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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3월 10일 로스엔젤레스 LA
보통 한국에서 남미로 갈 때는 중간에 LA에서 항공기를 갈아 타야 한다.
한국에서 LA 구간은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을 이용하였는데 이 비행기도 LA로 가기 전에 동경에서 갈아 타야 한다.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은 기내 서비스도 별로였고 실망스러웠다. 재미없는 영화 몇 편보고 동경 나리타 공항에 도착해 1시간 30분 후 LA로 가는 항공기를 갈아 탔다.
LA 도착. 시차로 인해 날짜 변경은 없다. 그런데 예전과 다르게 착륙 하는 중에 왼쪽 눈이 심하게 아팠다.
눈 안이 쑤시고 혈관이 팽창하면서 터질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오랫동안 피로가 쌓여서 그런지 고도 차이가 나면서 고통스러웠다.
지금까지 수없이 비행기를 타 보았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공항에서의 입국심사는 비교적 쉽게 끝났다. 오늘 저녁 칠레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 LA에 사는 요한이형 집에 있기로 하였다.
그래서 큰 짐은 공항에 두고 가려고 알아보았는데 짐 보관 서비스가 하루에 24$라고 한다.
그래서 그냥 전부 들고 요한이형 집으로 가기로 하였다.
요한이형에게 전화해서 다운타운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전화 사용법도 한참을 씨름한 후에야 알게 되었고 전화하는데 동전도 많이 들었다.
핸드폰 한 통화 걸었는데 84센트나 들었다.
Airport shuttle bus를 타고 City bus center로 나와 다운타운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역시 미국은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했다.
한참을 기다려 439번 버스를 타고 (두 명이 3$75c) 7th(7번 가) 와 Fiegaro 가 만나는 곳까지 왔다.
버스를 타면 한 번에 문제없이 한인타운으로 갈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대중 교통은 형편 없었고 시내가 너무 넓어 우리의 위치를 알 수 없었다.
결국 2시간 후에야 요한형을 만날 수 있었다.
형은 옛 모습과 별로 달라진 게 없었다. 형과 코리아타운에 잠시 들러 순두부 찌개를 먹는데 가격이 8$에 팁이 1$였다. 미국의 물가가 살인적이다.
형이 사준 거지만 여행하면서 늘 1$ 짜리 밥만 먹다가 1$를 팁으로 주려니 내게는 충격이었다. 아무리 한국음식이라지만 8$는 너무했다. 거기에 팁 1$는 도대체 왜 붙는 건지...
밥은 그럭저럭 먹었지만 요한형이 직장 생활을 하기 때문에 일 끝내고 데리러 올 때까지 시내에서 마냥 기다려야 한다.
한인타운은 그냥 멕시코 변두리 시골 마을 같았고 시간을 보낼만한 편의 시설이 없었다.
어설픈 글씨체의 한국어 간판들이 즐비한 이곳은, 백인은 거의 볼 수 없으며 온통 한국인과 멕시칸들만 돌아 다니고, 호도과자부터 순대, 떡볶이, 막걸리 등 슈퍼 안에는 없는게 없었다.
가만히 보니 한국인 중 유독 노인들이 많이 보였다. 한국이라면 노인들이 쉬엄쉬엄 앉아서 노닥거려야 할 텐데 이곳 노인들은 뭔가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이상한 복장의 한국인 10대들이 사발면을 가득 사서 고급 승용차에 싣고 가는데 이들이 바로 미국에 유학 와서 동거하는 청소년들이 아닌가 싶었다.
대중교통이 없으니 우리끼리 어디 갈 수도 없고 공원도 없고 어디 들어가 쉴만한 곳도 없으니 미아가 된 꼴이다. 한인타운이 이렇게 삭막하다니..
피곤해서 한남체인 앞 벤치에 앉아 꾸벅꾸벅 졸기만 했다.
저녁에 요한형이 우리를 데리러 왔다. 요한형 집은 Freeway로 차를 달려 1시간 정도 걸렸다.
LA 전체에 비공식적으로 한국인이 200만명 거주 한다고 하니 LA에 살아도 100% 미국식 생활을 한다고 할 수 없었다.
영주권을 획득하지 못한 한국인들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없었고 빠듯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니 미국생활이 환상만은 아니었다.
요한형네 집에서 삼겹살에 저녁 먹고 비행시간에 맞추어 형이 다시 공항까지 데려다 주었다. 여전히 시차에 적응 못하고 피로가 누적되어 차 안에서 계속 졸았다.
LA ⇒ 산호세 ⇒ 리마 ⇒ 산티아고까지 비행기를 세 번이나 갈아타야 한다. 비행기 내에서는 계속 잠만 잤다. 너무 피곤하다.
비용 |
환타 99센트, 물 49센트, 젤리 1.99센트 [100 Peso (페소) = 170원] |
2003년 3월 11일 칠레 Chile
밤 11시가 넘어 드디어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공항에 나와보니 우리 짐이 보이지 않았다.
항공사 직원도 이유를 모르겠다며 여기저기 알아보았으나 짐을 찾지 못했다.
결국 나중에 찾아서 호텔로 보내주기로 하고 공항을 나서는데 마침 짐을 찾았다는 직원의 말을 들었다.
배낭을 보니 어떻게 다뤄졌는지 먼지 투성이다.
공항 내 3층 벤치에 짐을 풀고 쉬었다. 늦은 시간이라 시내로 나갈 수가 없어 공항 내에서 아침까지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그러던 중 배낭에서 카메라 삼각대가 없다는 걸 발견했다. 배낭 옆에 묶어 두었는데 어디에서 빠진 거 같다.
이 문제로 TACA 항공사 직원과 전화 통화를 하였는데 그런 작은 물건을 다시 찾으려면 한 달 정도는 걸린다며 책임을 회피하였다.
싸구려 항공사라서 짐에 대한 관리나 보상이 신통치 않았다.
2003년 3월 12일
아침 6시 30분쯤 Turbus를 타고 시내로 왔다.
버스를 타며 본 산티아고 외곽 풍경에서 가난한 서민들의 삶이 눈에 띄었다. 시골 동네의 거리는 온통 락카로 낙서가 되어 있었다.
버스 정류장에 내려서 론니에 소개된 인디아나 indiana 숙소까지 걸어갔다.
시설은 카이로의 술탄호텔과 비슷하고 방이 굉장이 많았다. 뜨거운 물은 잘 나왔고 부엌은 낡았지만 불편하지는 않았다.
숙소의 인터넷은 30분에 400페소이고 속도는 그렇게 느리지 않았다.
숙소 옆 가게에서 쌀을 사다가 밥만 해먹고 시차 때문에 너무 피곤하여 잠시만 누워 있으려다 정신 없이 잠이 들었다.
