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기 백제의 위세품, 화성에서 깨어나다
20210611
한성백제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2021 봄 특별전시회 <화성 요리 고분군>전을 탐방했다. 이번 전시는 한성백제박물관이 화성시 역사박물관과 공동으로 기획한 전시로서, 지난 달 23일에 끝난 화성시 역사박물관 개관 10주년 기획전시 <요리 금동관 다시 깨어나다>의 순회 전시회 성격을 지닌다.
이번 전시는, 2014년 화성 요리 고분군에서 발굴된 금동관모와 금동신발을 중심으로 하여, 한성백제가 영역을 확장하여 지방을 지배해 가는 모습을 살펴보는 자리가 된다. 한성백제는 4~5세기에 국력이 부흥하여 지방을 복속해 나가는데, 지방의 세력자에게 금동관모와 금동신발 등의 위세품 사여(賜與)를 통하여 세력을 확장하고 지배하는 방식을 취했다고 한다. 그 증거물이 한반도 남쪽과 왜에서 발견되는데, 경기 지역에서는 최초로 화성 요리 고분군에서 금동관모와 금동신발이 발견되었다.
전시장으로 들어가 전시 개최 의의를 밝히는 '전시를 열며' 글을 읽으며 전시회를 개략하였다. 뒤이어 요리 고분군 발굴과 성과를 밝히는 짧은 영상물을 보고, 화성시 향남읍 요리 고분군으로 들어가는 터널을 통과한다. 이 터널 공간에서 1600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환상에 젖는다. 기획자의 창의성이 돋보였다. 그 터널 끝 지점에 요리 고분군 1호 덧널무덤 사진을 확대하여 패널화한 벽 왼쪽으로 들어가면 제1부 전시실, 이번 전시의 핵심 유물인 금동관모와 금동신발을 만나게 된다.
전시는 모두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 프롤로그 – 화성, 한성
2부 : 금동관모와 금동신발
3부 : 화성 요리 고분군의 전개
4부 : 금동관모와 금동신발의 보존처리
5부 : 에필로그 – 화성지역의 백제 영역화과정과 요리 고분군
전시실을 따라가면서 발굴 당시의 사진과 출토유물, 상세한 설명을 읽으니, 고고학에 문외한인데도 요리 고분군의 출토품과 그 역사적 의미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 특히 4부의 유물의 과학적 보존 처리 방법과 과정 설명 그리고 영상을 통하여 귀중한 문화적 자산인 유물을 어떻게 보존하고 재현하는지 상세히 알 수 있었다.
"금동관모와 금동신발은 4~5세기 백제가 화성지역 일대에 그 지배력을 강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확실한 유물이다. 요리 고분군 주변에서 보이는 여러 유적에서 출토되는 백제 관련 유물들은 백제의 지방지배 방식을 간접적으로나마 알려주는 소중한 자료이다." 이런 안내글 앞에서, 백제는 사라졌고 그 옛날 한성백제 시기의 지방지배 방식을 알아서 무엇하겠는가? 이런 질문도 가능하겠다. 지난 시대의 유물은 골동품이 아니고 현재를 비추어 주는 역사적 유물로서 의미를 지닌다. 백제와 삼국시대, 그 시대의 권력과 지배방식은 현재 우리 시대에의 똑같은 문제들을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이 된다. 1600년 전 화성지역이 중앙의 한성백제 권력층과 어떻게 담합하여 백제의 통치를 받았고, 화성지역 권력자들이 그 이후 어떻게 변모하고 변화하여 현재에 이르렀을까? 요리 고분군 유물 전시를 보며 시대와 지역을 관통하는 상상력은 즐거우면서도 무겁다.
전시회를 탐방하며 찍은 영상을 정리하여 생활 역사의 한 장으로 추억한다.
