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성(봉화대) 단풍이 제일이지요. 통제돼 신남성 부근까지 밖에 가지 못하지만, 동문에서 1, 2, 3 옹성을 거치는 동안 광주 방향으로 시선을 두면 신남성 주위가 온통 빨간 단풍숲이지요. 동문~1, 2, 3 옹성~남문~수어장대~서문 코스라면 아주 좋을 겁니다. 트레킹 소요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입니다. - 남한산성 지킴이 김정길 씨
굳이 먼 길일 필요는 없다. 눈을 잠시만 돌려도 사방 천지가 붉은 단풍이다. 만산홍엽의 유혹이 몸을 휘감는 날, 잠시 도심을 떠나 바람 앞에 서고 싶다면 남한산성이 제격이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성곽 뒤로 단풍은 산불처럼 번지고, 산성(山城)엔 붉은 그림자가 비처럼 내린다. 하루일 필요도 없다. 오후 한나절, 자동차 드라이브만으로도 단풍 여행은 족하다. 산성으로 가는 길은 느리다. 한 굽이 돌아서면 한 굽이 틀어지고, 한 굽이 넘어서면 또 한 굽이 다가선다. 좁고 가파르고 꼬불꼬불하지만 가을 색만은 깊다. 산성 드라이브는 사실, 순간이다. 하남시에서 산성을 지나 성남시로 빠져나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40여 분. 단풍의 진수를 맛보기엔 충분한 시간이지만, 연인과 함께라면 좀더 여유를 부려 보는 것이 좋겠다. 발품을 들여 산성의 일부를 걸어봐도 좋고, 차로 산성의 속살을 파고들어도 좋다. 단풍을 즐기며 걷기에는 남문~수어장대~서문 코스가 적당하고, 차로는 동문 인근에 있는 장경사 코스가 좋다. 특히 남한산성 굽잇길 저편에 자리한 장경사는 호젓하고 운치 있는 데이트 명소. 임 만난 처녀의 얼굴처럼 수줍은 빛이 길마다 흥건해 단풍빛에 젖어들기 좋다.
Information |10월 20~31일 | 3000명 | 신갈나무, 단풍나무, 서어나무 등 | 주차료 1000원, 입장료 1000원 | 031-743-6610
▒ Best Point
단풍 터널 드라이브 ‘동문’ 남한산성 동문 밖 광주 방향 도로변에 심긴 아름드리 벚나무길은 누구나 인정하는 남한산성의 명물. 아름드리 벚나무가 길 전체를 에워싸 가을이면 단풍으로 터널을 이룬다.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10월 말도 좋지만 11월 초, 단풍잎이 눈처럼 날릴 때의 풍광이 더욱 환상적이다. 동문 밖에 있는 라이브 카페에 들러 가을과 함께 늦은 오후의 차 한 잔을 음미하는 것도 운치 있다.
숨은 데이트 코스 ‘장경사’ 동문에서 동북쪽으로 약 900m 떨어진 산 중턱에 자리한 사찰. 일부러 숨겨놓은 듯 큰길에서는 보려야 볼 수가 없다. 산성 내 다른 절에 비해 예스러운 맛이 있고, 따로 멋을 부리지 않은 여인네처럼 정갈하고 소박하다. 단풍뿐만 아니라, 늦가을이면 낙엽 밟기에도 좋은 이곳은, 저녁 7시경이면 불빛 하나 없이 어두워지는데다 차를 세울 수 있는 공간이 곳곳에 즐비해 아베크족이 즐겨 찾는다.
한눈에 보는 가을 ‘수어장대’ 성곽을 따라 멀리 적군의 동태를 감시하기 위해 세운 곳. 높은 기둥 위에 대들보와 동자기둥이 시원하게 받치고 있어 조형미가 빼어나다. 단풍 명소는 아니지만 수어장대에서 바라보는 산성 일대의 가을이 멋지고, 수어장대 옆에서 바라보는 시원한 전망도 매력 있다. 특히 노을이 지며 어슴프레 어둠이 밀려드는 시간, 수어장대로 올라가는 길에서 성곽 너머 바라보는 서울의 야경이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