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장 십이운성十二運星
제1절 사물 존재·발전의 공통된 과정
1. 사물 발전의 주기성
태극은 사물 존재의 본체이고, 음양은 사물 발전의 현상이며, 오행은 사물 존재, 발전의 계기가 된다. 모든 사물은 시간과 공간 속에서 잠시도 쉬지 않고 부단히 변화하는데 단 한 찰나도 변화하지 않을 때 가 없다. 일체의 사물이 변화·운동·발전한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이지만, 변화·운동·발전은 항상 필 연성을 가지고 나름대로의 발전 법칙에 따라 변화한다.
사주학에서는 사물의 발전·변화가 12가지의 단계를 거쳐서 발생·성장·소멸한다고 본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12가지의 과정을 거쳐서 존재했다가 없어진다고 보는 사주학의 입장을 정리한 것이 바로 십 이운성이다. 무에서 유가 생겨나는 과정을 생生이라고 하며, 생겨난 존재가 성장하여 극에 이른 것을 왕 旺이라고 하며, 왕성한 것이 점차 힘을 잃는 것을 쇠衰라고 하며, 쇠퇴하다가 결국 사라져 버리는 것을 절絶이라고 한다. 물론 생왕쇠절은 사주학의 용어이다.
십이운성은 천간이 생왕쇠절하는 원리다. 이제 사주학에서 사물 발전의 각 단계를 표시하고 12운성을 순서대로 설명하기로 한다.
1) 장생長生 ― 마치 인간이 처음 출생하고 식물의 싹이 트듯이 무에서 유가 발생하는 상태를 일컫는 다.
2) 목욕沐浴 ― 사람이 출생한 후에 목욕을 시켜 때를 씻고 식물의 새싹이 파랗게 돋는 것과 같은 상태 를 일컫는다. 일명 패敗라고도 부른다.
3) 관대冠帶 ― 인간이 점차 장성하여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예복을 입는 것과 같은 상태를 일컫는다.
4) 임관臨官 ― 사람이 장성하여 관리에 임명되어 세상을 다스리는 것과 같이 활동의 중추가 되는 상 태를 지칭한다. 일명 녹祿이라고도 한다.
5) 제왕帝旺 ― 인간이 체력과 지력과 사업이 이미 최고의 단계에 도달한 것과 같이 정력이 극도로 왕 성한 상태를 말한다. 일명 양인陽刃이라고도 한다.
6) 쇠衰 ― 전성기를 지나 기력이 쇠퇴하는 상태를 말한다.
7) 병病 ― 쇠약하여 병이 들고 원기가 없는 상태다.
8) 사死 ― 죽은 상태. 기가 다 빠져서 여력이 없다.
9) 묘墓(고庫) ― 물건을 거둬 창고에 들이듯 사람이 죽어서 무덤에 들어간 듯한 상태다.
10) 절絶 ― 전기前氣가 다 없어지고 바야흐로 후기後氣가 뒤를 이으려는 상태. 원기가 완전히 끊어져 자취도 없다. 12운성 중에 가장 약한 상태다.
11) 태胎 ― 후기가 엉켜서 자궁 속에 태아가 형성되는 것같은 상태다. 절과 함께 기가 가장 약하다.
12) 양養 ― 태아가 자궁 속에서 영양분을 섭취하며 자라나듯 탄생을 준비하는 상태다.
위의 12운성은 생존-발전-쇠퇴-소멸하는 사물의 변화 과정을 풀이한 것인데 어떤 사물이건 위의 열두 가지 단계를 끊임없이 순환한다. 천간이 지지에서 장생, 관대, 임관, 제왕을 만나면 역량이 강해지 고 절, 태를 만나면 역량이 약해진다. 절태를 손파성損破星이라고 한다. 묘墓는 천간이 화토금일 경우에만 천간을 강화시킨다. 기타의 목욕, 양, 쇠, 병, 사의 십이운성은 별 영향이 없다.
용신에 해당하는 천간은 강해지는 십이운성을 만나면 더욱 좋고, 기신의 천간은 절, 태의 지지를 만나 면 나쁜 작용이 미약하게 된다. 반대로 용신의 천간이 절, 태가 있으면 흉하고 기신인 천간이 지지에 장생, 제왕, 임관, 관대의 십이운성을 만나면 더욱 나쁜 작용을 하게 된다.
2. 음양에 따른 십이운성의 순서
사물에 내포된 음양은 본래 분리되지 않고 동시에 함께 존재한다. 이것은 삶과 죽음이 결부되어 있는 상태가 생명인 것과 같다.
천체가 운행하는 길을 관찰해 보자. 태양이 자위子位를 정면으로 비출 때 양이 생하고, 축인묘진사를 거쳐서 오에 이르면 양은 극에 달한다. 양이 극에 달하면 음이 생한다. 다시 말해서 태양이 오위午位를 정면으로 비출 때 음이 생겨서, 미신유술해를 거쳐 자위에 이르는 것이다. 자위를 태양이 정면으로 비출 때 음은 극에 이르고 음이 극에 이른 그때 양이 시생始生하는 것이다. 이렇게 서로 연관되어 변화하고 순환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음양은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존재하지만 양의 시초가 음의 종말이고 음의 시초가 양의 종말 인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물론 상대적인 의미에서의 시작과 종말이지 어떤 한 가지 음양이 하나만 존재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사물은 최초로 존재하기 이전에 이미 그 징조가 나타나기 시작하여 처음으로 존재할 때 비로소 형상을 이루는 것이다. 얼핏 보기에는 불변하고 항구적인 것처럼 보이는 사물도 실제 로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과정 속에 있다. 예를 들면 정자와 난자는 인간이 형성되기 전의 징조에 불과하지만 일단 수정이 되어 태아로 잉태되면 이미 인간으로서의 첫발을 내딛는 것이다. 앞에서 설명 한 바대로 양은 자에서 생하고 음은 오에서 생한다. 즉, 양이 처음 생겨나는 징조는 이미 자위에 앞서서 존재했었고 음의 시초는 오위에 이르기 전에 이미 징조가 보였다고 할 수 있다. 적군이 무기를 다량으로 생산하는 것은 이미 전쟁을 시작할 징조라고 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음양의 처음과 끝, 음양의 생과 사는 모두 분리될 수 없으며 양 속에 음이 있고 음 속에 양이 있는 것이다.
우리가 연구하려는 사주학은 이와같은 음양일체의 견해를 주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견해가 없이는 인간의 운명을 분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보면 좋은 운이 나쁜 운으로 변하고 나쁜 운 이 좋은 운으로 변하는 것이다. 양이란 모여서 앞으로 나가는 형상이니 주로 순행順行하고, 음은 흩어져 서 후퇴하는 형상이므로 대부분 역행逆行한다. 십이운성의 순서는 그렇기 때문에 음양의 차이에 따라 진 행 방향이 정반대가 된다. 양년陽年인 남자는 운이 순행하고 음년陰年인 남자는 운이 역행하며, 양일간陽 日干인 사람은 십이운성이 순행하고 음陰日干인 사람은 십이운성이 역행하는 것이다. 이미 왕성한 사람은 쇠퇴의 길이 기다리고 지금 쇠퇴한 사람은 발전의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천간을 12지지에 대입하여 생왕사절을 정한다. 양이 생하는 곳에서 음이 사하는 것과 같이 음양은 서로 교체되 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자연의 운이다.