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에 다녀와서
핸드폰이 울린다.
덤프트럭을 운전하며 알콩달콩 신혼을 보내고 있는
조카 이정우 전화다.
-안녕하세요? 작은 아버님 아무 별고 없으시지요?
늘 만나거나 전화를 받으면 푸근하고 신뢰감이 간다.
-그럼, 잘 있지? 왜?
-내일 모레 12/19일이 음력 동짓달 열이레인데 아버님 생신이세요.
-저녁 6시까지 후평동 서울부페로 오세요. 아버님 형제분 들 식사나 하게요.ㅎ
참 고마웠다.
아들을 키워 결혼시키니까 아버지 생신을 해 드린다고 ㅎ
늘 작은 형님은 해마다 형제 친척을 부르지 않고 혼자 보내시지 않으셨던가!
-그래, 고맙다. 결혼을 하더니 역시-, 꼭 갈께
2013. 12월 19일(목) 매우 추운 저녁 6시반
춘천시립도서관에서 문학강의가 있어도 마다하고 시간을 기다린다.
큰 형님, 영수조카 내외, 은상할머니, 호택누님, 신남 누님, 화천집누님, 작은 형내외
우리 내외, 현순네 식구 4, 초대한 정우 내외가 둘러 앉은 서울부폐-.
창밖은 어둠이 내렸지만 손님은 계속 꾸역꾸역 몰려든다.
조카 정우가 초대한 친척들께 인사를 하고 -위하여를 했다.
건강하시길 빈다고-, 작은 형님의 건강을 빌며-.
그저 건강이 최고다. 나이가 먹으니-.
여러종류의 먹을거리들이 즐비한 서울부폐가 손님 입맛에 맞다.
각종 고기, 생선, 과일, 떡, 수정과 식혜, 파무침, 꼬갱이, 풋고추,마늘, 아이스크림,술
모두는 모처럼 작은 형님의 초대에 맛있게 먹고 헤어졌다.
사암리 누님과 큰 형수님이 참석 못해 안타까웠다.
몸이 무거운 정우 아내인 조카며느리도 특별히 떡을 주문해 나올 때 모두 봉송으로
넣어주니 얼마나 고마운 마음인가! 정우가 현우에게 주라고 떡 하나를 특별히 준다.
고마울 수가-. 몸을 풀어 예쁜 공주를 안을 때 저녁을 한번 사리라.
세월이 흐르고 우리 모두 늙어가지만 어릴 때 추억들은 고스란히 서로
공유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친척들끼리도 아픈 말은 해선 안된다. 그저 칭찬하자. 남을 흔들어선 안된다.
말한 사람은 3일 잊지 않지만, 아픈 말을 들은 자는 평생 얼룩무늬다.
부덕의 소치로 이제 육십 중반에 이런 교훈들을 되새기며 뼈져리게 느낀다.
정신건강상 훌훌 털어버리리라. 그리고 재미있게 살아가리라.
겨울이 다시 맹위를 떨친다. 친척들 모두 행복하길 -.
2013. 12. 20일 새벽에 후석로에서 德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