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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교(大倧敎)는 어떤 종교인가?
대종교는 옛부터 내려오는 우리 배달민족 고유의 삼신 신앙을 바탕으로 한 종교로서 국조 단군님을 ‘교조’로 받드는 종교이다. 그러므로 대종교의 내력[敎史]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같이 하며, 그 교리는 이 민족의 정통사상과 철학이 담겨져 있고 그 구현목표(具顯目標) 또한 이 민족의 건국 이념인 “홍익인간 이화세계”(弘益人間 理化世界)이다.
따라서 이 민족의 흥망성쇠와 더불어 그 운명을 같이 하여 온 유일한 민족 정통 종교이다.
1. 내력
이 위대한 뿌리 종교가 역대로 어떻게 이어져 왔나 그 내력을 살펴봄으로써 깊숙이 흐르는 교맥(敎脈)을 짚어보기로 한다. 옛 고조선 시대에는 천신교(天神敎)라 하였고, 부여에서는 대천교(代天敎), 고구려에서는 경천교(敬天敎), 신라에서는 숭천교(崇天敎), 백제에서는 수도[蘇塗], 발해에서는 진종교(眞倧敎), 고려에서는 왕검교(王儉敎), 만주에서는 주신교(主神敎)라 하고, 다른 곳에서는 신교(神敎) 또는 천신교라고 하였으며, 근세에 와서 대종교(大倧敎)로서 이어졌다. 역대로 교명(敎命)을 달리 하면서도 그 교맥은 하나로 계승되어 왔다.
그러나, 고려 중엽 원종 때 몽고의 침입으로 교문이 닫히고, 계속되는 외세(정치, 종교, 문화)에 몰리어 이내 우리의 주체성을 되살리지 못한 채 700여년 동안 민속화된 형태로 그 잔영(殘影, 흔적)을 유지하여 왔다. 마침내 조선왕조 말엽에 나라마저 망하는 지경에 이르자, 구국제민(救國濟民)코자 대성철 홍암대종사(弘巖大宗師) 나철(羅喆) 선생에 의해 단기 4242(서기 1909)년에 대종교로 중광(重光, 부활)됨으로써 그 교맥이 다시 소생되었다.
이렇게 중광된 대종교는 일제하에서 어떻게 포교했으며, 종단의 체질상 항일 독립 투쟁은 필연적인 사명이었으니 어떻게 투쟁하였는지 다음에 그 활약상을 간추려 보고자 한다.
2. 대종교 중광 이후의 항일운동
대종교는 일제 강점하의 35년간을 포교 활동의 일환으로 단군 숭봉운동과 조국 광복운동에 전교운을 걸고 국내외에서 맹렬히 활약하다가 수많은 순교자와 순국 희생자를 냈으니, 역시 민족종교로서 겨레와 운명을 같이한 애국 종단임을 입증하였다.
(1) 단기4242(1909)년, 음 1월 15일에 홍암대종사가 중심이 되어 대종교가 중광됨으로써 국내에서 포교 활동이 시작되었으며, 민족 주체사상이 고취되었다.
(2) 대종교가 국내외에서 단군 숭봉의 중심이 되어 문헌 간행, 천진(天眞) 봉안, 개천절 제정, 단기 연호 사용 등의 사업이 계속되었다.
(3) 그후 왜적은 다른 종교는 포교 활동을 인정하면서도 대종교는 “국조 단군을 숭봉하는 항일 교단”이라 하여 일체 허락지 않을 뿐 아니라 심한 박해로 더 이상 일제의 치하에서 포교할 수 없었다.
(4) 이에 단기 4247년(1914년)에 대종교(총본사)는 만주로 망명하였다.
(5) 단기 4251(1918)년 대종교 교우가 중심이 되어 무오(戊午) 독립선언서를 발표(發表)하였다.(대종교 제2세 교주 무원 종사 김교헌 선생이 기초하여 신도 및 독립운동 지도자 39인이 서명).
(6) 성재(省齋) 이시영(李始榮) 도형(道兄)이 주도하여 신흥 무관학교를 설립, 독립군단의 중추 세력을 이루었다.
(7) 중광단(重光團)이란 비밀 결사를 조직하여 북로군정서(北路軍政署)의 전신(前身)이 되었으며, 청년 교우들로 독립군을 편성하여 항일운동을 전개하여 크게 활약하니 일제의 압력으로 만주에서도 포교 금지령을 받았다.
