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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볼트너트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생나기헌/화성
초창기 자동차는 말만 없을 뿐 그 모습과 성능이 마차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지금이야 자동차라는 번듯한 이름이 있지만 당시에는 이 생소한 기계에 붙일 마땅한 이름이 없어 사람들은 ‘가스 버기’(Gas buggies) 또는 ‘말 없는 수레’(Horseless carriages) 등으로 불렀다. 자동차(Automobile)라는 정식명칭은 1876년 프랑스에서 채택된 것으로 ‘저절로 움직인다’는 뜻. 단기통에 최고출력이 1~2마력에 불과한 초보 수준의 엔진과 단순한 구동, 조향장치를 갖춘 초창기 자동차는 짧은 거리를 말보다 느린 속도로 오갔고 값도 비싸 부자들만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후 빠른 속도로 기술이 발달해 엔진 성능이 좋아지고 대량생산 시스템을 도입해 값도 싸지면서 일반인들도 여러 가지 용도로 차를 타게 되었다. 메이커는 자동차의 대중화에 발맞춰 고객 취향에 따라 차종을 세분화시켰다. 남다른 멋을 추구하고 싶어하는 운전자들의 욕구와 시대적 분위기를 반영한 유행도 변화를 부추겼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것은 오늘날 무척이나 다양해진 자동차 모양들이 여전히 마차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 자동차는 크게 구조, 모양, 용도에 따라 분류된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양한 장르를 섞는 크로스오버 경향이 유행을 타면서 그 경계선이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다.
구조에 따라
1박스(1box)
네모난 상자 모양의 자동차를 말한다. 국산차로는 타우너, 베스타, 그레이스 같은 승합차가 여기에 해당된다. 많은 사람이 탈 수 있고 시트 배치가 자유로워 다목적으로 쓰이고, 보통 엔진이 운전석 밑에 자리해 공간확보에 유리하다. 엔진이 운전석(혹은 조수석) 아래에 달린 레이아웃을 일컬어 ‘캡오버 타입’이라고도 부르고, 국내에서는 기아가 지난 81년 선보인 봉고가 원박스카의 원조격 모델이다.
1.5박스(1.5box)
기본 모양이 2박스와 같지만 엔진룸 부분이 아주 작은 스타일. 요즘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다목적 차에 많고 국산차 가운데는 스타렉스가 이에 해당한다. 1.5박스 스타일은 엔진이 운전석 밑에 있는 캡오버 스타일의 약점을 보완하는 목적이 크다. 엔진을 운전석 앞에 놓아 정비편의성이 좋고 충격흡수공간도 넉넉해지므로 충돌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컨버전 밴의 베이스 모델로 인기를 끌고 있다.
2박스(2box)
엔진룸과 승객실만 있는 형태로 트렁크는 승객실에 포함된다. 오래 전부터 밴과 왜건 모델에 쓰였고, 80년대 이후 앞바퀴굴림 차가 유행하면서 공간확보에 유리한 점을 무기로 소형차 디자인(해치백)의 유행으로 자리잡았다. 세기의 디자이너 알렉 이시고니스가 설계한 소형 앞바퀴굴림 차 미니를 보면 제한된 틀에서 최대한의 실내공간을 뽑아낸 2박스 스타일의 매력을 엿볼 수 있다. 폴크스바겐 골프도 대표모델. 최근 스즈키 왜건R 등 톨보이 스타일의 소형차가 유행하면서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다.
3박스(3box)
차체를 옆에서 보았을 때 엔진룸, 객실, 트렁크의 구분이 뚜렷한 스타일로 애써 짜내지 않아도 적당한 실내공간을 얻을 수 있는 준중형급 이상의 차가 주로 이 스타일을 고집한다. 미국에서는 세단, 영국에서는 설룬, 독일에서는 리무진 등 나라별로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최근 자동차업계에 각 장르의 특성을 섞어 만드는 크로스오버가 유행하면서 해치백 또는 쿠페 등과 꼬집어 구분하기 어려운 디자인도 많이 나오고 있다.
