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낙 가천의대 명예총장이 '의사는 왜 더 윤리적이어야 하는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이성낙 가천의대 명예총장은 1일 의료윤리연구회가 주최한 '직업윤리와 의사의 만남' 주제 초청특강을 통해 '왜 의사가 더 윤리적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내놨다.
'최근 의료계에서 일어나는 볼썽사나운 문제들을 살펴보면 예외 없이 의사로서 책무와 윤리지침을 지키지 않았거나, 함께하는 사회인으로서의 품위를 잃은 언행에서 비롯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한 그는 '의사는 갓 태어난 갓난아기부터 생의 마지막 순간을 사는 노인은 물론 모든 사회계층까지 만날 수 있는 전문 지식인이기에 누구와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성숙한 사회인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명예총장은 '의료인은 환자 또는 가족과 필연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인간관계를 형성하면서 다른 어떤 분야보다 사회성이 짙은 직업'이라며 '심신이 고달픈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관심을 가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 의료인은 특출한 전문인이자 누구와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성숙한 사회인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베이트·황우석 사건 등을 예로 들며 '우리 사회는 투명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몸부림치고 있다'고 지적한 그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는 좌우의 이념 논쟁, 가진자와 안가진자 간의 갈등보다 저급문화와 고급문화 간의 충돌현상에서 비롯된다'면서 '내가 이해하지 못하니까 나쁘다는 이분법적 사고와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는 풍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 명예총장은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행동하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프랑스의 시인이자 철학자인 폴 발레리의 말을 빌어 '행동한 대로 생각하게 되면 자가당착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명예총장은 '의료윤리연구회 강연회가 앞으로 200회를 넘어 더 많은 의료윤리와 인문학의 양분을 축적하는 연구회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면서 '우리 의료인들은 문화와 윤리에서 해답을 찾아 좀 더 높은 품위있는 의료문화를 이뤄가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의료윤리연구회 강연회에는 임수흠 서울시의사회 부회장·이병기 경기도의사회 부회장·박인숙 의료리더십포럼 대표(울산의대 교수)를 비롯해 김광희 서울시의사회 법제이사·김예원 대한내과개원의사회 서울시회장 등이 참석했다.
의료윤리연구회는 이날 2차 강연회에 이어 오는 12월 6일 오후 8시 동아홀에서 '의사와 환자 관계 윤리'(정유석 단국의대 교수·가정의학 및 의료윤리학)를 주제로 3차 강연회를 연다고 밝혔다.
이명진 의료윤리연구회장은 '12월 6일 3차 강연회가 끝난 후에 민주당 양승조 국회의원이 국정감사를 통해 제기한 '산부인과 전공의들이 임산부를 마루타 취급한다'는 내용과 관련해 자체 토론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회장은 '이날 환자와 의사의 진료 관계 윤리에 대해 강의와 함께 실제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중심으로 외국의 사례까지 살펴봄으로써 의료계의 지향점과 창조적인 대안까지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료윤리연구회에 가입을 원하는 단체회원 및 개인회원은 가입신청서를 팩스(02-865-5527)로 보낸 후 은행계좌(하나은행 180-910023-76308 예금주 김재윤)로 회비를 보내면 된다. 회비는 단체회원은 연 50만원 이상이며, 개인회원은 연 10만원이다. 가입 문의(☎070-4036-5795, 010-5259-5795 이명진 의료윤리연구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