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재지 : 작천면 야흥리 부흥 2) 내용 야흥리 부흥(復興)마을의 북쪽에는 한갑보(韓甲洑)라는 커다란 보가 있다. 한갑보는 성전쪽(서쪽)에서
흘러오는 금강천(錦江川)을 막은 보로 이 물로 '황새금들' 6백두락의 논에 물을 댈 수 있다. 한갑보가
생기기 전까지는 황금새들은 완전히 천수답(天水沓)으로 큰 수확을 올리지 못하다가 보가 생기고
나서부터 비로소 옥토가 된 것이다.
한갑보가 막아지기 전 까지에는 애절한 설화가 남겨져 듣는 이로 하여금 눈시울을 뜨겁게 하고 있다.
옛날에는 농민들이 힘을 합하여 막아 놓으면 조그마한 비에도 터져서 보로서의 구실을 못하였다.
보를 막기에 지친 농부들이 판수나 무당을 찾아 점을 쳤더니 이 보를 막으려면 지신제(地神祭)를 정성드려
지냄은 물론 어린 동자(童子) 하나를 구해서 보뚝에 생매장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참으로 큰일이었다. 귀한 생명을 구할 수도 없으려니와 설사 구했다 손 치더라도 어떻게 산 아이를 땅 속에
묻을 수 있겠느냐는 이론이 분분하여 농민들의 장탄식만 늘어날 뿐 해결의 실마리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그럭저럭 시일만 흘러가고 보는 막아지지 않아 농민들의 안타까운 심정은 헤아릴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과부 한 사람이 어린아이를 없고 나씨(羅氏)라는 한 남자와 함께 현장엘 찾아와서 얼마간의
돈을 그 값으로 받고 자기 아들을 희생물로 제공해 보가 막아지게 되었다.
과부가 돈을 머리에 이고 나씨와 함께 걸음을 재촉하는데 난데없이 뇌성이 천지를 진동하고 폭우가 쏟아졌다. 과부와 나씨에게 벼락이 떨어져 두 남녀는 그 자리에서 타죽고 윗동네에 자작일촌 하던 나씨 일문도 멸문(滅門)되고 말았다.
그로부터 이 마을은 '나망골 (羅亡골)'이라고 부르니 나씨가 망해버린 동네라는 뜻이다.
벼락이 칠 때 갈라졌다는 능선이 지금도 뚜렷이 남아있다.
또한 과부가 죽은 자리를 파면 엽전이 나온다고 전하려니와 돈에 눈이 어두워 자식을 팔아 자기만 잘 살겠다는 비정한 어미는 천벌을 받아 죽은 것이라고 한다.
지금도 비만 오려고 하면 어린아이의 애닲은 울음소리가 듣는 이의 가슴을 조이게 하고 괴기 서린 어린이의
원곡성은 처절한 느낌을 주고 있다. 해마다 한 명씩 이 보에서 물에 빠져 죽는다는 속설이 전해온다.
지금도 비오기 전날 밤은 어린이의 원곡성에 주민들은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한다. 당시 비정의 어미에 의해서 돈에 팔려 보뚝에 묻히어 죽은 아이의 성은 한(韓)가요 이름은
갑(甲)이라 하였다. 이런 까닭에 보의 이름이 '한갑보(韓甲洑)'라 불리워 오늘에 이른 것이다. 한갑보는
워낙 깊어서 명주실 세 타래를 풀어야 밑이 닿는다는 말이 있다. △출전 : 『마을유래기』 (전라남도, 1986), 『전남의 전설』 (전라남도, 1987년), 『강진 향토지』(1978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