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전원 이야기
서기 2003년 시월 하순의 무르익은 가을해가 어둑발을 내렸다.
배인환 시인이 조일남 시인과 양태의를 불렀을 때도 그랬다.
그때는 거기에 오류동음식특화거리를 알리는 무지개 탑은 없었지만 백 미터쯤 들어와 왼쪽 짧은 골목 막다른집의 지붕 위에서 ‘전원에서’라는 네온사인이 허름한 무지개를 띄웠다.
그렇다. 우리는 그 허름한 무지개를 안고 있는 줄도 모르면서 만나고 즐거웠으며 쓰고 보여주며 붕, 띄워주다가 가끔씩 서로를 꼬집기도 하였다.
지근에 ‘오류동 동전’의 ‘푸른감나무집(靑柿舍)’터가 있는 줄도 모르면서(더러는 알았겠지만) 네댓이 모이고 예닐곱으로 불어났다.
‘전원에서’라는 처소에서 무엇인가를 꿈꾸자고 무엇인가를 쓰며 이루자고 현재진행형의 합평회라는 걸 했다.
기왕이면 충실하게, 할 바엔 모범적으로 젊은이들의 시범이 되자고. 그렇게 해왔다.
우리들의 밑천이요 우리들이 가진 것은 이것뿐이니까.
그래서 <전원에서>가 내세우는 합평회의 특징은 아래와 같다.
첫째 반드시 합평작품집을 가지고 시행하는, 모범 합평회다.
둘째 가편집한 작품집을 받아 교정까지 보는, 바지런한 합평회다.
셋째 배달된 작품집을 미리 읽고 오는, 예습하는 합평회다.
넷째 합평 중간에 이달의 노래도 불러보는, 즐거운 합평회다.
다섯째 유명 문인을 모시고 지도 조언도 듣는, 알찬 합평회다.
여섯째 시민들 앞에 참여의 문을 활짝 열어 놓은, 열린 합평회다.
일곱째 1년에 한두 차례 바람도 쐬는, 상큼한 합평회다.
절차
❶ 1주일 전까지 작품 받기
❷ 가편집한 작품집을 전자편지로 보내기
❸ 3일전까지 교정한 작품 받기
❹ 교정한 합평집을 편집하여 보내기
❺ 합평 작품집 인쇄본을 배부하기
❻ 합평을 진행하며 일지 쓰기
❼ 합평일지 보내기와 교정
❽ 연간 합평작품집 합본을 만들어 보관하기
1. 연혁
○ 2003년 10월 24일 저녁, 배인환 시인의 초청으로 <전원에서>라는 카페에서 배인환 조일남 양태의가 만나
문학 이야기를 시작하다.
12월 모임부터 김지은 시인이 합류하여 간헐적으로 네 차례 만나다.
○ 2004년 6월부터는 다달이 만나 자작시나 좋아하는 작품을 나누고. 12월부터 이정웅 수필가가 합류하다.
○ 2005년 3월 23일, 카페 전원에서 김지은 배인환 조일남 양태의 시인과 양창환 이정웅 수필가가 모여
모임이름을 <전원에서>로 잠정하고, 회장 일을 배인환 시인이, 총무 일을 양태의 시인이 맡다.
9월부터는「전원에서」라는 합평집에 회원들의 작품과 추천시를 모아 감상하기 시작하다.
12월 15일에 전원에서 제1집 『나이아가라 민들레』를 내다.
○ 2006년 3월부터 점심모임으로 바꾸고 모이는 자리도 수시로 옮기다.
김지은 시인이 나가고 강가람(강정애) 시인과 안태승 이옥순 수필가가 들어오다.
12월 12일에 전원에서 제2집 『카마수트라Kamasutra』를 내다.
○ 2007년 박숙자 수필가가 합류하고 7월에 조일남 시조시인이 영면하다.
12월 11일에 전원에서 제3집 『다시 찾은 달빛』을 고 조일남 시인 특집으로 내다.
