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전인가 영화로 우연히 엑스페리먼트(experiment)를 보게 되었다.
(Das Experiment, The Experiment, 2001)
사람의 심리,행동양식에 대해서 아주 관심이 많았을 혈기 왕성한 시절.
영화를 찾던 중 우연히 눈에 띄는 문구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포스트에 이끌려 영화를 보게 되었다.
보는 내내 “정말 그럴까” 라는 생각에 흥분과 신기함을 감출 길이 없었다.
그렇게 한참 잊고 지낸 어느날 2007년 말에 루시퍼 이펙트라고 책이 발간되었다.
엑스페리먼트를 영화화한 실제 실화가 책으로 발간되었다.
그때 당시 꽤 베스트셀러 였던걸로 기억이 난다.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의 문제적 저작 )
그래서 책 구입과 동시에 영화를 찾아봤는데 없어서 어째저째 수소문해서 구해서 다시 보게 되었다.
볼때 마다 먼가 모를 섬뜩함?이 느껴진다.
엑스페리먼트(experiment)…우리말로 (과학적인)실험이란 뜻이다.
이 영화는 심리학 책이라면 한번씩 인용되는 '스텐포드대학 필립 짐바르도의 사회심리학 실험'을 영화화한 이야기다.
1970년, 사회과학자 짐바르도는 지하에 가짜 감옥을 만들어 2주간의 모의 실험을 계획한다.
당시 시급으로는 파격적인 액수를 제시했고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지원자들을 심리테스트한 결과 가장 정상적인 사람들을 분별해 반은 교도관, 반은 죄수의 역할을 하게 했다.
실험은 순조롭게 시작되었다. 모두들 이 실험을 단순한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가짜 교도관들은 진짜 교도관의 모습을 갖추어 가기 시작하였다.
한번도 교도소에서 살아본적이 없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제복을입고 권력을 갖자 죄수역할을 한 사람들을
진짜 죄수로 대하였다.
상황이 인간을 지배하는 힘은 실로 대단하다. 영화속 주인공들은 서서히 잔인하게 변하기 시작한다.
규율을 어기는 죄수들에게 소화기를 뿌리며 옷을 다 벗기는 식의 폭력을 행한다.
그리고 차츰차츰 강도가 세지며.. 결국은 죄수중 몇명은 정신분열증에 걸리고, 한명이 죽게된다.
그리고 교도관 1명도 죄수에의해 죽임을 당하고 교수도 죽게된다..
모두가 미쳐가는 이 영화는 잘못된 실험임을 입증하며 막을 내린다.
(실제 실험 당시의 사진들)
실제로 2주로 계획되었던 실험은 5일만에 끝났다고 한다.
여기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간수’들의 행동이다.
그들은 처음에는 간수라는 임무에 거부감을 느꼈지만, 제복과 선글라스가 주는 권위와 익명성에 곧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고, 아울러 이렇게 당하는 ‘죄수’들은 실제로 매맞아 죽어도 싼 놈들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걸핏하면 기합과 구타를 죄수들에게 퍼부었으며, 실지로 몇몇 ‘간수’들은 실험이 일찍 끝나자 몹시
화를 내기도 했다고 한다.
죄수들의 반응도 예상외였다.
나중에 인터뷰에서 한 죄수는 동료가 간수에게 기합을 받거나 폭행을 당할 때도 의분이 치솟는다기 보다는
‘저 멍청한 놈 때문에 내가 고생하는구나, 저런 놈은 당해도 싸’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가장 이해 못할 부분은, 그 어느 누구도 실험을 그만두겠다고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짐바르도 박사가 실험을 중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외부에서 구경하러 온 동료가 이 참혹한 광경을 보고 기겁을 했기
때문이다. 그 전까지는 짐바르도 박사도 이 실험의 주관자였지만 자신도 간수역을 맡은 피실험자들에게 조언을 주고
죄수역을 맡은 사람들을 혐오할 정도로 홀려 있었다고 그의 책 ’루시퍼의 이펙트(The Lucifer Effect)에서 고백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과연 나라면 저 상황에서 (감옥안 교도소의 역할이라면 ) 평범한 나의 모습을 할수 있을까?.
나 또한 별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되어진다.
만약 내가 옳곧은 심지가 있어서 굳건히 버텨 나간다고 하더라도 저렇게 고립된 곳에서는 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자연계와 마찬가지로 소멸,도태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어떠한 극한이라도 대처하는 능력과 적응력이 무지 빠르다고 알려져 있다.
주변 상황에 의해 악인이 될수도 있고 선인이 될 수도 있는 게 바로 사람이다.
인간의 사고의 맹점, 시야, 상황, 주관적인 편견등 많은 부분을 아직 밝혀 내지는 못했지만
영화에서 실제 간수와 죄수들의 행동들이 많은 부분을 생각하게 해준다.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 스스로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음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