비용 |
공항 버스비 1200 X 2= 2400CH$, 전화카드 1000CH$, 쌀 600CH$, [100 Peso (페소) = 170원] |
2003년 3월 13일
일어나 보니 아침 6시쯤, 어제 오전 10시쯤 잠든 이후로 20시간을 잔 것 같다.
산티아고에 오기까지 정말 많이 피곤하였다.
계란과 햄을 좀 사서 아침밥 해먹고 이메일 체크한 후 환전을 하러 나왔다. |
나비맥 운항 스케줄과 파타고니아 정보가 필요해서 지하철 타고 국립 여행안내소를 찾아갔다.
칠레에서의 우리 계획은 나비맥 Navimag이라는 배를 타고 칠레 남부로 이동하여 또레스 델파이네 국립공원을 여행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정확한 배 시간이나 국립공원에서의 트래킹(산행) 정보 등이 필요하다.
지하철은 배차 간격이 1분 정도라 기다림 없이 탈 수 있었고 지하철 내부는 넓고 천정이 높아 답답한 느낌이 없었다.
국립여행안내소의 위치를 간신히 찾아 갔으나 별로 정보를 얻지 못했다.
비록 국립 여행안내소이지만 대강의 정보만 있을 뿐 자세한 정보는 현지에 가서 알아보라는 답변을 들었다.
우리가 필요한 Navimag Boat는 직접 Navimag Office에 가보라고 하였고, 비행기는 Lanchile 항공에 가보라고 한다. 그걸 누가 몰라서 여기 왔나?
다시 아르마스 광장으로 돌아와서 식당에서 치킨과 감자를 먹는데 느끼하고 맛이 없었다.
피곤이 극에 달했다. 걸어서 숙소에 도착해서 씻은 후 불도 끄지 않은 채 그대로 쓰러져 잤다.
비용 |
달걀 70 X 5= 350CH$, 햄 530CH$, 방값 4200(1인) X 4일= 16,400CH$, 전화비 200CH$, 칫솔 790CH$, 환타 490CH$, 껌 240CH$, 인터넷 300CH$, 플러그 300CH$, 전철비 (310 X 2) X3번= 1860CH$, 아이스크림 1160CH$, 치킨 1150 X 2개 CH$, 콜라 530 X 2개 CH$, 나비맥 배삯 500달러 [100 Peso (페소) = 170원] |
2003년 3월 14일
아침 공기가 어제보다 더 추워졌다.
뿌에르트 몬트로 가는 버스표를 사기 위해 아르마스에서 전철 타고 버스터미널로 갔다.
터미널은 기차역 바로 옆에 있었으며 주변에 쇼핑센터와 상가들이 모여 있었다.
장거리 버스는 좌석의 종류에 따라 가격이 달랐다. 우리는 Executive 좌석표를 샀다.
그리고 오는 길에 시장에서 기념품을 눈 여겨 보았다. 기차역 근처의 쇼핑몰에서 유일하게 토산품 가게를 찾아 내었다.
가격이 저렴한 마스크와 조각상들이 많이 있는데 돌아오는 길에 사기로 하였다.
지하철 Metro 타고 아르마스 광장으로 되돌아와서 감자칩을 먹으며 벤치에 앉아 칠레인들을 관찰하였다.
그림 그리는 사람, 노는 아이들, 유해조류(비둘기), 길 잃은 개들, 차 마시는 사람들, 애정 행각하는 청춘들, 다양한 사람들이 공원의 오후를 즐기고 있었다.
이곳 여자들은 거의가 비만이라 뚱뚱한데 그래도 옷은 꼭 타이트한 청바지를 주로 입는다. 찢어질까 걱정이 될 정도로 바지가 꽉 끼는 여자들이 거리에 가득했다.
산티아고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공원에도 갔다. 공원 꼭대기에 올라 보니 산티아고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 산티아고 시내의 교통 소음이 적나라하게 느껴졌다. 시내에 꽉 찬 차들이 내는 소음이 도시를 온통 뒤 흔들고 있었다. 이 도시도 교통 지옥을 피할 수 없었다.
벤치에 누워 쉬다 내려와 아르마스 광장 주변의 상점들을 둘러 보았다. 여기저기 옷 가게와 신발 가게들이 굉장히 많다.
상점에서 파키스탄 단검을 하나 사고 숙소로 돌아가다 1시간에 우리나라 돈으로 600원하는 인터넷 카페를 찾아 인터넷을 하였다.
비용 |
숙박비 4200 X 2 = 8400 CH$, 전철 620 CH$, 콜라 415CH$, 점심 1650CH$, 커피 390CH$, 하드 2개 200CH$, 뿌에르트몬트까지 버스비 2인 30,400CH$, 인터넷 30분 200CH$, 참치 750CH$, 홍합 450CH$, 계란 210CH$, 단검 2400 CH$, [100 Peso (페소) = 170원] |
2003년 3월 15일
우리의 일정은 푼타 아레나스까지 이동한 후에 산티아고까지 다시 돌아 와야 한다.
그 거리가 거의 남아메리카의 절반에 해당되어 비행기를 타지 않으면 버스를 60시간이나 타야만 한다.
그래서 항공권을 사기 위해 란칠레 항공으로 가보니 편도가 215$ 왕복 280$라고 한다.
여행사가 아니라 항공사에서 직접 구입하려니 비행기표가 무지 비쌌다.
보통 이런 경우 현지의 할인 항공권을 취급하는 여행사를 찾아야 하는데 산티아고에는 저렴한 할인 항공권을 구할 수 있는 여행사가 없는 것 같다.
할인 항공권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가 없어 그냥 버스를 60시간 타고 오기로 했다.
Walking 코스를 따라 산티아고 거리를 걸었다. 시장도 한 군데 보고 강변 공원도 가 보았다.
하지만 거리나 공원이 별 볼게 없었다. 과거의 전통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식상하고 그냥 평범한 도시일 뿐이었다.
벤치에 누워 흰 머리를 뽑고 쉬다가 다시 아르마스 광장으로 갔다.
마침 광장에는 입담꾼들이 개그를 하여 사람들이 많이 모여 구경하고 있었다. 우리도 잠시 구경하다가 인파를 빠져 나오는데 우리 가방이 열려 있는걸 발견했다.
확인해 보니 선글라스를 잃어 버렸다. 소매치기를 당한 것이다.
재정씨가 멘 가방에 내 손을 얹고 걷다가 잠시 손을 놓았는데 그 사이에 소매치기를 당했다.
아마 우리를 계속 따라 오다가 순간을 노린 것 같다. 재정씨가 아끼는 선글라스인데 우리가 너무 방심을 했다.