(8) 청산리대첩
단기 4253(1920)년 백포(白圃) 종사 서일(徐一) 선생은 대종교인이 주축이 된 북로군정서의 총재가 되어 김좌진(金佐鎭), 이범석(李範奭) 등 탁월한 교우 군관들을 지휘하여 청산리에서 일본군 일개 연대를 완전 섬멸하여 전사(戰史)에 길이 빛날 대승리를 거두었다.
(9) 단기 4254(1921)년, 일본군은 소위 대토벌 작전이란 명목으로 교포를 무차별 학살하고 탄압을 가함으로써 백포 종사를 순교케 하였다.
(10) 국내외에서 조국 광복을 위하여 싸우다가 왜적에 희생된 대종교 교우들의 영령이 무려 10여 만에 달하였다.
단기 4256(1923)년 무원 종사도 이로 인하여 순교하시고 단애(檀崖) 종사 윤세복(尹世復) 선생이 제3세 교주로 교통을 이어받아 광복 운동과 포교 및 교육 사업에 평생을 전력하셨다. 포교 활동은 곧 독립운동에 직결되었으며 흥업단(興業團)이란 지하조직으로 항일 투쟁에 전력을 기울였다. 일본군이 중국 대륙을 석권하던 30년대 후반에 일제의 세력권 내에서 독립 항쟁 단체의 맥이 끊어져가던 시기에도 오직 대종교 계열의 조직만이 유일하게 그 맥락을 이어나갔다.
(11) 임오교변(壬午敎變)
가) 단기 4275년(1942, 壬午年)에 일제(日帝)가 저질러 놓은 2대 사건이 있었으니 국내에서는 조선어학회사건이요, 국외에서는 대종교의 임오교변이었다. 단일 혈통 민족으로서 5천여년의 오랜 역사와 문화를 꽃피우고 고유한 문화와 언어(문자) 및 삼신(일체) 신앙을 보전하여 오는 우리 민족을 영구히 식민화하기 위한 일선동화(日鮮同化) 정책에 의해서 일어났던 사건이었다. 따라서 한민족의 전통 문화를 없애고 유구한 역사를 왜곡 날조하기에 혈안이 되었던 것이다.
나) 임오교변 이전 일제가 대종교를 뿌리뽑을 목적으로 교육자요, 종교가요, 독립운동가였던 단애종사를 비롯한 20여명의 대종교 간부를 “국조 단군을 신봉하는 항일 단체”라는 구실로 일제히 검거하여 갖은 고문과 고초를 가하였다. 끝내는 안희제(安熙濟) 선생을 위시한 열 분의 순교자를 내었으니 얼마나 박해가 가혹하였는가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생존자는 단애종사를 무기형에, 다른 분들은 5년에서 15년 사이의 중형을 받았다.
이 순교한 열 분을 임오십현(壬午十賢)이라고 부른다.
이 임오교변은 대종교의 수난이기 전에 민족 독립운동의 역사적 투쟁 기록인 것이다.
(12) 단기 4252년(1919), 임시정부수립에 중추적 역할을 했다. 임정내외에서 활약한 교우들의 일부를 들자면 박은식, 신규식, 이시영, 이동녕, 박찬익, 조완구, 조성환, 김승학, 신성모, 이상설, 윤기섭, 윤세영 등이 있고,
학계에서는 주시경, 최현배, 신채호, 안재홍, 김두봉, 정인보, 장도빈, 안호상, 이은상 등이 있다.
일제가 우리의 언어와 문자 말살을 꾀한 대음모였던 조선어학회 사건에서도 대종교의 학자들이 많이 투옥되었으니 장지영, 이극로, 정열모, 이병기, 이희승 등이다.
이상과 같이 대종교는 중광과 동시에 조국 광복이라는 명제 앞에 국내외에서, 중국 대륙에서 민족의 정통 종교를 수호하며 피나는 항일 투쟁을 계속하였다.
3. 대종교와 개천절(開天節)
개천절은 한 옛적[上元甲子] 10월 3일에 한얼사람께서 홍익인간 이화세계를 이룩하시고자 한울문을 열으사 백두천산(白頭天山)에 내려오신 개천일(開天日)이며, 모든 백성들의 추대로 임금이 되신 개국일(開國日)이며, 온갖 인간이 비로소 혜안(慧眼)이 열린 신앙의 원천일(源泉日)이며, 온 백성이 비로소 인간으로서의 생명력을 지니게 된 날이다.