0. 전시를 열며
한성백제박물관은 백제 한성도읍기의 주요 유적인 한성의 남성으로 추정되는 몽촌토성 남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한성도읍기 수도의 모습을 전시하는 유적전시관(사이트 뮤지엄Site Museum)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백제는 4~5세기에 영역을 크게 확장하고 지방세력에 대한 통합에 나섭니다. 그 고고학적 증거로 금동관모를 포함한 위세품(威勢品)의 사여(賜與)를 들 수 있습니다. 지방의 유력자는 자신의 권위와 백제 중앙과의 연결성을 강조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여품을 적절히 이용하였을 것입니다. 이러한 위세품이 껴묻거리에 포함되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백제 영역 내에서 발견된 백제 금동관모는 총 8점이고, 이를 국가로부터 위임받아 관리하고 있는 박물관은 6개 박물관인데, 그 관리기관 중 하나가 화성시 역사박물관입니다. 화성시 역사박물관에서는 개관 10주년 기획전시 <요리 금동관 다시 깨어나다>(2020.10.28~2021.5.23)를 통해 화성 요리고분군에서 출토된 금동관모를 일반에 대대적으로 공개하였습니다. 이 전시에 대한 순회전 성격의 전시를 한성백제박물관과 화성시 역사박물관이 공동으로 기획하여 이번 전시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서울 시민들이 백제 한성기 중앙과 가장 가까운 지방의 금동관모 및 공반유물을 통해 화성지역의 역사와 백제의 지방통치 방식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지시기를 바랍니다. 귀중한 유물을 흔쾌히 빌려주신 화성시장님, 공동전시기관인 화성시 역사박물관 관계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1부 : 프롤로그 – 화성, 한성
2014년 5월 27일 새로운 백제 금동관모가 출토된 화성 요리 고분군이 알려지고 학계와 일반인의 관심을 끈 이유를 살펴본다.
1부 프롤로그에서는 요리 고분군을 통한 한성백제와 화성 지역과의 관계를 밝혔다. 이제부터 전시장은 요리 고분군의 분묘로 들어가는 과정을 연출했다. 관람자는 금동관모와 금동신발이 발견된 1호 덧널무덤으로 들어가는 환상에 젖으며 금동관모를 찾아 무덤 속으로 들어간다.
요리 고분군 안내 영상을 본 뒤 금동관모와 금동신발을 만나러 1호 덧널무덤을 찾아간다.
1호 덧널무덤 가는 통로 옆에 요리 고분군 발굴을 소개하는 언론매체 네 곳의 보도를 소개하고 있다.
2부 : 금동관모와 금동신발
화성 요리 고분군 1호 덧널무덤에서 발굴된 금동관모는 경기지역에서 발견된 최초의 백제시대 금동관모였다. 기존의 학설과 예상을 뒤엎는 놀라운 발굴성과인 백제 금동관모와 금동신발을 실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3부 : 화성 요리 고분군의 전개
2014년 화성 요리 고분군은 총 10개의 무덤이 확인되었는데 각각 조금씩 다른 형식을 띠고 있다. 아마도 축조된 시기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를 통해 화성지역에 백제의 영향력이 미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고분군 무덤의 순서가 1호 덧널무덤→2·5호 덧널무덤→6·7호 덧널무덤→흙무지무덤→3·4호 덧널무덤→독널무덤으로 전개되고 있어 이 순서를 따라가며 살폈다.
요리 고분군 출토유물 중 무기류에 대한 설명글과 안내도
4부 : 금동관모와 금동신발의 보존처리
금동관모와 금동신발은 발굴 당시 유물을 덮고 있던 흙 등의 압력과 화학적인 풍화작용 등으로 인해 훼손이 상당히 전행 중이었다. 당장 안전한 곳으로 옮겨 체계적인 보존처리작업을 진행하였는데, 그 보존처리과정을 소개한다.
5부 : 에필로그 – 화성지역의 백제 영역화과정과 요리 고분군
금동관모와 금동신발은 4~5세기 백제가 화성지역 일대에 그 지배력을 강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확실한 유물이다. 뿐만 아니라 요리 고분군 주변에서 보이는 여러 유적에서 출토되는 백제 관련 유물들은 백제의 지방지배 방식을 간접적으로나마 알려주는 소중한 자료이다.
5부 전시실 영상 : 위세품 발굴의 가상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