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이야기 g73>
야생버섯 조리법의 비결
이제 싸리버섯을 필두로 하여 가을 식용버섯이 많이 나오는 계절로 접어 들었다. 야생버섯은 식용버섯과 유사하게 생긴 독버섯이 많으므로 식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야생 식용버섯은 욕심부리지 말고 먹을 만큼만 채취하여 잘 요리하여 맛있게 먹는 것이 버섯에 대한 예의이다.
버섯의 맛 성분은 5'-구아닐산Guanylic acid 으로 그 외에 당, 당알콜, 유리아미노산, 유기산 등이 맛에 관여하는 물질이다. 이러한 맛 성분뿐만 아니라 향, 씹는 맛, 씹는 감촉, 혀 감촉 등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맛이 정해지는 것으로 여기에 더하여 요리 모양과 담은 모습 등의 시각적인 모양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버섯은 조리방법에 따라 종합적인 맛이 달라지게 된다. 버섯 종류에 맞는 조리법으로 요리하는 것이 버섯이 가지고 있는 최상의 맛을 볼 수 있는 비결이다.
버섯의 맛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조리법의 원칙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1. 좋은 항과 맛이 날라가지 않게 한다.
버섯종류에 맞는 조리법으로는 송이의 맛있게 먹는 요리법인 송이구이와 송이찜을 생각하면 되겠다. 송이의 가장 큰 특성은 그 향, 씹는 맛, 감칠 맛과 단맛에 있다. 이러한 특성을 잘 발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데 송이구이나 송이토병찜(송이주전자찜)이 적당한 조리법이라 하겠다.
송이숙회
1-1 구워 먹는다.
좋은 맛과 향기 등 버섯의 풍미를 달아나지 않게 하는 조리법은 굽는 것이다. 구우면 버섯의 엑기스가 흐르는 것을 막고, 버섯의 구운 향기를 즐길 수 있다. 송이나 땅찌만가닥버섯 등과 같이 향이나 좋은 맛이 관건인 버섯에게는 굽는 것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최선의 조리법이다. 생표고도 약간 구우면 좋은 맛이 증가한다.
버섯을 너무 구우면 누러 붙어 쓰거나 엑기스가 나와 버려 풍미를 잃게 되므로 엑기스가 스며 나오기 전에 먹는 것이 비결이다. 재배버섯 중에 최고로 단맛이 느껴지는 새송이버섯도 구워서 먹는 것이 이 버섯의 본래의 좋은 맛을 잃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조리법이다. 버들송이는 굽는 것이 그다지 적합하다고 볼 수 없으나, 무치거나 국물로 할 경우 일단 살짝 구우면 좋은 맛이 증가한다. 이것은 송이, 땅찌만가닥버섯, 표고, 느타리 등 다수의 버섯에도 적합하다.
1-2 호일로 싸서 굽는다.
버섯을 고기, 어패류, 야채와 같이 알루미늄 호일로 싸서 굽는 것도 버섯의 좋은 맛과 향기를 잃지 않는 조리법이다. 버섯의 좋은 맛은 새 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어패류 등의 좋은 맛과 잘 어울리고, 양파 같은 야채와 아주 잘 어울린다.
버섯의 좋은 맛과 향기를 유지하고, 야채나 동물성 단백질 식재와 조화를 즐기려면, 망에서 굽는 것보다는 호일로 싸서 굽는 것이 좋다. 단 너무 굽는 것이 걱정되어 중간에 호일을 열어 보면 향기를 포함한 풍미가 달아나 버리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1-3 국물요리를 한다.
버섯의 좋은 맛을 국물로 추출하여, 버섯과 같이 맛을 즐길 수 있는 방법도 버섯요리의 기본이다. 좋은 맛이 뛰어난 버섯을 국물로 먹을 경우에는 버섯의 양과 국물의 양을 조절하지 않으면 안된다. 버섯의 국물이 상당히 많으면, 버섯의 좋은 맛이 국물로 다 나가기 때문에, 버섯은 국물을 우려낸 찌꺼기가 되어 버려 맛이 없게 된다. 송이의 토병찜이나 땅찌만가닥버섯의 맑은 국물의 경우, 오랫동안 불을 가하면 안된다. 적당히 가열되면 버섯의 좋은 맛이 국물에 확산되는 동시에 버섯에 남기 때문에, 버섯의 좋은 맛과 향기가 달아나지 않고 남아 버섯의 풍미를 즐길 수 있다. 땅찌만가닥버섯의 토병찜은 다시마 등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땅찌만가닥버섯에서 나오는 좋은 맛을 맛보는 것도 즐거움이다.
구이거나 국물이거나, 향기와 맛을 중요시하는 버섯에서는 향기와 맛이 절대 날라가지 않도록 하는 조리법이 철칙이다.
2. 탕으로 다양한 종류의 버섯 맛을 즐긴다.
송이를 찌개나 탕에 넣어 먹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하면 송이의 향과 맛을 즐길 수 없게 된다. 소금이나 간장의 센 맛으로 인하여 송이 맛을 느끼지 못하게 하며, 향도 고기나 간장의 냄새에 가려 느끼지 못하게 된다. 단지 송이의 씹는 맛 만을 느끼게 된다. 향이 별로 없는 수입송이라면 몰라도 국산이라면 번거롭더라도 송이구이나 토병찜을 하거나, 송이밥을 만들면 그 향과 미각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거꾸로 탕 등 국물요리를 하는 경우에는 국물 중에 버섯의 좋은 맛을 충분히 살리고, 각종 버섯의 씹는 맛을 충분히 느끼게 하는 게 좋다. 송이같이 향을 중시하거나, 땅찌만가닥버섯과 같이 버섯 본연의 좋은 맛을 중요시하는 버섯은 국물요리를 피하는 게 좋다.