○ 2008년 2월 모임에 나요당(이소라), 4월 모임에 장혜원 시인이 합류하여 전원에서 가족 10명의 시대를 열고
12월에 전원에서 제4집 『아름다운 동거』를 내다.
○ 2009년에 장혜원 시인이 서울로 이사하고 미국에 거주하는 송향숙 사백이 잠시 함께하다.
전원에서 제5집 『가시나무의 계절』을 내다.
○ 2010년엔 정상순 시인(8월)과 이영(이영호) 동화작가(11월)가 합류하다.
‘이달의 그림(영상)’을 감상하고‘이달의 노래’도 불러 즐거운 합평회로 운영하기 시작하다.
대전문화재단의 지원(200만원)을 받아 전원에서 제6집 『뛰지 마』를 내다.
○ 2011년엔 강정애 시인(7월)과 이옥순 수필가(11월)가 일신상의 형편으로 휴가에 들어가고,
홍순갑 시인(1월)과 전영관 시인(8월)이 들어와 시 부문이 강화되다.
12월에 전원에서 제7집 『물에게 안부를 묻다』를 내고 부부모임으로 자축하다.
○ 2012년, 이영 동화작가가 먼 거리를 오고가기 어려워 그만두다.
대전문화재단에서 지원(300만원)을 받아 제8집『초록의 안쪽 가장자리』를 내다.
○ 2013년, 김태완 시인이 합류하고 제9집『행복이 손바닥 위에 있어도』를 내다.
○ 2014년 정상순 시인이 안식에 들어간 가운데 양태자 수필가가 잠깐 같이하다.
대전문화재단 지원(300만원)을 받아 『네거리에서』를 내다.
참관 손님으로 김현구 박사가 참석하여 수필 한 편을 발표하다.
○ 2015년 홍순갑 시인이 탈퇴하고 송찬영 이향순 시인이 합류하다.
열린 합평회를 열어 문학의 향기를 일반 시민과 공유하기 시작하다.
대전문화재단의 지원(300만원)을 받아 11집『그곳의 산하는 아름다웠다』를 내다. 전영관 동인이 작고하다.
○ 2016년에 이성(이성주) 시인이 합류하다.
전원에서 제12집 『슬픔을 반으로 잘라 사과처럼 먹었다』를 전영관 사백 특집으로 내다.
○ 2017년에 총무일은 이성(이성주) 시인이 맡고, 김현희 시인이 잠시 들렀다 나가고
문태경 서문완 안병석 시인이 준회원으로 합류하다.
2. 초대 손님
합평회를 통한 창작 능력 향상을 도모하고자 원로작가를 비롯한 유명 작가를 초대하여 지도 말씀을 듣고
있는데 그 동안 초대한 손님은 다음과 같다.
○ 강신용, 고창수, 권득용, 김금용, 김동호, 김명원, 김백겸, 김순진, 김영은. 김용재, 리헌석, 맹숙영, 변재열,
빈명숙, 송영숙, 안용산, 안초근, 양애경, 윤월로, 이극래, 이대영, 이면우, 이봉직, 이생진, 이섬, 임강빈,
임영봉, 장덕천, 장월근, 장혜원, 전민, 정상순, 전영관, 조남익, 최광임, 최송석, 홍순갑, 황희순 시인
○ 박헌오, 유동삼, 이상덕 시조시인
○ 이진우 소설가
○ 강표성, 류인석, 문희봉, 박권하, 박용희, 원종린, 윤승원, 이명환, 이린, 이옥순, 최일순 수필가
○ 김영훈, 이영(이영호) 동화작가
○ 박일애 선무용가, 안성군 대금연주가, 현승엽 가수 등도 함께하여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2016년 말 현재 연인원으로
시인(시조 포함) 쉰여섯 분, 수필가 열네 분, 소설가 한 분, 동화작가 두 분이,
시 101편 산문 21편을 발표하고 지도하여 주시다.
3. 마중 손님
2015년부터 문학인구의 저변 확대와 문학의 기쁨을 시민들과 공유하고자 ‘열린 합평회’를 시작하다.