오늘 저녁에는 뿌에르토 몬트로 이동해야 하니 나중에 산티아고로 돌아와서 경찰에 신고를 하기로 하였다.
숙소로 돌아와 짐을 들고 Santa ana 역으로가서 버스 터미널로 가는 메트로를 탔다.
터미날에 도착하니 시간이 남아서 벤치에서 저녁으로 치킨과 감자를 사 먹었다.
20:00, 출발 시간이 되어 버스에 오르면서 티켓 날짜가 어제 날짜로 되어 있는 걸 발견했다.
아차 어제 버스표를 사면서 날짜가 잘못된 것을 확인을 하지 않았다. 이런....
하지만 다행히 버스 좌석이 여유가 있어서 직원이 티켓을 바꿔주어 탈수 있었다.
버스 의자는 편하고 간격도 넓어서 편했다. 음료수, 과자, 커피 등 서비스도 좋았다.
비용 |
터미날 화장실 유료 150 CH$, 감자튀김 350 CH$, 빵 튀김 240CH$, 전철 2인 620CH$, 저녁 2190CH$, [100 Peso (페소) = 170원] |
2003년 3월 16일
아침에 뿌에르토 몬트 도착하여 버스에서 내리니 숙소의 삐끼들이 나와 있었다.
그 중 Lonely에 나와 있지 않지만 주인 아주머니 인상도 좋고 가격도 싸길래 따라갔다.
숙박비는 한 사람이 4000페소인데 아침을 안 먹겠다고 하니 3000페소로 깍아 주었다.
숙소는 언덕 위에 있는 조그만 가정집이었다. 터미널에서 15분 정도 떨어져 걷는 게 불편하지만 집안은 깨끗하고 샤워시설도 좋고 부엌도 깨끗하다.
그동안 밀린 빨래를 하고 나서 마리꼬(조개 회)를 먹을 수 있는 어시장을 찾아 돌아다녔다.
뿌에르또 몬뜨 Puerto Montt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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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에르또 몬뜨는 19세기 중반 독일의 식민지로 중세 유럽의 건축물 양식을 지니고 있다. |
그동안 칠레에 와서 제대로 맛있는 음식을 먹어 본적이 없다. 칠레의 음식 문화가 이렇게 뒤떨어질 줄 상상을 못했다.
그나마 유일하게 희망을 가지고 있는 신선한 조개와 해산물들이 있다는 뿌에르또 몬트에 기대를 많이 하였다.
해안을 따라 한참을 걷고 시내도 다 뒤져 보았지만 어디에도 어시장은 없었다.
중간에 환율을 알아보니 Cambio 환율이 1$-725, 산티아고보다 환전하기에 더 나쁜 곳이다.
Information에 물어보아 해안 끝에 어시장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꽤 많이 걸어 나비맥 선착장을 지나쳐 조그만 어시장이 있었다.
일단 작은 어시장의 크기에 실망하였다.
뿌에르토 몬트 어시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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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근처 바닷가를 전망 할 수 있는 방갈로식 식당에 들어갔다. |
중간에 슈퍼에 들려 칠레 와인이 유명하다 길래 한 병만 샀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와 와인과 마리꼬를 먹었다...
홍합도 쪄서 먹어보았는데 우리나라에 비해 크기만 크고 맛도 별로 없었다.
칠레 남부로 내려 갈 수록 날씨가 추워졌다. 저녁에 난방이 되지 않아 많이 추웠다.
비용 |
아침식사 1872CH$, 커피 400CH$, 점심 5800CH$, 굴20개 1500CH$, 조개 400CH$, 오렌지 210CH$, 와인 999CH$, 사과 178CH$, 요거트 109CH$, [100 Peso (페소) = 170원] |
2003년 3월 17일
어제 산 조개로 탕을 끓였다. 역시 조개도 크기만 컸지 맛은 별로 였다. 대체로 홍합이나 조개가 질긴 편이다.
숙소를 체크아웃하고 나비맥 배 타는 곳까지 걸어갔다. 우리는 티켓을 미리 샀기 때문에 좋은 자리를 배정 받은 거 같다.
배 떠날 때까지 시간이 남아서 짐 맡기고 시내 구경을 나왔다.
그런데 집 근처부터 따라 다니던 개 한마리가 계속 우릴 따라 다니고 있다. 우리가 멈추면 서고 길을 건너면 따라 건너고 상점을 들어가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같이 움직이고...
배가 고파 보이는데 녀석에게 줄게 없다. 어제 먹다 남긴 꾸란또가 생각났다. 그거라도 주면 정말 잘 먹었을 텐데...
시내로 가서 깜비오를 찾아가니 환율이 역시 안좋다. 결국 환전은 포기 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산티아고에서 전부 환전하고 오는 건데..
맥도널드로 가서 햄버거 세트를 시켰는데 어처구니 없는 햄버거에 또 실망이다.
햄버거도 칠레인들 입에 맞게 만들어진 것인지 고기가 육포처럼 질기고 맛도 없다.
아까 우릴 좇아 다니던 개가 생각났다. 그 개한테 던져 주면 잘 먹을 텐데..
드디어 나비맥 배에 올랐다. 배를 타고 보니 단순히 여객선에 탔다기보다는 단체 투어에 합류한 느낌이 든다.
먼저 전체 승객들을 모아놓고 주의사항을 교육 받았다.
승객들 모두 많은 양의 식료품과 물 등을 준비한 걸로 보이는데 단지 4일 동안 이 배를 타기 위한 준비보다는 Tracking을 위한 것은 아닐까 싶다.
우리는 경험이 없어 별로 준비를 안 했는데 좀 걱정이 되었다.
여객선 나비맥 Navimag Boat |
배 안에서 104호실의 9번 10번이 우리 침대였는데, 호실 맨 끝에 위치하고 있어 사물함 문을 열어 놓으면 방처럼 독립적인 공간을 만들 수 있고 제일 좋은 자리 같다. |
배는 오후 4시에 출발했다. 넓은 바다로 나갈 수록 구름도 많아지고 바람도 많이 불어 추웠다.
선실 내에서 책을 읽고 19시 반에 저녁식사를 시작했다.
빵, 으깬 감자, 바나나, 오렌지주스, 홍차, 커피, 연어가 제공되었다. 맛은 썩 좋진 않지만 그럭저럭 먹을만하다. 연어는 하도 많이 먹어서 벌써부터 질린다.
식사 후 별로 할 일이 없다. 백인들은 자기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카드게임을 하거나 술을 마시거나 책을 읽거나 수다를 떨거나 뭐 그러고들 있다.