양식버섯인 표고, 팽이, 느타리, 새송이, 느티만가닥버섯 등은 국물요리에 좋고, 야생버섯의 대부분이 국물요리에 좋다. 국물요리의 경우 불가사의하게도 여러 종류의 버섯을 넣는 것이 국물 맛이 현격히 좋아진다. 많은 종류의 버섯을 넣으면 맛있게 되는 것은 버섯의 맛있는 성분인 5'-구아닐산, 유리당과 당알콜의 양이 증가하는 동시에 이 구성 성분이 복합적으로 상승작용을 일으켜서 맛이 좋아지게 된다.
국물이 적은 버섯 찌개요리에는 쓴맛이 있는 야생버섯이나 끈적임이 강한 버섯은 넣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국물 전체가 써지거나, 끈적임이 강하게 된다.
끈적임이 있는 버섯은 국물이 많은 버섯탕이 잘 맞는다. 지방에 따라 팽이, 황소비단그물버섯, 큰비단그물버섯 등 끈적임이 강한 버섯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보통 국물이 적은 찌개요리에 안 어울리나, 국물이 많은 버섯탕을 하면 버섯의 좋은 맛과 끈적임이 있는 국물이 잘 어울려 상당히 맛이 있다.
찌개요리나 버섯탕에는 여러 종류의 버섯을 넣어, 잘 어울린 좋은 맛을 즐기는 것이 포인트이다.
3. 버섯을 물로 씻지 않는다.
버섯을 요리할 때 대 끝을 다듬은 후에 물로 씻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방법이다.
버섯은 물을 먹으면 내부의 수분이 나오기 쉽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수세는 금물이다. 또한 수분에는 버섯의 수용성 비타민과 영양분이 녹아 나오게 된다. 더구나 송이구이나 호일구이 등의 구이나, 버터소테(버터를 발라 살짝 튀기는 프랑스식 요리) 같은 볶음에는 물이 많이 나와 요리를 망치게 된다.
양식버섯의 경우에는 깨끗한 환경속에서 생육 되기 때문에 티끌 등이 거의 없다. 드물게 대 끝에 배지재료가 붙어 있는 경우가 있지만 끝은 자르거나, 갓에 붙어 있는 것은 젖은 포로 닦아내면 된다. 국산 양식버섯은 농약이 잔류할 가능성이 적으므로 씻을 필요가 없다. 버섯의 수세는 금기인 것이다.
야생버섯의 경우에는 갓이나 대 끝에 흙이나 모래가 붙어 있거나 낙엽이 붙어 있어 소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오염이 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세하지 않는다. 부득이 수세하는 경우에는 포로 빨리 닦아 낸다. 유럽에서는 솔이나 칼을 사용하여 잘 소제만 한다.
야생버섯은 벌레가 들어 있거나 흙이 붙어 있는 경우가 있다. 벌레가 그다지 먹지 않은 것은 그 부분을 도려내면 나머지는 먹을 수 있다. 한국인은 벌레 먹은 버섯에 대해 상당히 거부감이 있으나 유럽에서는 벌레가 조금 들어 있어도 신경 쓰지 않고 먹는다. 그들은 벌레를 제거하는 방법에도 수칙이 있다. 유럽이나 중국에서 수입한 건조 포르치니(주: 그물버섯으로 유럽에서는 최고의 버섯으로 친다)에는 벌레먹은 것이 많고, 조리하면 스프 바닥에 죽은 벌레가 많이 보이는 경우가 있다.
유럽에서 수업한 요리사들은 수칙으로 벌레의 제거방법을 잘 알고 있다. 물로 불린 포르치니를 불린 물속에서 가볍게 흔들어 씻어 벌레나 모래를 완전히 제거한다. 불린 물은 종이 타올이나 포를 깔은 시노와(주: 깔때기 모양의 금속제여과기)로 걸러 요리할 때 사용한다. 종이 타올 위나 그릇 밑에는 벌레, 흙, 모래가 남으므로 버린다. 유럽에서는 스프나 스튜 중에 조금 벌레나 모래가 남아 있어도 그리 개의치 않는다.
꽃송이버섯은 흙이나 낙엽 등 잡물이 많이 붙어 있는 경우가 있다. 이것들을 제거하기가 쉬지 않다. 이럴 경우는 할 수 없이 살짝 데치면 불순물을 제거하기가 쉽다. 데친 물을 걸려서 요리에 사용한다. 단 뽕나무버섯, 싸리버섯, 곰보버섯 등 일부 버섯의 데친 물은 독 성분이 있으므로 버려야 한다.
능이는 밑면 자실층 침 속에 작은 벌레들이 많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수세하지 말고 찢어서 살짝 말리면 벌레들이 기어 나온다. 그 밖에 흙 등 불순물은 솔로 털어 내거나 칼로 잘라내어 소제한다.
버섯요리할 때는 야생버섯인 경우에도 흙, 티끌 제거 등의 전처리가 필요한 경우가 있으나 가능한한 물로 씻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참고문헌>
キノコ・ワールド最前線/2003.11.7/山中勝次/東京書籍株式会社
첫댓글 야생 버섯을 공부하면서 덤으로 누리는 즐거움도 있겠지요~^^
식용으로 분류된 버섯들을 되독록 조리해서 맛을 느껴보고 기록하는일을 조금씩 하고있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회장님~^^
맛있게 먹으면 최고지요.올해 좋은 거 많이 드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