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 - 2008년 1월 27일(日)
걸으면 생각을 하게 됩니다. 생각, 그 속에는 내가 있는 자연스런 사색(思索)입니다.
과거와 현재를 알게 되고, 보다 나은 미래를 그리는 내 인생의 전부,
곧 걷기의 성찰입니다.
그래서 나는 걸을 때에 행복합니다.
때문에 휴일인 오늘도 집을 나서 만보(萬步)인 나를 확인합니다
▲ 일단 동네 한 바퀴 돌 생각으로 집을 나선 만보, 아파트 정문 앞을 지나
업어지면 코 닿을 거리(1분)인 공원 후문에 도착했습니다. ▼
▲ 걷고 뛰는 사람들로 늘 부쩍이는 트랙
▲ 축구 경기를 주로 하는 운동장
준이와 욱이가 어려서 자주 찾던 어린이 놀이터
▲ 공원 한복판에 서서 만보네 집을 Zoom 가까이 당겨봅니다. ▼
▲ 도서관 앞 벤치에는 장기와 바둑을 두는 노인들로 늘 북새통인데
'훈수' 때문에 실랑이가 벌어질 때도 있지요.
▲ 헬스, 에어로빅을 비롯한 각종 운동을 할 수 있는 체육센터에서
한때(4년) 수영을 했던 물찬 제비?ㅋㅋ 만보였습니다.
▲ 이상, 트랙을 한 바퀴 돌면서 디카로 담은 고척근린공원의 모습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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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으로 만보가 즐기는 코스길~ 공원 후문 쪽에 바로 연결 되어진 동네 뒷산을 오르니
▲ 동네 할머니 두 분이 정답게 얘기를 나누며 운동을 하시는데 참 보기 좋습니다.
나이들어 더욱 느끼는 건강이 가장 큰 재산이기에 그런가 봅니다.
그리고 또 이어진 산길을 조금 따라가다 보면 다닥다닥 붙은 다세대주택이 나오는데,
그 중에 하나인 6동 3층이 만보가 난생 처음으로 장만(1988년)했던 집입니다.
만보에게 아주 소중했던 집~ 아버지, 어머니, 동생, 동백, 나, 두 아들 녀석이
11년을 지냈던 일곱 식구 무지개 가족의 아름다운 공간(22평형)이었습니다.
▲ 다세대주택 바로 앞山의 들머리입니다.
▲ 겨울의 한적함 속에 아이와 함께 눈길을 걷는 아빠의 모습이 참 따듯합니다.
▲ 중간 지짐~ 동네 노인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담소도 나누고 고스톱도 즐기는 정자,
따듯한 봄이 오면 못 먹어도 GO 소리가 틀림없이 들릴 것입니다.
▲ 들머리에서 20분 정도 걸어 도착한 곳에 계단이 보입니다. 만보가 지난 시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새벽 운동을 할 때 10번씩 뛰어서 오르고 내렸던 47계단입니다.
▲ 계단을 올라 역기도 들고 이렇게 운동을 했습니다. ▼
▲ 허리 통증~ 교통사고 후유증에서 해방된 거꾸로 보는 세상입니다.
어린이들은 절대로 X X X X X 어른들도 조심 X X
▲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그때를 생각하며 귤 하나 까 입에 날름 넣는데 새콤 달콤 아주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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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 이동~ 각종 운동기구가 있는 해맞이 동산 앞의 풍경입니다.▼
남녀노소 누구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곳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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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까지가 만보네 집과 바로 인접한 동네(구로구 고척동) 공원과 동산의 풍경 -끝-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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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리 고 ▼
▲ 이웃 동네 동산으로 향하는 내친김의 발걸음입니다.▼
▲ 신트리지구에 위치한 계남근린공원의 들머리인데
▲ 부자 동네(양천구)라 그런지 정자도 아주 멋집니다.
▲ 이곳에도 노인들로 부쩍~ 부쩍~ 윷놀이 풍경이고요
▲ 게이트볼 그리고 족구
장기와 바둑, 어느 공원에서나 볼 수 있는 우리들이 사는 세상의 노인들...
만보도 노인이 되었을 때~ 갈곳 없어 이곳에서 서성일지도 모르겠다는~
아주 추운 겨울 이야기~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인생길이기 때문입니다.