우린 선실에서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었다. 그나마 책을 안 가져 왔더라면 정말 얼마나 지루했을지...
비용 |
숙박비 2일 6000CH$ 자두 200CH$, 포도 290CH$, 햄버거 1990CH$, 과자 999CH$, 초콜릿 349CH$, 팔찌 1000CH$, [100 Peso (페소) = 170원] |
2003년 3월 18일
배를 탄지 이틀째다. 넓은 바다로 나와서인지 날씨가 어둡고 비가 내린다.
아침은 물 탄 주스와 떫은 바나나와 계란을 먹었다.
선실에서 책도 읽고 갑판에도 나가 보았다. 재정씨도 답답하고 지루해 한다.
승객들을 모아놓고 지각변동에 관해 가이드가 설명도 해주었다.
점심으로는 소고기 덩어리가 요리라며 나왔는데 몬트에서 우릴 쫓아다니던 개가 또 생각났다.
칠레에서는 음식 먹을 때마다 그 개가 생각났다. 다행히 오늘은 밥이라도 나와서 고추장에 비벼 먹을 수 있었다.
이상하고 밍밍한 수프도 백인들은 맛있게 먹는데 신기할 따름이다.
비는 더 많이 내리고 사람들은 모여 앉아 재잘거릴 뿐이다.
그 중 아타카마 사막에서 한국인 방송 팀을 만났다는 프랑스 청년들은 국적 모를 여자 여행자들을 꼬시고 있다.
비는 계속해서 내리고 오후 들어 배가 흔들거리기 시작하니 머리가 무거워진다. |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속이 더 울렁 거린다. 찬바람도 맞아 보았지만 나아지질 않는다.
여행하면서 배를 꽤 많이 타보았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배 멀미는 처음이다. 재정씨는 씻고 누웠고 키미테를 반쪽으로 나누어 붙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까 오후에 미리 붙여 둘걸 그랬다. 결국 화장실로 가서 토했다. 술도 안 취한 체 맨 정신에 토를 하긴 처음이다.
위가 오그라지는 느낌으로 모두 뱉어냈다. 해병대 출신의 한국 아저씨도 이 배를 타고 이틀째에 토를 했다더니.
이 배를 만만하게 보아서는 안되겠다. 토를 하고 나니 속이 좀 나아졌고 간신히 잠이 들었다
2003년 3월 19일
어제와는 달리 배가 섬 사이로 천천히 움직이고 바다는 잔잔하다.
멀미는 사라졌고 컨디션은 좋다. 아침으로 빵과 바나나를 먹고 누군가의 생일이라며 스텝들이 케이크를 준비해서 생일 축하도 해주었다.
사람들은 두꺼운 점퍼와 털모자를 꺼내 입기 시작했다. 날씨가 더욱 추워지고 있다.
저녁 식사로 칠면조 고기가 나왔는데 칠레에 와서 먹은 음식 중 가장 괜찮았다.
식사 후 미국에서 온 멕시칸 커플과 친구가 되어 카드놀이를 하였다. 이들에게 원카드를 알려 주었는데 처음이라 재미있어 하였다.
항해의 마지막 저녁이라며 파티가 시작 되었다. 먼저 빙고 게임을 하는데 승객들이 500페소를 내면 빙고 게임판을 사서 함께 할 수 있었다.
내가 사고 싶은 스웨터가 빙고 상품으로 나왔는데 운이 따르지 않는다.
빙고 몇 게임을 하고 저녁에는 승무원의 노래 공연과 나이트 댄스로 이어졌다.
백인들이 모두 어우러져 춤을 추며 놀지만 우리는 갑판으로 나가 밤하늘을 바라보며 하루를 마감했다.
2003년 3월 20일
항해의 마지막 날이다. 아침 일출이 괜찮다고 했는데 늦잠을 자는 바람에 못 봤다.
좁은 해협을 지나기도 했지만 가이드의 말처럼 주변 경치는 별로 아름답지 않았다. 간혹 멀리 돌고래 지느러미가 눈에 띄기는 했으나 정확히 볼 수는 없었다.
내가 사고 싶어 했던 스웨터 가격을 물어보니 15,000페소라고 한다.
환전을 하지 못해 그만큼의 페소가 없지만 다른 곳에서는 사기 어렵기 때문에 어제 친구가 된 멕시칸 조에게 부탁을 하였다.
조가 선뜻 10,000페소를 빌려 주어 스웨터를 살 수 있었다.
뿌에르또 나딸레스 Puerto Natales |
18,000명의 인구가 거주하며, 뿌에르또 몬뜨에서 떠난 배들의 종착지이며 Torres del Paine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여행자들의 주요 거점이 되기도 한다. |
마지막 점심 식사 후 승무원들은 팁을 자발적으로 내놓을 것을 요구 했다. |
곧바로 JB 버스 회사로 가서 국립공원 입구까지 가는 버스 티켓을 사고 Pathagone에 가서 국립공원 내의 숙박 시설인 Refugio를 알아 보았다.
총 4일 동안 네 군데 Refugio를 이용하는데 두 군데는 17달러, 두 군데는 14.5달러로 너무 비쌌다.
텐트(45$/하루), 캠핑장비(5$/1인), 스토브 등을 렌트할 경우 총 6~7만원 정도를 절약 할 수 있겠지만,
지금 가진 짐과 5일치의 식량을 메고 산행하기도 힘든데 캠핑용 장비까지 메고 다니면 더 힘이 들 거 같아 그냥 Refugio를 예약했다.
그나마 예약한 사람들이 많아서 자리가 없을 뻔 했다.
파타고니아 Patagonia |
남미의 끝 단 정확히 남위 40도 이남에 펼쳐진 파타고니아 지방은 면적 110만km의 넓이에 남북으로 안데스산맥이 관통하고 있고 대서양과 태평양의 가운데 펼쳐져 있다. 파타고니아 지방의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은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전세계 베스트 50」에 선정되었을 정도로 뛰어난 자연 경치를 자랑한다. |
슈퍼로 가서 저녁거리와 5일치의 식량과 야채를 샀고 저녁식사는 우리가 준비하여 조 커플에게 대접했다.
비용 |
나비맥 스웨터 15000CH$, 식료품 6020CH$, 레퓨즈 숙박비가 두군 데 각 14.5달러, 두군 데 17달러 = 4박5일 숙박비 126달러, 페리 2인 19000CH$, 국립공원 입구까지 버스비 왕복 2인 16000CH$, 라면 320 X 5 CH$, 쌀 395 X 3 CH$, 참치 570 X 2 CH$, 양파 320 X 3 CH$, 감자 320 X 2 CH$, 계란 260CH$, 맥주 3개 6020CH$ [100 Peso (페소) = 170원] |
2003년 3월 21일
아침에 우리가 묵는 숙소 앞으로 JB버스가 7시15분에 왔다.
