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 속에 뿌리를 내리지만 물 밖으로는 맑고 청아한 꽃대를 피워올리는 연꽃은 ‘순결’이란 꽃말을 가지고 있다. 불교에서는 험난한 인간세계에 살아가고 있는 고달픈 중생을 구원한 석가모니를 상징하는 꽃이기도 하다.
물 위를 딛은 듯 사뿐히 떠 있는 초록색 잎과 수줍은 듯 살포시 얼굴을 내미는 새악시같은 연꽃… 이 광경을 보는 사람이라면 어느 누가 반하지 않을 수 있을까?
연꽃에 대한 남다른 열정
송악면 반촌리 김종복(43)씨는 4년 전부터 연꽃의 매력에 푹 빠져 살고 있다. 연꽃을 좋아하기 시작한 후 그의 생활은 연꽃을 빼고나면 할 말이 아무것도 없을 정도로 거의 모든 시간을 연꽃에 투자하고 있다.
절에 가면 스님들에게서 한 두개씩 얻어다 심다보니 연꽃에 관심이 생겼다는 김씨는 지금은 무려 150여 종의 연꽃을 재배하고 있다. 이 정도의 연꽃을 구하기 위해 김씨는 전국을 누비며 연꽃을 재배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다.
한번은 전국에서 단 한명만 가지고 있다는 희귀 연꽃을 구하기 위해 그 사람을 찾아가 우여곡절 끝에 받아온 적도 있다고 한다.
올해는 아예 해오던 목수 일을 접고 연꽃에만 매달렸다는 김씨는 무안군, 김제시, 전주시, 대구시 달성군 등지에서 열리는 백련축제를 돌아보는 등 연꽃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드러냈다.
김씨는 현재 송악면 반촌리와 고대리 두 군데에서 연꽃을 정성스레 재배하고 있다.
버릴 것이 없는 최고의 상품
연꽃은 뿌리, 줄기, 잎, 꽃 등 무엇 하나 버릴 것이 없는 유용한 식물이다. 관상용으로는 물론이고 식용, 약용으로도 쓰일 수 있어 농가 수익사업으로써의 가치도 높다고 한다.
백련의 잎과 꽃은 차를 끓여 마실 수 있고 뿌리는 식용으로 사용할 뿐더러 우리 몸에도 좋아 약용으로도 효과가 널리 알려져 있다. 여러 대학에서 성분을 분석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백련차는 생리활성물질인 플라보노이드 화합물이 다량 함유돼 있어 인체에 해로운 유해산소를 60% 가량 제거하고 혈압강하에도 효과가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에이즈 바이러스를 억제할 뿐만 아니라 피부미용의 기능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기능성 차로서 가치가 높다고 한다.
게다가 연꽃은 뛰어난 정화능력을 가지고 있어 환경에도 더할나위 없는 식물이라고 한다.
김씨가 만든 연잎차는 떫고 쓰고 신 맛이 없고 연꽃의 은은한 향만이 그대로 전해진다. 또한 여러번 내려 마셔도 맛이 거의 변하지 않는 것이 연잎차의 특징이다. 대부분의 차는 처음 내릴 때 맛이 진하고 나중에 흐려지는데 연잎차의 경우, 여러번 내려 마셔도 거의 향이 변하지 않을 뿐 아니라 식은 차도 향이 그대로 살아있다.
연꽃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보니 김씨는 연꽃으로 만들 수 있는 음식 연구에까지 손을 댔다. 연잎쌈밥, 연잎국수, 연잎 떡 등 연으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음식을 개발해 당진의 새로운 특산물로 만들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