▲ 집을 나선지 두시간이 조금 지나
▲ 무작정 걸어 발길이 닿은 곳은 만보네 집과 정 반대쪽인 신월동이었습니다.
이젠 집으로 가야지 하는 찰라, 문득 떠 오르는 동그란 얼굴~ ▼
▲ 20분이 걸려 도착한 옛 직장 선배님 댁이었습니다. 일명 산적이라고 불리셨던 선생님은 퇴직 후에도
건강의 상징이셨는데, 작년에 그만 큰 병환으로 수술을 받고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습니다.
▲ 집에만 있는 생활이 아주 따분하다기에 찾은 곳이 당구장이었습니다. 2 : 0 스트레이트로 깨진 만보,
그래도 기분 좋았습니다. 오늘은 지는 게 무조건 이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구가 끝나고, 선생님 댁과 바로 인접해 살고 있는 따님 가족과 함께했는데 우리 딸 경민이가
병환 중에 아들 이상의 노릇을 했다며 몇 번이나 말씀하시는 선생님...
그렇게 좋아하던 술이 그림의 주(酒)가 되어 사위와 주거니 받거니 술잔을 나누는 만보였습니다.
아들만 둘인 만보 큰일입니다.
요즘은 여성 파워시대로 주변 곳곳에서 들려오는 딸들의 힘이 대단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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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끝- 선생님의 쾌유를 기원하며 집으로 향하는 만보~ ▼
▲ 구경삼아 재래시장(신월동 신곡시장)에 들렀다가 ▼
▲ 그 맛나다는 한라봉 만 냥어치를 사는데 동백이가 떠오릅니다. "아저씨 하나만 더 주세요."
실랑이 끝에 기어코 하나의 덤을 얻었을 내 여자 마누라였기에...
만보, 목구멍에서 간질간질 "하나만 더..." 하려다가 그만 침이 꼬올~깍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에누리 절대 못하는 만보(남자)의 쓰잘 데 없는 자존심... 꼭 죄를 짓는 것 같은
왠지 모를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 그리고 집으로 가는길의 정랑고개~ 정과 사랑의 준말입니다.
양천구 신정동 신정로 상에 있는 고개로, 아주 옛날 한강변에서 육로를 이용하여 바다로 갈 때
가장 빠른 지름길이었다는 역사적 가치에 현재 학계에서 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고개를 넘어 낮에 들러 놀았던 만보 동네 뒷동산에 도착했습니다.
아무도 없어 인기척 없는 고즈넉한 공원~
가로등 불빛이 점점 깊어가는 어둠을 말해주어
빨리 집에 가고 싶어집니다.
종
종
걸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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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만보네 집이 눈에 잡히고
▲ 현재 시간 밤 8시 50분, 집을 나선지 7시간이 걸린
▲ 만보의 동네 한 바퀴~ 걷는 만큼 비례하는 萬步의 곱빼기 행복이었습니다.
첫댓글 만보님 느~~을 건강하시고,행복 가득 가득 하세요^*^
만보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희망의 미래가 있는 포토에세이 아주 멋져요.
감사합니다. 걸을 때의 행복 바로 내일의 희망입니다.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계시는 만보님이 보기좋답니다.동백님 발도 빨리 낫기를 바랄께요.
고마워요, 동백이 엉뎅이 뭉개고 아주 잘 지내고 있답니다. 앞으로 한 달 정도 깁스 상태...
향기님의 고운 향기가 그대로 전해 오네요. 감사합니다.
좋은 동네 입니다..... 혼자 말고 둘이여야 하는데...빠른 쾌유를 빕니다리모렐링 때문에 이사가야 한다면 그곳으로 가고 싶다는 광태형수의 생각
그리 된다면 만보와 동백이 맨발 벗고 마중 나가지요.
물 흐르듯이 흘러 가는 잔잔한 삶의 메아리~~~입니다.
아직 한 참 부족한 만보, 꾸준히 정진하여 삶의 아름다운 메아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멋진 동네에 사십니다.^^ 사진도 수준급이라 아고, 부러버라.^^
자굴산 산 기슭의 명지님 댁은 그림 같이 정말 아름답지요.
知天命의 年歲에도 평행봉에서 꺼꾸로? 폼이 각이 살아있습니다.ㅎㅎ 건강 하시고요... 집 주변의 구경을 잘 하였습니다.
늘 아낌없는 격려와 사랑으로 만보에게 희망을 주시는 초록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