모양에 따라
쿠페(coupe)
2인승 마차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앞좌석에 비중을 둔 스타일. 과거에는 뒷부분의 천장이 낮고 유리창 경사가 심해 뒷좌석에는 승객이 타기 불편한 모델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4명이 편하게 탈 수 있는 쿠페도 많이 등장했다. 그래서 꼭 2인승이 아니어도2개의 큼직한 도어를 갖추고 세단에 비해 날렵한 스타일을 갖춘 운전자 중심의 차를 요즘은 쿠페라 부른다. 보통 같은 플랫폼에서 세단과 쿠페 두 가지 형제 모델이 만들어진다.
컨버터블(convertible)
차 지붕을 헝겊이나 비닐 같은 부드러운 소재로 만들어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스타일의 차를 말한다. 소프트톱,카브리올레와 같은 의미로 영국에서는 드롭헤드라 부르고, 옆창이 없는 컨버터블은 로드스터, 4도어 컨버터블은 페톤이라고 구분한다.최근에는 벤츠 SLK와 SL, 렉서스 SC430 등 철판으로 만든 뚜껑을 전동으로 여닫아 지붕이 닫혔을 때는 쿠페처럼 완벽한 밀폐성을 자랑하는 모델도 등장해 ‘컨버터블은 불편함을 감수하고 타는 차’라는 고정관념을 깼다.
하드톱(hard top)
소프트톱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딱딱한 철판이나 플라스틱 지붕을 갖춘 차를 말한다. 처음에는 손으로 떼고 붙이는 톱이 많았지만 점점 보디와 일체화되어 떼어낼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 하지만 옛 자취가 남아 사이드 윈도에 B필러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2도어 모델이 많지만 지난 80년대 이후 일본을 중심으로 스타일을 살리고 시야를 넓히기 위해 B필러를 윈도 안쪽으로 감추거나 아예 없애버린 4도어 세단이 유행하기도 했다. 이런 유행이 배어 있는 국산모델이 마쓰다 루체를 베이스로 한 기아 엔터프라이즈로 B필러를 도어에 달지 않고 사이드 윈도 뒤로 숨겨 디자인 완성도를 높였다.
리무진(limousine)
승용차 길이를 늘이고 운전석과 뒷좌석 사이에 유리 칸막이를 단 호화 모델. 전문업체에서 양산차의 길이를 늘여 꾸민 차가 대부분으로 기본 휠베이스를 늘였다는 의미에서 ‘스트레치드 리무진’이라고도 부른다. 리무진이 가장 인기를 끄는 미국에서는‘리모’라는 애칭도 쓴다. 많은 제조업체들이 캐딜락, 링컨 등의 고급차는 물론 SUV, 스포츠카까지 다양한 모델로 리무진을 만들고 특수차를 원하는 고객이 많아 방탄 꾸미기를 겸하는 곳도 있다. 일반 세단형 차를 리무진이라고 부르는 독일에서는 이런 차를‘풀만 리무진’이라고 구별해 부른다.
노치백(notch-back)
우리가 흔히 접하는 승용차의 일반적인 타입으로 차체를 옆에서 보았을 때 엔진룸, 객실, 트렁크의 구분이 뚜렷한 3박스 디자인이 특징이고, 특히 캐빈룸과 트렁크 부분의 구분이 확실한 차를 가리킨다. ‘층이 진’이라는 뜻의 영어(notch)에서 유래된 명칭으로 지붕에서 C필러, 트렁크로 이어지는 라인이 계단처럼 꺾여 있음을 나타낸다.
해치백(hatch-back)/왜건(wagon)
트렁크룸과 승객실이 하나로 된 2박스카를 말한다. 해치(hatch)의 사전적 의미는 ‘천장, 지붕, 마루 등에 만든 출입구의 뚜껑’. 스윙백, 오픈백이라는 말로도 불리고 대표적인 모델로 폴크스바겐 골프가 있다. 한편 왜건은 일반적으로 해치백보다 뒷부분이 길고, 3박스 세단의 지붕을 연장해 만드는 경우가 많다. 넓은 화물공간이 특징.
패스트백(fast-back)
루프에서 트렁크로 흐르는 선이 비스듬한 스타일을 말하고 쿠페 등이 해당된다. 일반적인 세단형보다 스포티한 스타일 때문에1930년대 유선형 유행을 타고 미국, 프랑스, 이태리 등에서 인기를 끌었다. 뒤창과 트렁크 리드가 일직선을 이루던 현대 포니가 대표적인 패스트백 디자인이고 최신 모델로는 벤틀리 컨티넨탈 GT를 꼽을 수 있다.