이 겨레는 홍익인간의 대 이념으로 경천사상(敬天思想)이 뿌리내려 하늘에 경배하는 제천의식(祭天儀式)을 소중히 간직해 왔다. 따라서 하느님을 친아버지처럼 공경하며 조상을 정중히 받들고 사람을 귀히 여기는 겨레가 되어 천손․천민(天孫․天民)임을 자랑으로 삼아 민족윤리(民族倫理)를 확립하고 충효사상(忠孝思想)도 이에서 가지 쳐 낳았다.
이 거룩한 개천절을 옛부터 상달상날[上月上日]이라 높이어 부르며 노래와 춤 등 각종 경기를 여러날 벌이어 국민 대단합의 계기로 삼았다.
이 행사를 옛 부여(扶餘)에서 영고(迎鼓)라 하였고, 예와 맥에서는 무천(舞天)이라 하였고, 삼한(三韓)에서는 계음(禊飮)이라 하였고, 고구려에서는 동맹(東盟)이라 하였고, 백제에서는 교천(郊天)이라 하였고, 신라와 고려에서는 팔관회(八關會)라 불러 거국적인 제천의식에 따르는 대축제를 벌였다. 그러나 고려 중엽부터 외세의 침입으로 민족 신앙이 흐려지고 조선왕조에 와서는 “고삿날”이라 하여 민속화된 형태로 겨우 그 명맥을 유지하였다. 단기 4242년(1909년)에 대종교의 중광(重光)과 더불어 개천절이라 명명하여 복원되었으나 일제의 탄압으로 대종교는 만주(중국 대륙)로 망명했다.
단기 4252년(1919, 己未年) 중국 상해(上海)에서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국경일로 정하여 대종교와 함께 국외에서나마 조국 광복을 다지면서 해마다 경축하였다.
광복 후 단기 4281년(1948년)에 국내에서 정부 수립과 동시에 계속하여 국경일로 정착되었다.
우리나라 4대 경절 가운데 민족 고유의 명절은 개천절뿐이다. 다른 세 경절(三一節, 制憲節, 光復節)은 일제로 인하여 생겨난 것이다.
이 거룩한 개천절을 높이 받들어 경축하는 것은 겨레의 뿌리사상을 찾고 한배검을 구심점으로 주체성을 확립함에 있다. 단일 민족으로 남북 평화 통일의 원동력도 여기에서 근원된다. 거듭 배달 겨레 최대의 명절로 옛 선조들의 영광된 모습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유서깊은 고유한 명절은 외국인에게도 반드시 홍보되고 자랑해야 할 우리 민족의 역사적인 유풍(遺風)이다.
4. 대종(大倧)이란 뜻
대종교가 유일한 민족 정통 종단(民族正統宗團)이란 것은 자타가 잘 아는 바이지만 “대종”이란 뜻을 모르는 젊은이가 많다.
대종(大倧)이란 천신(天神)이란 뜻으로「大」는「天」에 속하며 우리말로「한」이란 뜻이다. 「倧」은 신인종 자로 우리말로는「검[神]」또는「얼」로 표현할 수 있다.「倧」자는 귀중한 글자로서 신인(神人)이란 뜻이며 한얼로써 사람으로 화하시어[以神化人] 한밝메[太白山~白頭山] 밝달나무 아래에 내려오셨다 했으니 비로소 신인(神人)이란 말이 나오게 되었다. 한얼님으로써 사람이 되시어 이 세상을 크게 구제(救濟~弘益人間 理化世界)하기 위해 내려오신 분을 뜻한다.
이래서「대종」하면 한검․한얼의 뜻이며, 진종대도(眞倧大道~한얼이치의 진리)라는 대의가 포함돼 있는 것이다.
5. 대종교의 종교사상
(1) 홍익인간(弘益人間)
홍익인간의 참뜻은 인간을 크게 널리 이롭게 한다는 것이니, 인류 구제와 지상 천국을 그 목적으로 한다. 온누리를 주관하시는 주신(主神)인 한임[桓因]께서 태백산을 내려다보시고 이곳을 택하여 홍익인간 이화세계(弘益人間 理化世界)를 이룩하는 근거지로 삼으셨다. 때문에 홍익은 진정한 박애(博愛)요, 자비(慈悲)요, 인애(仁愛)이다. 편협된 민족이나 지역에 국한된 사랑이 아니라 실로 크고 넓은 진정한 인류애이다.