아침부터 비가 오고 날씨는 궂은데 산행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산행의 짐을 줄이기 위해 짐의 일부분을 숙소에 맡겨 두었지만 산행에 가져가는 짐도 만만치가 않다.
5일치 쌀과 야채 과일 옷 등을 합하니 10kg정도 되는 것 같다.
버스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비가 오지만 모두 산행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모두가 등산화, 장비, 복장 등이 완벽해 보이지만 우리 부부만 소풍 가는 복장이다.
2시간 정도 걸려 아마르가에 도착 했다. |
잠시 기다렸다 12시쯤 보트를 타고 30분 정도 걸려 Pehoe Refugio에 도착했다.
날이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아 곧바로 산행을 시작했다. 조금 걷다가 아침에 준비한 감자와 계란으로 점심을 먹고 산행을 계속 했다.
짐이 무거웠지만 나보다 더 큰 배낭을 진 외국인들을 보니 힘들다고 할 수도 없었다.
중간에 Los Patos라는 큰 호수에 도착했다. 맑은 물에 비친 구름을 보니 백두산 천지를 연상케 했다. |
Refugio 안에는 우리보다 먼저 온 사람들은 이미 자리를 잡고 저녁식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거의 모든 여행객들이 식사를 사먹었지만 우리는 부엌에서 직접 밥을 해 먹어야 한다.
부엌은 식사 준비하느라 바빠서 우리는 손님들 식사 준비가 끝난 후에야 부엌을 사용할 수 있었다.
너무 피곤하다 가져온 짐들 중 필요 없는 것은 버리고 싶다.
산속의 밤은 금방 깊어갔다.
비용 |
국립공원 입장료 2인 16000CH$, 숙박비 2일 8000CH$, [100 Peso (페소) = 170원] |
2003년 3월 22일
아침에 비가 많이 내려 일어나기가 싫었다. 추우니까 더 게을러진다.
오늘도 빗속에 산행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어제 해 놓은 찬밥을 먹고 짐은 놔 두고 Mirador(Look out: 전망이 좋은 지점)로 갔다.
미라도르까지 15분 정도 걸렸고 지도에는 2시간 더 가면 더 가까이에서 빙하를 보는 Point가 있다고 하는데 너무 멀어서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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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빙하의 푸른 빛이 신비스럽다. 호숫가로 내려가서 떨어져 나온 빙하 조각을 만져 볼 수 있었다.
다시 숙소로 돌아오다 조 커플을 만났다. 어제 저녁 도착해 우리 숙소 근처 캠핑장에서 텐트를 쳤다고 한다.
조는 하루 더 머문다고 해서 우리는 다시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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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다행히 좋아지기 시작하고 햇살이 비춘다. Grey 빙하 뒤로 산이 더 멀리 보인다. Grey호수를 따라 걷는데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어 보인다. |
Pehoe Refugio는 Grey Refugio보다 사람이 많지 않다. |
2003년 3월 23일
6시에 가상. 오늘의 목표는 프렌치벨리 French Valley이다.
얼굴만 대충 씻고 짐을 챙겨서 나왔다. 새벽이라 공기도 더 상쾌하고 고요하다.
한참을 걷다가 8시 50분쯤 어제 싼 볶음밥을 뜨거운 물과 함께 먹었다. |
2시쯤 드디어 Mirador에 도착했다. |
멀리 보였던 Refugio는 자갈 길을 지나면 금방이라도 도착할 것 같으나 |
2003년 3월 24일
오늘은 천천히 일어나서 식사준비를 했다. 언덕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며 점심을 먹었다. |
산을 계속 오르고 보니 계곡에 다다를 수 있었다. |
2003년 3월 25일
간단히 아침 먹고 Refugio에 짐을 놓고 7시에 Torress를 향해서 출발했다.
중간에 있는 Camp까지는 길이 완만하나 그 이후로는 완전히 돌산이다.
끝이 안 보이는 위험한 돌산을 기어 오르며 도대체 무엇이 저 산 위에 있길래 이 고생을 하는가 싶었다.
결국 빙하가 녹아 고인 작은 호수와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곳에 닿았다. 돌산을 조심스레 내려와 숙소로 돌아오니 아직 12시가 되지 않았다. |
한참을 걸으며 Las Torress 반대편에서 올라오는 사람들과 마주 칠 때마다 불쌍한 생각이 들었다.
내려가는 내내 발이 너무 아팠다. 버스를 타는 Camp에 도착하니 13시30분 정도 되었다.
기념품 가게 앞에서 3시까지 버스 오길 기다리며 산속에서 먹을 수 없었던 과자와 초콜릿, 음료수를 사먹으며 그늘 앉아 한껏 여유를 부렸다.
18시쯤 Puerto Nateles에 도착해 내일 Punta Arenass로 가는 버스 티켓을 샀다.
숙소로 돌아와 닭고기를 양념해서 맛있게 볶아 모처럼 밥다운 밥으로 맘껏 포식을 했다.
비용 |
과자 1500CH$, 숙박비 2인 8000CH$, 식품 10460CH$, 버스비 2인 6000CH$, [100 Peso (페소) = 170원] |
2003년 3월 26일
아침에 일어나 보니 조 커플이 어젯밤 늦게 도착해 있었다. 이들도 비 때문에 일찍 내려 왔다고 한다.
전화방 가서 딱 2분만 한국에 전화하고 숙소 근처 인터넷 카페에서 한글을 깔고 인터넷을 하려는데 CD로 한글을 설치 못하게 한다.
세 군데나 돌아다니다가 거절을 당했다. CD를 설치하면 컴퓨터가 망가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푼타아레나스 Punta arenas | |
칠레 지도를 보면 북부지방의 뿌에르또몬뜨와 남부지방의 푼타아레나스 사이에는 육로를 연결하는 교통편이 없다. | |
세계 최남단에 위치한 도시 푼타아레나스. |
Fernandes 버스를 타고 13시에 출발하여 16시에 Punta Arenas에 도착하였다.
터미널에 도착해 삐끼를 따라 Blue House 숙소로 갔다.
숙소에 가기 전에 뿌에르또몬트로 가는 버스 편을 알아 보았는데, 뿐타아레나스에서 뿌에르토몬뜨로 가려면 아르헨티나를 지나 가야 하기 때문에 한국인은 아르헨티나 비자가 필요하다고 한다.
예상치 않은 상황인데 영사관에 문의해보니 비자는 바로 발급해준다고 해서 다행이지만 생각하지 않았던 비자 수수료가 들게 되었다.
