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합격후기
'제가 이런 걸 쓰게 되다니..'
라고들 많이 적혀있더라구요.(다른 합격 후기에) 저도 그렇게 쓰게 되는군요. 허허. 이런 날이 오긴 오네요.
아래 부터 시작입니다. 좀 기네요. 이해하고 봐 주세요~
2010년 12월부터 언론고시에 발을 들였고 2011년 12월 서울경제신문에 입사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언시를 준비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 듯싶은 내용을 정리해보았으니 참고 바랍니다.
1. 처음
저는 언론관련학과 출신도 아니고 주변에 언론계로 진출한 선배도 없었습니다. 공부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졸업을 코앞에 앞둔 시점이었으니 시작도 그리 빠른 것도 아니었습니다. 당연히 토익은 물론이고 한국어능력시험 자격도 준비하지 않았고, 초심자인 저를 받아 줄 스터디도 없었습니다. 한 마디로 ‘심란’한 상태였지요.
그러던 중 새바치 스터디를 알게 되었고 비로소 논작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카페와 스터디를 오가면서 정보도 얻고 같이 공부할 친구들도 알게 되었습니다. 최소한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향성을 배운 시기입니다. 우물쭈물하지 말고 누구든 붙잡고 공부를 시작하세요. 필요한 자격증과 어학점수도 빨리 만들어 놓는 것이 좋습니다. ‘조금만 더 공부하다가’ 하다간 언론사 시험을 앞두고 토익 문제집을 들여봐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답니다.
언시의 초기에 가장 아쉬웠던 점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바로 ‘두려워서’ 언론사 시험에 응시하지 않았던 점입니다. 시험이 어떤지 실제로 경험해 봐야 빨리 감을 잡고 공부를 할 수 있는데 ‘난 준비가 안됐으니까’라는 생각으로 시험을 피했습니다. 혹시 이런 자격지심에 시달리고 있다면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꼭 최대한 많은 시험에 응시해 보시기 바랍니다.
2. 중간
글 쓰기는 ‘선생님의 지도’에 따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_^;; 그런데 마음대로 되지 않죠. 한다고 해도 거기서 거기이거나 며칠 쉬기라도 하면 오히려 퇴보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저도 제대로 못했지만 성실하게 꾸준히 쓰는 것이 논작 실력 향상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물론 꾸준히 쓰기만 하는 것이 끝은 아닙니다. 모든 글을 ‘첨삭’해야 합니다. 저는 초반에는 글만 쓰고 첨삭은 하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잘못된 습관이었습니다. 나중에 첨삭을 열심히 한 후부터는 글이 조금씩 늘어간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귀찮더라도 그날 쓴 글을 그날 첨삭하려고 노력하세요. 분명 훨씬 더 빨리 논작 수준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상식은 열심히 공부한 편이 아니라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지만 날마다 신문을 정독하고 단어를 정리하고, 시험 전에 언론사의 기출문제를 보면서 문제 출제 스타일을 보고 가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상식은 공부 범위가 넓어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감이 안 잡혀 결국 백지 상태로 시험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시험을 자주 보다 보면 약간의 감이 생깁니다. 중요한 단어가 무엇인지 나올만한 것이 무엇인지 조금은 보이니 기출문제들을 잘 보고, 힘들다면 박문각에서 나오는 상식책을 이용하세요.
언시 중간의 시기에서 포인트는 마인드 컨트롤입니다. 이 스터디 하다가 그만두고 저 스터디 하다가 그만두고, 언제나 지각하고 과제도 잘 안 해 가면서 ‘슬럼프’ 핑계 대고. 물론 정말 지치고 힘들 땐 쉬어야겠지만 정말 최악이 아니다 싶으면 성실해야 합니다. 감기에 걸린 날 도서관에 가도 몇 글자 못 볼지라도 일단 나가는 것이 생활 리듬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단 열심히는 하되, 조급해하지는 마세요. 조급해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하나도 없으니까요. 저는 성격이 느긋한 편이라 조급증에 시달리지는 않았습니다. 덕분에 필기에서 줄줄이 낙방할 때에도 아주 큰 타격은 받지 않았지요. 심지어 최종 면접에서 떨어질 때에도 그러려니 했습니다. ‘언젠간 되겠지’하는 생각으로 하다 보면 ‘언젠간’ 됩니다. 저는 마인드컨트롤 방법의 하나로 독서 스터디를 하면서 일주일에 한 권씩 책을 읽었습니다. 때.로.는(자주는 아니에요!) 언시와 상관 없는 책을 보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시험에 나오는 것이 뭘까?’ 하는 쓸데 없는 질문을 하면서 끌려 다니지 말고 자신만의 페이스를 찾으세요. 흔들리지 말고 꿋꿋하게 걸어가세요. 우리가 준비하는 것은 ‘시험’ 그 자체가 아니라 ‘기자’입니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공부하시기를.
