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의 커피 문화
따사로운 아침 햇살에 허드슨 강이 부서져 내리고 향긋한 커피 향이 빌딩 숲 사이로 밀려들어 아침을 분주히 만들어 가는 사람들을 커피가 유혹하는 시간. 지지 않는 용광로라 불리는 이곳, 뉴욕에서는 진기한 풍경들이 연출된다. 말끔한 정장과 운동화, ‘뉴욕 타임지’와‘데일리 뉴스’ 그리고 커피로 시작되는 뉴욕. 분주히 움직이는 뉴요커들은 그들만의 거리 커피 문화를 만들어낸다.
뉴욕에는 한국과 같은 커피 자판기가 없다. 대신 이곳에는 한 블럭, 한 코너마다 음식과 커피를 살 수 있는 데일리(daily)라는 뷔페 형식의 작은 가게와 커피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가게들이 있다. 뉴욕 사람들이 분주한 지하철에서 나와 맨 처음 향하는 곳은 직장과 가장 가까운 그곳들이다. 뉴욕의 커피 문화는 데일리 문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은 아침식사를 ‘만든다’ 는 ‘make’ 라는 단어를 결코 사용하지 않는다. 진정한 뉴요커들은‘차린다’ 는 의미의 ‘fix’ 라는 단어를 즐겨 사용한다. 뉴요커들은 절대 아침식사를 요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른 아침 데일리나 전문 커피 가게에서 간단한 음식을 담은 봉지와 커피를 들고 회사로 향하면서 오늘이 또 다른 일상의 시작임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뉴요커들은 아침과 간단한 점심, 그리고 커피를 즐기기 위해 이들 커피 가게를 찾는다.
뉴욕의 커피 문화는 일회용 문화다. 빌딩들 사이로 한국의 포장마차라 할 수 있는 길거리 카페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정장차림의 뉴요커들이 길게 줄지어 서서 베이글이라는 빵과 커피를 사는 곳. 이 광경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웃음이 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신도 모르는 사이 간단한 아침과 커피를 사기 위해 대열 속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아침이면 잠시 생겼다가 없어지는 이런 작은 카페는 뉴욕의 문화가 일회용 문화임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거리의 수많은 쓰레기통들을 끊임없이 채우고 있는 수많은 종류의 일회용 커피 컵들. 그들은 늘 분주히 움직이며 커피를 즐긴다. 이들이 사용하는 숙어 중에‘smell the coffee’라는 표현이 있다. 그것은 단지 커피의 향기를 느끼라는 것이 아니라 늘 바쁜 일상에서 매시간 깨어있으라는 표현이다. 이러한 표현에서도 느낄 수 있듯 커피는 그들에게 있어 일상 그 자체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