날씨가 꾸리꾸리한 게 시원치 않다. 추워서 돌아다니기 싫을 정도이다.
슈퍼에서 간 쇠고기와 양배추를 사다가 고기를 양념해서 볶고 양배추 쌈을 만들어 먹었다.
재정씨와 나는 볼 것 없는 칠레에 실망을 많이 한 터라 먹는 거라고 맛있게 잘 먹고 스트레스를 풀기로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게 칠레는 큰 할인매장들이 많아서 식료품을 싸게 살 수 있다.
비용 |
빵 2개 700CH$, 전화 1530CH$, 인터넷 1000CH$, [100 Peso (페소) = 170원] |
2003년 3월 27일
간밤에 이불을 잘 덮지 않아서인지 감기 기운이 있다.
아침으로 빵을 먹고 아르헨티나 영사관으로 갔다. 숙소에서 5블록 떨어져 멀진 않았다.
영사관에 도착해 비자를 신청 하려는데 직원이 영어를 못한다. 결국 영사가 직접 양식을 설명해 주었다.
한국에서 듣기로 아르헨티나 비자를 받기가 까다롭다고 하던데 뿌에르토나탈레스 영사관에서는 쉽게 발급을 받았다.
환전을 하기위해 시내의 Cambio를 돌아다녀보니 산티아고 보다 환율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그런데 웃기게도 이곳 은행에서는 소액 환전 업무를 하지 않고 있었다.
은행에서는 몇 천 달러 정도의 금액만 환전 가능하다고 환전을 거부한다. 그래서 Cambio를 간신히 찾아 환전하고 Turi Bus로가서 산티아고로 가는 버스티켓을 샀다.
원래 중간에 뿌에르또몬트에 들러갈 예정이었는데 산티아고로 직접 가는 게 비용도 절감되고 어차피 뿌에르토몬뜨에도 볼 게 없어 다시 가지 않기로 했다.
숙소로 다시 와서 점심으로 슈퍼에서 산 닭과 감자튀김을 먹었다. 그리고 감기에 걸린 거 같아 약 먹고 잤다.
한 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려는데 힘들다. 간신히 일어나 영사관으로 다시 가서 발급된 비자 찾아 오고 오후 4시 숙소에서 낡은 그레이스 승합차에 14명을 꽉 채우고 펭귄을 보러 출발 하였다.
차비만 한 사람 당 5000페소를 받는데, 젠장 숙소 주인은 돈 많이 벌어 좋겠다.
이스라엘 애들이 떠드는 소리를 들으며 펭귄 서식지로 가는데 한 시간 정도는 간 것 같다.
펭귄 서식지의 입장료가 2500페소이고 펭귄을 구경할 수 있는 시간은 오후 4시에서 7시까지이다.
굉장히 넓은 바닷가에 관광객이 지나갈 수 있는 작은 오솔길을 따라서 주변을 걸으면 펭귄을 관찰할 수 있다.
해가질 때쯤이라 바다 바람이 너무 매섭다. 펭귄을 가까이에 보기는 처음인데 작은 몸이 귀엽다.
물고기를 잡으러 멀리 바다로 나간 수놈들을 암놈들이 바닷가에서 기다리고 있다. |
비용 |
트렌짓 비자 이인 29,920CH$, 아레나스에서 산티아고까지 버스 2인 74,000CH$, 식료품 4095CH$, 팽귄서식지까지 차비 2인 10,000CH$, 팽귄서식지 입장료 2인 5000CH$, [100 Peso (페소) = 170원] |
2003년 3월 28일
어제 다녀온 펭귄 서식지가 너무 추워서 감기가 낫지 않는다. 이 동네는 밖에 나가도 마땅히 갈 데가 없다.
오늘은 그냥 숙소에서 푹 쉬기로 했다.
비용 |
식료품 2020CH$, 숙박비 2인 3일 21,000CH$, 인터넷 700CH$, 빨래 2kg 2400CH$, [100 Peso (페소) = 170원] |
2003년 3월 29일
아르헨티나를 거쳐 산티아고로 가는 날. 60시간이나 걸리는 버스 여행이라 산티아고에는 31일에 도착 할 예정이다.
아침 9시30분에 SORDOS 행 버스를 탔다. Turi Bus를 탔는데 의자가 불편하고 서비스도 별로이다.
11시쯤 국경에 도착 했다. 한 시간 정도 지체하고 국경을 지나 끝 없이 황무지만 달렸다. 사람이 사는 마을을 보기가 힘들었다.
오후 3시쯤 버스 안에서 주는 샌드위치를 먹고 재미없는 비디오를 세 편 보았다. 아까 12시쯤 점심 먹으라며 잠시 쉰 후로는 버스가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
22시쯤 피곤이 극에 다르고 머리가 아플 때 쯤, 저녁식사를 하라며 어느 시골 식당 앞에 버스가 정차 하였다.
그런데 우리는 아르헨티나 돈이 없어서 식사는 생략하고 잠시 피로한 몸을 풀 기회를 가졌다.
23시에 다시 버스는 출발하고 재미없고 시끄러운 비디오를 틀어놔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비용 |
차비 2인 16000CH$, 숙박비 2인 8000CH$, 버스비 2인 19000CH$, [100 Peso (페소) = 170원] |
2003년 3월 30일
밤새 달리던 버스는 아침 해를 맞으며 여전히 달리고 있었다. 잠을 제대로 못 자서 피곤한데 감기 때문에 더 힘들다.
안데스산맥을 지날 때는 괜찮은 풍경들이 나오고 마을도 간혹 보인다. 아침으로 샌드위치와 차 한잔 주는 거 먹고 사과도 먹었다.
11시쯤 국경근처 아르헨티나 마을에 들렀다. 동네가 온통 기념품 가게인데 국립공원 앞인 것 같다.
국경에서 한 시간 지체하고 SORDOS에 도착하니 14시다. 이 마을에서 6시간을 기다려서 다른 버스로 산티아고로 가게 된다.
배낭을 맡기고 마을 구경에 나섰다. 일요일이라 대부분의 상점들이 문을 닫아서 구경할 게 없다. 이 동네도 여지없이 대형 할인 매장이 두 개나 있다.
할인 매장 Cafe에서 치킨과 감자를 사 먹고 배회하다가 벤치에 누워 뚱뚱한 칠레 여성들을 바라보며 나라 걱정을 하였다.
저녁에 다시 버스를 탔는데 이 버스도 상태는 역시 좋지 않다.