플레인백(plane-back)
스포츠카나 미드십 수퍼카처럼 높이가 낮은 차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스타일이다. ‘플레인’은 평면이라는 뜻.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의 엔진룸 뚜껑을 연상하면 이해하기 쉽다.
용도에 따라
스포츠카(sports car)
거주성, 경제성보다 달리기 성능에 초점을 맞춘 차로 쿠페나 컨버터블 스타일이 많다. 최근 다양한 차종의 장점을 섞은 차들이 선보이면서 과거처럼 스타일이 성능을 모두 대변하지는 못하지만, 스타일은 여전히 스포츠카의 이미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차체와 무게중심이 낮고 동력성능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고 엔진, 서스펜션 등에 성능향상을 돕는 여러 장비를 갖추었다.급코너링 때 몸을 지탱해 주는 버킷시트, 지름이 작은 스티어링 휠 등이 기본장비.
RV(Recreational Vehicle)
놀이차, 즉 야외 나들이에 알맞게 꾸민 차를 뜻한다. 국내에서는 일본처럼 SUV와 미니밴을 통틀어 RV로 분류하지만 레저문화가 발달한 미국, 유럽 등지에서는 차 안에 취사도구와 잠자리, 욕실 등을 갖춘 클래스 A 모터홈과 클래스 B·C 미니 모터홈, 트래블 트레일러 및 트럭 캠퍼 등의 캠핑용 차를 아우르는 용어로 쓴다.
SUV(Sport Utility Vehicle)
단어를 그대로 해석하면 스포츠 다목적 차다. 4WD 시스템을 갖춘 경우가 많고 시트를 여러 형태로 바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보트나 트래블 트레일러 등을 견인하기 위해 배기량이 크고 기통수가 많은 대형 엔진을 주로 얹는다. 보통 험로주행을 위해 차고를 높여 핸들링이 승용차를 따라가지 못하지만 다양한 스포츠 및 레저활동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또 최근에는 포르쉐 카이엔 등 스포츠카를 넘보는 괴력의 성능을 갖춘 모델도 선보여 SUV에 대한 고정관념이 점점 허물어지고 있다.
프로토타입(prototype)
양산 전에 시험적으로 만드는 시작차(試作車). 모터쇼에 참고출품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하지만 판매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요즘에는 위장막을 뒤집어쓰고 테스트하는 차는 물론 한 대만 나왔다가 자취를 감춘 차도 프로토타입이라 한다. 한편 과거 유럽에서 열렸던 WSPC 등 내구레이스 선수권에서는 참가차가 양산이 아닌 경주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순수 레이싱카라는 의미에서 프로토타입이라 불렀다.
그랜드 투어링카(Grand Touring car)
과거에는 뚜껑이 있는 경주용 차를 그랜드 투어링카, 즉 GT카라 불렀지만 지금은 의미가 변해 장거리 고속주행에 알맞은 차를 통틀어 GT카라고 한다. 고성능이면서 장거리를 달릴 수 있게 실내공간이 넉넉하고 큰 트렁크를 갖춘 것이 특징. 자동차 역사가 깊은 유럽에서는 지금도 GT 경주가 자주 열린다. 하지만 스포츠카와 마찬가지로 엄격한 구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커스텀카(custom car)
자동차회사가 판매한 상태 그대로인 차를 스톡카(stock car)라고 한다. 이와 달리 차를 사서 오너의 기호에 맞게 개조한 차를 커스텀카라 부르고 이런 개조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을 커스토마이저(Customizer)라 한다. 2차대전 직전의 자동차 황금기에는 고급차 시장을 중심으로 보디를 주문제작하는 업체가 많이 있었다. 지금의 튜닝카도 커스텀카와 같은 성격으로 볼 수 있다.
크로스오버카(crossover car)
최근 모터쇼에 선보인 새차와 컨셉트카를 살펴보면 스포츠카만큼 빠른 트럭, SUV의 험로주파성을 겸비한 왜건, 로드스터 분위기의 SUV 등 다양한 차종의 성격을 섞어 장르의 벽을 허무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유행을 퓨전 또는 크로스오버라 부르고, 대표적인 모델로는 스포츠카의 동력성능과 SUV의 험로주파성을 두루 갖춘 포르쉐 카이엔이 손꼽힌다.