참석을 희망하는 시민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회비는 받지 않고 발표한 작품을 마중글로 싣다.
○ 시(시조 포함)에 김동민 김영금 문태경 서문완 안병석 엄희문 유수봉 이향순 인설현 임영수
○ 수필에 김헌구(2015년) 홍사숙 김덕희 명문식
4. 저서
○ 2004년, 양태의 시인이 시집 『耳鳴』을, 배인환·양창환·이정웅·조일남 동인이 공동수필집 『네 잎』을 내다.
○ 2005년, 배인환 회장이 김구용 평전 『완화초당浣花草堂의 그리움』을 내다.
○ 2006년, 조일남 시인이 시조집 『비 갠 뒤 식장산 가니』를,
배인환 회장이 영역시집 『Poems of In-Hwan Bae』를 내다.
○ 2007년, 배인환 회장이 수필집『아버지의 원두막과 어머니의 유품』과 시집『만재도』를,
박숙자 사백이 수필집『때때로 찍는 쉼표』를 내다.
○ 2008년, 고 조일남 유고 수필집『두 고향』과 유고 시집『왼손잡이』출간을 주선하여 6월에 내다.
○ 2009년 7월, 배인환 회장이 제6시집『꽃다지와 느티나무』를 내다.
○ 2010년 8월, 이옥순 사백이 처녀 수필집『단감과 떫은 감』을 내다.
○ 2013년, 안태승 사백이 제2수필집『삶의 쉼표』를 내다.
○ 2014년, 배인환 회장이 제3수필집『부처님 마음』, 전영관 시인이 시집 『철새를 보내며』
홍순갑 시인이 제5시집『누가 나를 부르는가』를 내다.
○ 2015년, 배인환 회장이 북,중남미 여행일기『피닉스』『그라운드 제로』『마야와 잉카』『메일과 수필』을 내다.
○ 2017년, 이정희 사백이 작고한 부인의 생애를 조명하고 그리워하는 글을 담은『蕙園의 삶과 敎育』을 내다.
5. 수상
○ 2006년, 시집『어오러지어오러지』로 글판에 나온 양태의 시인이 월간 《스토리문학》신인상과
한글선양 공로로 대전광역시장 표창을 받고,
《문예한국》신인상으로 등단한 강정애 시인이《문학과 창작》신인상을 받다.
○ 2007년, 《호서문학》신인상을 받은 바 있는 이옥순 사백이《수필과 비평》신인상을,
배인환 회장이 한글 선양 공로로 대전광역시장 표창을 받다.
○ 2008년, 양창환 사백이 한글 선양 공로로 대전광역시장 표창을 받다.
○ 2009년, 이옥순 사백이 갤러리아 주최 환경 백일장에 입상하다.
○ 2010년, 나요당(이소라) 사백이《다시올문학》수필부문 신인상을 받다.
○ 2013년, 안태승 사백이 옥로문학상을 받다.
○ 2014년, 전영관 시인이 한성기문학상을 받다.
○ 2016년, 배인환 회장이 대전시인상을, 안태승 사백이 대전펜문학상을 받다.
지난 14년간 문학의 본령 지킴이이기를 자처하며 창작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우리 <전원에서>는
2017년 5월 현재,
시를 쓰는 김태완 배인환 송찬영 양태의 이성(이성주) 이향순 정상순
서문완(준회원) 안병석(준회원) 문태경(준회원),
수필을 쓰는 나요당(이소라) 박숙자 안태승 이정희 등 열네 명이 정기적으로 모인다.
그 동안 석별의 아쉬움과 사별의 아픔도 있었다.
그러나 반가운 만남도 있어, 모이면 즐겁고 만나면 뿌듯하다.
그리고 헤어지면 만나는 시간이 기다려진다.
<전원에서>의 지난 이야기들이 그러하듯 앞으로 나누는 이야기들도 오래오래 아름답게 전해질 것이다.
아름다움은 아쉬움과 아픔 속에 숨어 있기도 하지만 즐거움과 반가움 바깥에 마중 나와 있기도 하니까.
첫댓글 뿌리깊은 나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