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흐린 금요일(3.30일)오후에 출발했습니다.
산청 경호강을 지나면서 부슬부슬 비가 내리더니 통영에 들어서니 제법 굵은 빗줄기되어 내리더군요
비오는 바닷가 술집을 찾으러 며칠전 TV 맛집소개 프로그램에 나온 "울산다찌" 집을 찾았습니다.
예전에 통영 어부들이 고단한 일을 마치고 돌아와 찾는다는 곳으로 해산물이 풍성히 나온다는 말에 찾았으나 ... 서울의 작은 횟집과 별반 다르지 않게, 아니 오히려 좀 더 못한 것 같아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래도 통영의 오래된 명물이라하고 비오는 선창가에서 한잔을 한다는 의미있는 술자리였던것 같습니다.
늦은밤 내일의 산행을 위해 거제 학동 몽돌해수욕장으로 이동해 펜션(모텔)에 잠자리를 잡고, 삼거리 형님이
가져온 양주(시끄린 붉은 포도주라지만 VOSP꼬냑임)로 화끈하게 피로를 잠재우고 잠에 들었습니다.
산행코스는
다대초교 - 가라산 - 망맷재 - 매바위 - 노자산 - 거제자연휴양림(약5시간)
해수욕장에 모래가 아닌 검은조약돌이 깔린 학동몽돌해수욕장입니다. 뒤좌가 노자산, 우가 매바위
정면 중앙으로 보이는 곳이 TV 1박2일에 소개되어 더 유명해진 바람의 언덕입니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아침의 바다 - 우측 작은 섬이 외도
관광지인데도 건물이나 해변가 모두가 깨끗해서 좋네요
조금 가깝게 보이는 바람의 언덕쪽 마을
외도, 해금강으로 가는 배의 선착장입니다.
어젯밤 술기운이 아침까지도... 김봉창 의사께서는 대단하셨습니다.
좋은곳에 와 가슴이 탁틔인다... 조^오^타
바람의 언덕뒤 주유소에서 본 아름답고 깨끗한 해안절벽
우측 절벽과 절벽사이로(사진엔 잘보이지 않지만) 하얀색의 작지만 이쁜호텔이 주변과 어우러져 멋지죠
산행기점 다대마을입구에서
밝게 웃는 모습과 막 피어오르기 시작하는 동백꽃이 봄기운을 알리는 거 같습니다.
이게 뭐?
남쪽이라 야자수 나무도 있네^
팔손이 나무와 진달래도 꽃을 피우고^^
하얀 조팝.... 아^ 봄이야^ 따듯함에 이쁘고 이쁜 꽃들이 너도나도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다대산성을 보려면 저구리로 올라왔어야 하는건대....
소사나무라는군요
초입부터 긴 급경사를 오르고 숲속에서 벗어나니 화려한 한려수도의 전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처음 맞는 아름다운 조망에 다들 표정이 밝고 편합니다.
다대마을이 보이는 곳에서^
산넘어 오른쪽을 보면 남부면 저구리 - 여차해수욕장쪽이죠! 명사해수욕장쪽인가?
다시 산을 넘어 왼쪽으로 눈을 돌려 다대마을
바다와 섬.... 그리고 바위가 어우러진 산에 우리
산난 - 나도 꽃피우고 싶다^ 겨우내 차가운 바위틈에서 움츠리고 있다 얼마나 따스한 기운을 기다렸나^
굽이굽이 포구마다 작은마을이 있고 각 마을마다 관광객을 태울수 있는 선착장이 따로 있답니다.
이제 능선으로 올라섭니다.
사방을 볼 수 있는 조망처 - 따듯한 햇빛 맞으며 어제의 과음도 아랑곳 하지 않고 다시 막걸리를 꺼냅니다.
외도 - 주변 마을선착장에서 부지런히 오고가는 배들이 외도를 드나들고 있습니다.
유람선 스크루에서 뿜어내는 하얀 물보라 자국들이 외도 주변 사방으로 보입니다.
함목 몽돌해수욕장쪽인데 잘안보이네
잔인한 넝쿨^ 나무를 휘휘 감아 타고 올라가 푸른생명을 키워 나가는 넝쿨....
그렇지만 나무는 점점 죽어가겠지!
천진난만한 모습의 삐리리 회장님.... 자지러지네^
첫댓글 바다 백석
바닷가에 왔더니
바다와 같이 당신이 생각만 나는구려
바다와 같이 당신을 사랑하고만 싶구려
구붓하고 모래톱을 오르면
당신이 앞선 것만 같구려
당신이 뒤선 것만 같구려
그리고 지중지중 물가를 거닐면
당신이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구려
당신이 이야기를 끊은 것만 같구려
바닷가는
개지꽃에 개지 아니 나오고
고기비늘에 하이얀 햇볕만 쇠리쇠리하여
어쩐지 쓸쓸만 하구려 섧기만 하구려
백석으로 인해 '통영'을 알고자 갔더니
다찌집의 횡포(?)에 통영의 환상은 사라지고
하기야 그 집 하나가 전부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난생 처음 가 본 통영이라니.....
아! 청마와 윤이상과 박경리와 그리고 백석!
아니지! 백석은 첫사랑 여인
친구의 결혼식에서 한눈에 반한 '란'의 고향이 통영이지.
그러니까 백석하고 통영은 아픈 기억이 있는 곳이겠구나.
이 곳까지 내려와 청혼을 했지만
그녀는 백석의 친구와 결혼을 해 버리지
그래서 통영의 바닷가를 거닐며 위의 시를 지었다지. 아마도...
이 모든 것들이 통영이었는데
환상이 깨지기 전에 다시 한번 가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