비용 |
치킨 감자칩 2340CH$, 화장실 2인 200CH$, 환타 400CH$, 배낭 2개 보관비 1000CH$, 휴지 310CH$, 젤리 260CH$, [100 Peso (페소) = 170원] |
2003년 3월 31일
밤새 뒤척이며 자다 깨다를 반복하니 아침이 밝아왔다. 버스 안에서 아침이라며 주는 빵 쪼가리를 먹고 9시쯤 산티아고에 도착했다.
예전에 묵었던 indiana로 갈까 다른 숙소로 갈까 고민하다가 그냥 indiana로 갔다.
우선 밥부터 해 먹었다. 참치 볶아서 쌈 싸먹고 방으로 들어오니 몸이 너무 피곤해서 잠을 청했다.
오랜만에 푹 자고 13시쯤 일어나 샤워하고 환전하러 나서는데 날이 화창하다. 산티아고는 남부 지방처럼 춥지 않아 좋다.
환율은 730으로 몇 주 전보다 많이 떨어져 있었다. 환율이 계속 떨어지니 손해가 크다.
이제부터는 한국에 들고 갈 선물 살 일이 걱정이다. 돈은 부족한데 명색이 신혼여행이랍시고 안 사갈 수도 없고...
도대체 어디에서 물렸는지 빈대에게 물린 자국이 있다. 숙소 침대에 빈대가 있는지 두 사람 다리와 팔에 모두 물렸다
비용 |
아이스크림 350CH$, 감자튀김 350CH$, 식료품 8980CH$, [100 Peso (페소) = 170원] |
2003년 4월 1일
아침식사 후 기념품과 선물을 사기 위해 기차역 옆의 쇼핑센터로 갔다.
우리 집 꾸미는데도 필요하고, 선물로도 많이 사야 하는데 비용도 문제지만 한국까지 가져가는 것도 큰 걱정이다.
마음에 드는 것은 많이 있지만 들고 갈 수 있는 만큼만 샀다. 그래도 이 가게가 칠레를 한 달 돌아다니며 본 기념품 가게 중에 가장 괜찮았다.
세라믹 탈, 목각 인형, 윈드 차임, 북 등을 사고나니 견적이 68,000페소가 나왔는데 60,000페소에 깎아 달라니 기분 좋게 깎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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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사 먹고 숙소로 돌아와 한 두 시간정도 자고 일어나 TV를 보았다. 선물도 샀으니 일정도 여유 있고 느긋하게 LA로 돌아갈 날만 기다리면 된다.
산티아고에 볼 것도 없는데 비행기 날짜를 앞 당길 걸 그랬나 보다.
비용 |
숙박비 2인 8000CH$, 전화 300CH$, 아이스크림 2개 400CH$, 전철 4번 1240CH$, 선물 69,000CH$, [100 Peso (페소) = 170원] |
2003년 4월 2일
산티아고에 도착했을 때 소매치기 당한 10만원짜리 선글라스를 여행자 보험에서 보상 받을 생각으로 경찰서에 가서 Police Report를 작성하기로 했다.
칠레 경찰이 영어를 전혀 못할 걸 예상하고 미리 숙소에서 일하는 직원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스페인어로 내용을 적어 달라고 했다.
경찰서를 찾아가 스페인어로 적어온 종이를 내보이고 경찰서에서 조서를 받았다. 스페인어로 적힌 이 조서를 한국에 가서 보험 회사에 제출하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아르마스 광장에서 감자칩과 너겟을 사서 유해조류들 틈에서 먹고 인터넷을 하러 갔다.
1시간에 400페소인 인터넷카페에서 이라크전에 관련된 뉴스만 검색해 보았다. 여전히 한국의 언론은 CNN 기사를 번역한 수준이었다.
비용 |
숙박비 2인 8000CH$, 선물 4950CH$, 감자칩 450CH$, 치킨 850CH$, 시계줄 3950CH$, 포도 1kg 250CH$, 인터넷 2시간 800CH$, 빵 100CH$, [100 Peso (페소) = 170원] |
2003년 4월 3일
짐을 숙소에 맡긴 체 Check out 했다.
아르마스로 가서 단골 감자칩 가게에서 제일 싼 감자칩과 Tutti Frutti라는 과일 화채를 사먹었다.
칠레에는 7000명의 한국 교민이 살고 있는데 Patronato 거리에 한인 타운이 있다고 해서 찾아 갔다.
거리는 옷 가게로 꽉 차 있었고 그 중 절반 정도의 가게가 한국인이 주인으로 보였다. 지나치며 가게 안을 보니 한국인들이 앉아 있었지만 무턱대고 들어가서 아는 척을 할 수가 없었다.
날씨도 덥고 그냥 돌아 가려는데 한국인 슈퍼마켓으로 유명한 Assi Mart가 보였다. 들어가 보니 LA 한인 타운 슈퍼보다는 덜했지만 한국 식품들이 없는 게 없고 비디오테이프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김밥 두 줄이 1800페소다. 재정씨가 하도 먹고 싶다고 해서 새우탕 사발면을 하나 샀다.
강 근처 공원에서 쉬다가 숙소로 돌아오며 Pisco 술 작은 거 하나 사고 숙소에서 저녁을 해 먹었다.
사발면까지 끓여서 마지막 저녁을 해 먹고 포도를 씻어서 TV 좀 보다가 공항에 가려는데 숙소 주인 아줌마가 TV를 탕~ 치며 TV를 보면 안 된다고 한다.
영어도 못하는 주인 아줌마가 단어를 외워와서는 Check Out, No TV, No kitchen, No Bath. Please Go!! 라며 외치면서 열이 잔뜩 받아 있다.
우리가 이미 Check out을 했는데 부엌을 사용하고 TV를 보아서 열이 받은 것이다.
Check out 후에는 부엌을 사용 못한다고 공지가 되어 있거나 따로 얘기를 듣지 못했고, 어제 떠난 백인들도 부엌에서 밥 해먹고 갔는데 이 아줌마가 뭘 잘못 쳐 먹었는지...
그냥 무시하고 나와 Turi Bus를 타고 공항으로 갔다. 우리 비행기는 새벽에 출발하기 때문에 공항 벤치에서 잠을 자야만 한다.
공항을 여기저기 배회하다 사람 왕래도 뜸하고 누워 잘 수 있는 벤치를 찾아 쉬었다.
재채기가 멈추지 않고 콧물이 계속 나서 공항 내의 First Aid를 찾아 갔다. 의사에게 내일까지 먹을 약을 받아 먹고 벤치에 누워 잠을 청했다.