따라서 자유주의와 평등주의, 개인주의와 전체주의를 다 포용하여 화합․협동하는 보편 타당성있는 조화 원리이다.
우리 겨레는 이와 같은 위대한 이념이 있었기 때문에 인류사상 맨 처음 문화민족으로 나타나서 인간 문화를 창건하였고, 우수한 민족으로 등장하여 자주독립하였으며, 역사 민족으로 인류를 선도하였다.
이 “홍익인간 이화세계” 이념은 또한 대종교의 구현 목표이기에 유일한 민족 종교인 동시에 세계 종교성을 띠고 있다.
(2) 천부(天父), 천손(天孫), 천민(天民)사상
한민족은 한임(하느님)의 자손이요, 한임은 우리의 조상이신 천부(天父)이시다. 하나님(기독교에서 쓰는 여호와의 대칭)을 주님이라 받드는 유태인의 천주(天主) 사상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천부사상은 천신 곧 하느님이 나를 낳아 주신 생부(生父)로 받드는 사상이기에 하느님을 친아버지와 같이 사랑하고 존경하며, 친근하게 대하여 항상 가까이 모시며 하나가 된다.
고대 문화 민족으로서 중요한 신화를 가진 이웃 중국에서는 여화가 황토(黃土)를 두드려 사람을 만들어 혼을 불어넣어 7일만에 이루었다는 신화가 있고, 인도에서는 구담이 피살된 제자의 주검에 진흙을 혼합하고 열달동안 주문을 외며 기도하여 일남 일녀를 만들었다는 구담족의 신화가 있으며, 희랍에서는 프로메테우스와 에피메테우스라는 형제가 흙으로 빚어서 사람을 만들었다 하고, 유태에서도 여호와가 흙으로 하나님의 모습과 같이 인간을 만들었다 하였으며, 바빌로니아, 멕시코 등도 인간을 어떠한 방법으로든 만들었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고대의 각국 신화는 한결같이 인간을 만들었다고 하였지 우리 기록과 같이 피를 이어받아 낳았다고 하지 않았다. “만들었다”고 한 것은 신을 창조주로 보는 천주 사상이다. 그런데, 오직 단군 기록에만 단군님을 낳았다고 하였다. “낳았다”한 것은 천신인 한임이 나를 낳아 주신 아버님[生父]으로 보는 천부사상(天父思想)이다. 따라서 “한민족은 하느님의 피를 받은 자손(子孫)이며 백성[天民]”이라는 뜻이다. 이것이 바로 천손(天孫)․천민(天民)사상이다. 이는 또한 이스라엘의 선민(選民)사상과도 구별된다.
이 사상이 한민족의 주체 사상이며, 신선도(神仙道)로 발전하여 풍류도(風流道)가 되었고, 현 대종교에 그 맥이 이어졌다.
(3) 신관
1) 최고유일신(最高唯一神)
세계의 모든 종교 가운데 유일신을 믿는 종교는 많지만 대종교의 삼신일체(三神一體)이신 한얼님(하느님)이 지니신 권위와 우위성은 절대적이다.
그것은 절대신․주재신․최고신․우주신으로서의 유일신이며, 그 권능과 작용에서는 조화신(造化神)․교화신(敎化神)․치화신(治化神)으로서의 삼신일체 천조신(三神一體 天祖神)이다. 즉 세검한몸이신 한배검이시다. 한배검은 한얼님의 인격화된 현신의 모습을 일컫는다.
또한 한배검은 대종교의 주신(主神)인 동시에 교조(敎祖)이시다.
우주의 절대 주신인 하느님께서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대 이념을 이 땅위에 펴시고자 현신한 모습으로 사람이 되어[以神化人]서 백두산에 내려 오셨던 것이다.
2) 대종교의 신위(神位)
(가) 세검한몸이신 한배검[三神一體 天祖神]: 우리들이 신앙하는 신위 곧, 대상은 세검한몸이신 한배검이시니 우주가 생성하기 전부터 그 위에 더없는 으뜸자리에 계시면서 우주를 내시고 만물을 창조하시는 조화주(造化主)이신 한임[桓因]이요, 인간세상에 내려오셔서는 만백성을 가르쳐 깨우치는 교화주이신 한웅[桓雄]이요, 만물과 백성을 기르고 다스리시는 치화주(治化主)이신 한검[桓儉]이시니 세검[三神]은 한몸[一體]으로서 한배검[天祖神]이라 받들어 모신다.