익스테리어
엠블럼(emblem)
메이커나 특정 차종의 이름 혹은 아이덴티티를 고유 디자인으로 표현한 장식. 그 자체가 메이커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진 속의 BMW 엠블럼은 원래 항공기 엔진을 만들던 BMW의 역사를 담아 항공기 프로펠러가 도는 모습에서 기본 형태를 따왔고, 본사가 자리한 독일 바이에른의 상징색인 화이트와 하늘을 의미하는 블루 컬러를 조합해 만들었다
도어 미러(door mirror)와 사이드 미러(side mirror)
70년대 프론트 펜더의 좌우측에 붙은 후방시야용 미러를 펜더 미러 혹은 아웃 사이드 미러라고 썼다. 요즘에는 뒤차의 위치와 거리를 알기 쉽도록 미러가 옆 유리창 가까이 옮겨져 도어 미러 혹은 사이드 미러라고 부른다. 전동식으로 조절되는 것은 물론 이슬이 맺히는 것을 막기 위해 열선을 넣은 제품이 흔해졌다
보네트(bonnet)와 후드(hood)
엔진룸을 덮고 있는 차의 앞부분 철판을 말한다. 경량화를 최고 과제로 삼는 경주차는 FRP나 카본섬유로 만들기도 한다.보통 경첩이 뒤에 달려 앞에서 열리는 것을 보네트, 뒤쪽에서 열리는 것을 후드라고 부른다. 요즘 차들은 보네트 타입이 대부분.후드 타입의 대표적인 모델로는 80년대의 BMW, 시보레 코베트와 다지 바이퍼 등이 있다 윈드실드(wind shield)
자동차의 앞유리로 실드는 차단한다는 뜻이다. 차종에 따라 윈드실드의 기울기가 큰 차이를 보이는데, 보통 원박스카들은 거의 수직으로 곧추선 반면 스포츠카들은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눕다시피 기울어져 있다
벨트라인(belt line)
옆에서 보았을 때 유리창과 아래쪽 차체 부분을 수평으로 구분하는 경계선. 벨트라인이 낮을수록 개방감이 크고 시야확보에 유리하다. 스포츠카는 디자인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보통 벨트라인을 한껏 끌어올리고 SUV 같이 덩치 큰 차들은 시야를 넓히기 위해 벨트라인을 끌어내린다
라디에이터 그릴(radiator grill)
엔진 냉각을 위해 외기를 빨아들이는 라디에이터 앞에 달려 차의 얼굴을 만든다. 원래는 차의 가장 앞부분에 달리는 라디에이터를 보호할 목적이었지만 요즘은 헤드램프와 함께 자동차의 표정을 완성짓는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이 때문에 메이커들이 그릴 디자인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몰딩(moulding)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 등의 주위에 붙이는 금속 또는 고무. 차체의 이음새를 가리거나 손과 손가락 보호, 다른 부품과의 시각적 균형을 맞추는 액자 테두리 같은 역할을 한다. 보디뿐 아니라 대시보드와 도어의 내장 등에도 두루 쓰인다. 일부 고성능 모델은 검게 칠한 몰딩으로 일반형과 차별을 두기도 한다
프론트 스커트(front skirt)
차의 앞 범퍼 밑에 스커트를 더하면 차체 밑으로 흐르는 공기 양이 적어져 고속에서 차가 떠오르는 현상(리프트)을 막을 수 있다. 프론트 스커트는 스포일러와 마찬가지로 공기역학적인 효과를 목적으로 해 흔히 스포츠성을 강조한 차에 달린다. 옆에 달면 사이드 스커트, 뒤에 달면 리어 스커트가 된다
헤드램프(head lamp)
밤길주행을 위한 조명등. 하우징 디자인에 따라 사각형, 원형, 타원형 등 다양한 모습을 띤다.리트랙터블(retractable) 헤드램프는 켤 때 보디 밖으로 나오지만 끄면 안으로 숨어버리는 방식으로 스타일이나 공기저항을 중시하는 스포츠카에 주로 쓴다. 국산차 가운데는 기아 엘란이 리트랙터블 헤드램프를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