다.
아빠와 왔는데 피곤해 보인다. 빨리 라면 끓이라고 아빠에게 응석부린다.
산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하산.
내려오는 길은 환상특급 어드벤쳐 모험 대탐험이다.
협곡을 지나고 계곡을 지나고 절벽길을 지난다. 하늘이 보일질 않는다.
대원사계곡길이 거의 아마존수준이다.
발앞에 뭔가가 꼬물꼬물거린다.
자세히 보니 갓 부화된 듯한 새끼꿩이다. 6마리쯤 되는 것 같다.
하얀색몸통에 등줄이 갈색이다. 어미꿩인 듯 까투리 한 마리가 저 만치에서 새끼를 보호할 모양으로 우리를 째려본다.
암만 독수리5형제들이지만 그네에게 눈싸움이라도 이길 마음이 전혀 없다.
그들이 갈 길을 가라고 애써 못본 체 한다.
모두 사라진 뒤 비속에 길을 재촉, 이번에 는 다람쥐가 나타났다 사라진다. 아마도 잘 가라고 인사를 하는 모양이다.
절경인지 비경인지 선경인지 표현할 수 없이 아름다운 계곡을 따라 밑으로 밑으로 내려온다.
하늘을 보니 이젠 구름이 머리 위에 있다. 많이 내려온 모양이다.
山竹의 키도 어느새 무릎정도이다. 대장정의 마지막 코스를 즐길 장소를 물색하던 중 갑자기 속세가 눈앞에 부딪힌다.
아! 어느새 다 내려왔구나.
仙界와 俗界의 경계쯤에 있는 계곡에 독수리5형제 너나 할 것없이 모두 몸을 풍덩 풍덩 담구고, 지리산계곡물을 마음껏 즐긴다.
동동주, 파전, 토종닭이라고 적혀있는 민박집의 간판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뒤돌아보니 다녀온 듯, 다녀오지 않은 듯한 지리산이 무심히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다.
그래! 무슨 말이 필요하리, 잠시 仙界에 다녀왔을뿐!
한동안 밟지않은 아스팔트길을 어색히 밟으며 조금 더 내려오니 해인사 말사인 大源寺가 나타난다.
경내를 한번 둘러보고 여전히 아름다운 대원사계곡을 따라 20여분 내려오니 시외버스주차장.(16:50) 주차장과 맞붙은 마당 넓은 동동주집으로 발길을 옮긴다.
첫댓글 수고했습니다. 어제왔는데 , 또 가고싶네여. 다음에 함 더가여.정말로 수고 많았네요. ^^*
아이! 참!참!참.......칠불사 낙조 생각나네.왜 이리 내 가슴이 뛸까??? 병 도지랄커네....
넘 부럽고, 두 눈 감으면 한폭의 그림속에 묻힐 것만 같아서... 곧 함 가야지.
산행일기 먹고나니 나도 가고싶어,지리산 바보님 한팀 만들어봐요.잘보고갑니다.
하마트면 온니,오빠들 몬볼뻔했시예~~~~~~~~~
억수로 부럽고예....근데 안개가 많고 비가많이와서 앞도 못보고 걸었다 카던데...ㅋㅋㅋ 사진은 억수로 잘나왔네예..아이고 부러버라. 글고 단한칼님 장마오면 벵에돔이 뜰때가 되었는디....함 출조 해부러야제...낙숫대 뺏쪽하게 갈아놨는디...
사진은 아직 못올렸슴- 현재 사진은 참고자료인것 같음-준비중에 있음-내일쯤 될려나?
진짜 진짜 수고 많이 했심더... 가까운 시일내에 함 갈라꼬 매일 장산을 오르며 체력 단련하고 있심더... 조만간에 함 보입시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