(나) 삼대 권능(三大權能): 한몸이신 세검은 하나이신 한얼님으로서 온 우주 만물을 창조하시는 조화의 권능과 인간을 가르쳐 깨우쳐 주시는 교화의 권능과 만물을 기르고 다스리시는 치화(治化)의 권능이니, 이 삼대 권능을 한몸에 지니고 계시기 때문에 조화주로서는 어버이[父母]시며, 교화주로서는 스승[師]이시며, 치화주로서는 임검(임금, 왕)이시다.
(다) 체용(體容)의 관계: 한얼님(하느님)은 주체가 되시고 한임[桓因]과 한웅[桓雄]과 한검[桓儉]은 주체의 작용이 되는 관계이다. 한얼님(하느님)은 보이시지 않는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하느님은 주체이며, 보이는 하느님으로 백두산에 내려오신 것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작용의 자리로 오신 것이다. 따라서 한임과 한웅은 하나이신 한얼님의 두 가지 표현이시다.
백두산에 한얼님의 작용의 자리로 내려오신 한웅님은 삼천단부의 백성들을 교화하시고 신시(神市)를 여시었으니, 이 분이 한웅천왕(桓雄天王)이다. 한웅천왕은 바로 한웅한검님이라는 말이다. (천은 한이고, 왕은 검이기에 천왕은 “한검”이라는 말)
대종교 경전의 하나인 <신리대전(神理大全)>에서는 “한임은 조화의 자리에 계시고 한웅은 교화의 자리에 계시고 한검은 치화의 자리에 계시니라. 한울에서는 그보다 더 위에 계신 이가 없으시며, 만물에서는 그보다 더 비롯된 것이 없으시며, 사람에게는 그보다 더 먼저 된 이가 없으시니라. 나누면 셋이요 합하면 하나이니 셋과 하나로써 한얼님 자리가 정해지느니라.”고 기록되었다.
(라) 삼대 작용(三大作用): <삼일신고>신훈(神訓)에 “한얼님은 그 위에 더 없는 으뜸 자리에 계시사, 큰 덕[大德]과 큰 슬기[大慧]와 큰 힘[大力]을 가지시고 한울을 내시며, 수없는 누리를 주관하시고, 만물을 창조하시되, 티끌만한 것도 빠뜨리심이 없고, 밝고도 신령하시어 감히 이름지어 헤아릴 길이 없느니라.”고 가르쳐 주셨다.
한얼님은 큰 덕이 있어 우주와 만물을 내시므로 어버이신 임(因)이 되시고, 큰 슬기가 있어 만물을 화육(化育)하시므로 스승이신 웅(雄)이 되시고 큰 능력(힘)이 있어 우주의 만물을 완성하시므로 임금이신 검(儉)이 되시는 세 가지 자리쓰임[用]이 있어 삼신일체의 한얼님(하느님)이라고 한다.
이 한얼님의 삼위이신 한임, 한웅, 한검은 신훈에서 말씀하신 한얼님의 세자리 쓰임이신 큰 덕(사랑)과 큰 슬기와 큰 힘(능력)은 “한”의 기원점(起源點)이 된다.
(마) “한”은 우주의 본체: 한임, 한웅, 한검은 한의 임(인)과 한의 웅과 한의 검이라는 말이므로 “한”은 임․웅․검의 주체요, 임․웅․검은 한의 작용이며, 체(體)․상(相)․용(用)이 된다. 이로써 “한”은 우주의 본체(本體), 진리체(眞理體)요, 원인자(原因者)임을 알 수 있다. 한임, 한얼님, 하느님, 하나님이라는 말들은 “한”을 인격화해서 부르는 하나의 존칭이다.
이처럼 우리의 “한”은 인간성, 민족성, 지역성 같은 특수성은 전혀 섞이지 않은 초월적이고 보편적인 완전한 우주신이므로 “환(桓)” 또는 “한”이 되고, 임(因)과 웅(雄)과 검(儉)은 그 용명(用名)이 되므로 본명인 “한”은 초자연적 우주 본체가 되며, 원초적(原初的) 본체가 된다. 따라서 하느님(한얼님)은 민족신이나 세계신이 아닌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우주신이다.
6. 삼일철학(三一哲學)
대종교의 종교철학은 삼일원리이다. 이 삼일철학은 우리 겨레의 생활 철학이며 수천년동안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흐르고 있는 맥락이다. 삼신(일체)신앙에서부터 사상, 지명(地名), 산악 이름, 문화 풍속,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가 이 삼일원리로 채워져 있다.