비용 |
오르골 4990CH$, Tutti Frutti 2개 780CH$, 감자칩 490CH$, 슬리퍼 2개 3980CH$, 나시 1990CH$, 한국 사발면 700CH$, 콜라 200CH$, 아이스크림 550CH$, 피스코 술 1370CH$, 계란 140CH$, 공항까지 버스 2인 2400CH$, [100 Peso (페소) = 170원] |
2003년 4월 4일 로스엔젤레스 LA
새벽 5시에 비행기에 올랐다.
TACA 항공인데 지난번처럼 기내에서 계속 샌드위치만 줄 텐데 걱정이다. 3시간 정도 비행기 타고 리마에 도착했다. 샌드위치 하나 먹고 배에 가스가 차서 화장실 다녀오고 비행기를 갈아 탔다.
기내에서 "Mouse Hunt"를 보고 또 샌드위치를 주길래 먹었다. 3시간 정도 비행하고 산호세에 도착했다. 여기서는 4시간 정도 공항에서 기다렸다가 LA 행 비행기를 탔다.
그나마 비행기가 연착되어 LA에 늦게 도착했고 마중 나온 요한이형과 형네 집으로 갔다.
집에서 형수님이 해 주신 밥과 김치를 먹으니 살 것 같았다.
지금까지 비행기를 많이 타보았지만 TACA 항공처럼 기내에서 샌드위치만 주는 경우는 처음이다.
2003년 4월 5일
아침에 자전거 타고 근처 슈퍼에 나가 보았다. 슈퍼마켓을 돌아 보니 역시 미국 물가가 장난이 아니다. 미제 초콜릿을 하나만 샀다.
오늘이 요한이형 둘째 딸 선의 돌이다. 형네 가족 분들과 모여 중국음식을 사 먹고 돌 잔치를 했다.
월요일 아침에 출발하는 라스베가스 1박 2일 투어를 한국 여행사에 전화 예약했다. 아침에 출발해서 다음날 18시에 LA로 돌아오는 건데 숙박에 2식 제공이며 1인당 50$라 한다.
차도 없는데 우리가 라스베가스를 다녀 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2003년 4월 6일
근처에 한국인이 주인이라는 유명한 스시 뷔페가 있다고 한다. 미국인들도 스시를 좋아한다고 한다. 형 말로 근처라고 하길래 차를 타고 나섰는데 거의 서울에서 수원 사이의 거리를 가야 했다. 미국에서는 이정도 거리가 근처에 점심 먹으러 간다고 한다. 큰 규모의 뷔페에 초밥 10가지 정도와 그 외 해산물과 디져트가 있었다. 1인당 16$에 입장하는데 초장을 주지 않아 아쉽지만 음식은 대체로 맛이 있었다. 미국인들도 많았고 한국인들도 많았다. 점심식사 후 라구나 해변으로 나갔다. Venice Beach 와는 다르게 이 동네는 예술가들이 많이 살아 갤러리도 많이 있었다. 해변은 깨끗하고 바비큐 시설도 잘 되어 있다. 미제 성조기가 힘차게 나부끼는 아래 가족들이 주말을 즐기고 있었다. 아이들은 역시 야외에 나오면 활기 차다. 솔이가 제일 신이 나게 바닷가에서 논다. |
2003년 4월 7일
LA 한남 체인 앞으로 8시 전에 도착해야 하는데 월요일 출근 길이라 길이 막혀 결국 15분 늦게 도착했다.
예상했던대로 라스베가스로 출발하는 여행사 차량은 떠나고 없었다.
할수 없이 오늘 하루 동안 시간 보낼 곳을 찾아야 했다. 대중교통이 없으니 우리끼리 움직일 수 없어 불편하다.
그래서 형이 유니버설 스튜디오로 데려다 주었다. 하루 입장료가 50$정도이고 평일이라 사람이 많지 않았다.
10시에 입장해 Gust relation에 가서 한국어로 된 안내문을 얻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에는 12개관이 있는데 각각 입장할 수 있는 스케줄이 다르다. 관람객은 스케줄 표를 잘 보고 순서를 정해 봐야 하루에 다 볼 수가 있다. 첫 번째 입장한 Mummy는 우리나라의 귀신의 집과 비슷하다. 좁은 복도를 따라 걸으면 영화 소품이나 괴물이 지나는 사람을 놀래 킨다. 세트는 잘 만들어졌지만 다른 관이 워낙 뛰어나서 Mummy는 오히려 재미가 없다. Jurassic Park는 우리나라 청룡열차와 비슷하다. 물이 흐르는 레일을 따라 작은 기차로 천천히 움직이며 주변을 보는데 영화처럼 공룡들이 나오면서 겁을 준다. Back Draft는 영화에 사용된 특수효과 원리들을 설명하고, 화재 장면을 연출한 특수효과 세트가 마련되어 있다. |
테마파크 안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볶은 밥이 7~8천원, 감자칩과 너겟이 9천원이라 엄청나게 비싸다. 콜라는 2~3천원 정도 한다. Back to the Future는 가만히 차를 타고 있으면 차의 흔들림과 전면의 대형 스크린의 변화로 진짜 차를 타고 날아 다니는 착각을 하게 한다. 시나리오에 의해 시작되고 참여한 사람들 모두가 시나리오의 주인공이 되어 체험을 하게끔 한다. 터미네이터2는 정말 대단하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모든 세트 중에서 이곳이 가장 인상적이다. |
이거 보면 미국 놈들이 가진 기술이 얼마나 대단한지 놀라울 정도이다. 입장료 50$가 이거 하나 보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거 같다. 3D와 연기자의 연기가 복합되어 있다. 3차원 안경을 쓰고 전투 장면과 3D를 실감나게 느끼고 중간에 연기자들 실제 무대로 나와 관중들이 직접 영화 속 장면에 있는 것처럼 푹 빠져 들게 한다. 수증기나 물방울들을 실내에서 직접 뿌려져 현장감을 더한다. Water World도 진짜 잘 만들어졌다. 관객들이 입장 할 때 연기자들이 장난을 치며 관객을 공감 시키고 쇼가 시작되는데 영화 한 편을 그대로 보는 듯 하다. 마지막에 실제 경비행기가 갑자기 세트 안으로 날라와 착륙하는 장면을 보면 그 스케일에 박수를 칠 뿐이다. |
항목 |
신혼여행 전체 비용 |
합 계 |
항공권 |
한국 인천 - 미국 LA 구간 (UA 항공) : 726,900 x 2인 |
= 3,005,200 |
현지 경비
|
칠레 뿌에르토몬트 - 푸에르토 나탈레스 편도 유람선 : 300,000 x 2인 |
= 1,429,800 |
여행 준비
|
미제국주의 비자 발급 : 115,000 x 2인 |
디지털 휴머니스트 이병훈님의 홈페이지에 있는 여행기입니다. http://www.byounghoon.net/index.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