3. 마지막
‘왜 기자가 되고 싶나?’, ‘우리 신문의 장단점이 뭐라고 생각하나?’, ‘기자란 무엇인가?’, ‘자신이 기자에 적합한 이유는?’
기상천외한 질문이 넘치는 언론사 면접에 저런 식상한 질문이 나올까 싶지요? 다 나옵니다. 단순하고 진부하지만 그래도 중요한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왜 기자인지 왜 그 언론사인지 그 이유를 꼭 미리미리 생각해 정리해둬야 합니다. 생각하다 보면 결코 쉬운 질문들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 면접은 멀었으니까’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미뤄두면 뒤통수 맞습니다. 자기소개서와 면접은 한 세트라는 것을 기억하고 자소서 대충 쓰지 말구요. 언제나 면접 때 어떤 질문이 나올지 생각하면서 쓰세요. 대충 쓰면 또 뒤통수 맞습니다.
실무평가는 이건호씨가 쓴 <언론 글쓰기 이렇게 한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주저앉아 언론글쓰기 관련 책을 주르륵 훑어 봤는데 그 중에서 가장 좋았던 책입니다. 학생이 쓴 글, 첨삭할 부분에 대한 설명, 첨삭 후 완성글까지 여러편 실려있어서 어떤 점을 고쳐야 하고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확실히 배우게 되는 책입니다. 실무평가는 좋은 소재와 아이디어가 매우 중요하지만 이런 책을 잘 읽고 가서 기사의 형식도 제대로 완성한다면 더 좋은 평가를 받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말을 하는 저도 실무평가는 한 번 밖에 안해봤어요ㅋ 다행히 통과는 했습니다.)
언시의 끝, 최종면접에 관해서 몇 가지 더 말씀 드리겠습니다. 일단 침착하세요. 떨려서 말도 제대로 못하는 면접자가 있었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딱할 정도로 답변의 내용도 부실하고 불안한 표정에 제가 더 불안해지더군요. 그러지 말고 ‘나도 회사를 면접하러 간다’는 기분으로 당당하게 가세요. 적당한 긴장은 도움이 되니 긴장한다고 더 긴장하지 말구요. 대답을 할 때에는 ‘이걸 말할까 말까’ 고민 말고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다 말하고 오세요. 저는 주저주저 하다가 마음 속으로 생각하던 대답을 다른 면접자가 대답해서 결국 몇 마디 못하고 나온 토론이 참 후회됩니다. 면접 하고 나면 ‘그 때 그 이야기를 했어야 했는데!’하면서 머리를 쥐어뜯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러지 말고 열정적으로 답변하면 분명 알아 줄 것입니다. 면접관들은 그 정도의 눈은 있는 사람들이니까요. 자신을 가지고 예의 바르고 성실하게 임하면 좋은 결과 있을 겁니다.
필기는 많이 봤지만 그 이상의 시험은 경력이 얼마 되지 않아 빈 공간이 많은 지침서가 되어버렸네요. -_ㅠ 어쨌건 이상으로 상당히 교과서적인 언시 준비에 대한 글을 마칩니다. 재미없고, 당연한 말들이지요. 하지만 이것도 하지 못하면 그 이상은 불가능합니다. 자신이 흐트러지 않도록 잘 다독이고 보살펴주는 것, 조급해하지 않고 꾸준히 공부하기. 이런 태도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의 실력이 어떻든, 현재의 조건과 환경이 어떻든 제 자리를 찾아가게 되어있습니다. 좋은 결과 얻으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선생님 이 게시판에 올리는 거 맞나요? 아니면 옮기셔두되요! ㅋㅋ
축하해요~~^^아이유 닮은 기자 탄생이네요~^^
하하 수강후기에 올리셔야되는데 옮겨주세요 ^^ 그리고 ㅇㅅ 씨 너무나 축하드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