대종교의 기본 경전인 <천부경>에 “하나는 비롯(처음)인데, 비롯이 없는 것도 하나요……하나가 발동하면 만번 가고 만번 오며……하나는 끝인데 끝이 없는 것도 하나니라(一始無始一……妙衍萬往萬來……終無終一)”라고 밝혔다.
이는 하나가 곧 극대(極大)요 비롯이요 끝이요, 하나는 곧 비롯도 끝도 없는 무한이라는 뜻이니, 하나와 전체가 같고, 작은 하나가 큰 무한과 같다는 인식론(認識論)을 보여준 것이다.
이는 원리는 서로 반대되고 모순되는 큰 것과 작은 것을 모두 “한”으로 표현하여 상반(相反)되는 것도 상대를 부정하지 않고 긍정하면서 일치통일(一致統一)하는 논리이다. 이것이 곧 즉삼즉일(卽三卽一), 다시 말하면 하나(一)는 셋(三)으로 작용하여 작용인 셋[三]은 하나인 근본[本]으로 환원(還元)한다는 이치이다. 이것이 삼일철학(三一哲學)이며, 삼일논리(三一論理)인 “한”의 논리이다.
삼일논리에 의하면 하나[一]가 곧 무한대이듯이 천상과 지상이 같고 신과 인간이 같으므로 한울, 땅, 사람의 삼극(三極)을 같이 본다.(동일시한다)
대개 한울나라[天國]를 인정하는 민족은 땅을 죄악시하기 쉽고, 하느님[天神]을 신성스럽게 보고 사람을 죄인으로 보거나 천하게 본다. 그러나 우리 조상님은 한울나라를 인정하면서도 홍익인간의 지상 천국도 인정하고 동일시하였다. <삼일신고> 진리의 가르침[眞理訓]에 “사람에게는 세 참함[三眞]인 성품[性], 목숨[命], 정기[精]를 한임으로부터 받았는데, 육체가 생기면서 세 가달[三妄]인 마음[心]․기운[氣]․몸[身]에 끌리어 착함과 악함과 맑고 흐림과 후하고 박함이 생긴다. 따라서 세 가달을 세 참함으로 돌이키면 참사람(眞我=大我)이 되고, 다시 참함을 돌이키면 한얼님이 된다[返眞一神], 곧 반망즉진(반망즉진)하고 반진(返眞)하면 일신이 된다.”고 밝혔다. 즉, 사람이 신이 될 수 있고, 사람과 한얼을 똑같이 보는 신인합일(神人合一), 신이일여(神人一如)의 원리요, 논리이다.
서양의 변증법(辨證法)은 정(正), 반(反), 합(合)이라는 부정(부정)의 과정을 통한 종합의 논리이지만, 삼일철학의 논리는 부정의 과정을 통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긍정의 과정을 통하여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종합이 아닌 환원이다. 환원의 논리는 “정․반․합”인 긍정(肯定), 부정(不定), 종합(綜合)의 과정이 아니고, 정, 정, 원(正, 正, 元)인, 긍정, 긍정, 환원의 과정이다.
실로 우리 인류는 오랫동안 서양의 부정적인 변증법의 시달림 속에서 많은 갈등과 고난을 겪어 왔다. 자기와 자기가 아닌 사람은 공존할 수 없는 부정의 논리는 생존 경쟁에 있어서 상쟁(相爭)과 상극(相克)의 현상을 합리화시키고, 국제사회에 있어서의 침략과 전쟁을 정당화시켰다 그뿐 아니라 부정의 논리인 변증법은 모든 것을 분열족으로 몰고 가서 모든 현상을 상호 반대적인 것으로 규정지어 배타적인 행동을 조장했다.
그러나, “한”의 사상인 삼일논리는 모든 것을 긍정하고, 모든 것을 포괄하고, 모든 것을 협동하고, 조화시켜서 본래의 뿌리인 하나[一]로 일치시키고 통일시키는 원리이기 때문에 본래가 상반(相反)되는 존재는 없고 서로 모여서 완성체를 이루며 서로 배타적이거나 갈등같은 것없이 모든 것이 평화적으로 공존할 수 있다. 이 원리와 논리야말로 상쟁과 상극의 역사를 통일지양(統一止揚)하여 화합과 상생(相生, 共生)하는 이화세계(理化世界)의 역사를 이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